2024.04.26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시각장애인 알 권리 보장"…식품업계, 정보 접근성 확대

남양유업, 점자 표기 상품 출시
교촌·BHC, 점자 도서 제작 동참

 

【 청년일보 】 지난 2021년 12월 헌법재판소가 비시각장애인 안마시술소 운영자 등이 낸 시각장애인에게만 안마사 자격을 인정하는 '의료법 제87조 제1항 제2항 등 위헌소원'에 합헌 결정을 내렸다. 

 

헌법재판소는 "우리 사회에서 시작장애인이 처한 현실과 이들을 보호해야 할 필요성"과 "비시각장애인의 다양한 다른 직업 선택 가능성" 등을 이유로 들어 "제한되는 비시각장애인의 사익이 공익에 비해 크다고 볼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 


정보 접근성 제약에 따른 교육 기회 박탈, 이로 인해 발생하는 생활의 불편함과 직업 선택의 한계 등 시각장애인을 위해 우리 사회가 개선해야 할 부분은 여전히 많다. 


2일 식품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알 권리, 학습할 권리, 자유로이 직업을 선택할 권리 등을 위해 필요한 정보 접근성 확대를 위해 정부, 민간에 이어 식품업계도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 알 권리 보장…점자 표기 상품 출시


지난 2019년 3월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가 외교부, 행정안전부를 비롯한 5개 정부 관계 부처에 '시각장애인의 정보 접근성 제고' 권고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장애인차별금지법', '장애인복지법', '점자법' 등이 시행되고 있으나 여전히 많은 시각장애인이 점자 및 인쇄물 접근성 제약으로 일상생활 속 불편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권익위는 등급에 따라 발행되는 점자 신분증을 모든 시각장애인에게 발급할 것, 점자 신분증 신청란 마련으로 신청 용이성을 제고할 것, 문자음성변환 서비스를 위한 다양한 표준 바코드를 반영할 것 등을 권고했다. 


시각장애인들이 겪는 일상생활 속 불편은 공공업무를 위한 행정 절차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국립국어원이 발표한 '2021년 점자 출판물 실태 조사'에 따르면 여전히 시각장애인이 일상생활에서 획득할 수 있는 정보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러한 현실을 개선하고 시각장애인의 알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식품업계들이 점자 표기 상품을 내놓고 있다. 


남양유업은 지난 2월 '맛있는 우유 GT' 1.8L와 2.3L 제품에 점자 표기를 도입했다. 제품명, 용량 등 우유와 관련된 각종 정보를 점자로 인식해 시각장애인이 자발적으로 제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점자 정보 부족으로 원하는 제품을 주체적으로 구매하는 데 한계가 있는 시각장애인의 어려움을 알리고자 소비자 참여형 퀴즈 캠페인도 전개해 장애인 '알 권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독려하기도 했다. 


더불어 이달 초에는 플라스틱 용기에 이어 '맛있는 우유 GT' 우유팩에도 노치(Notch) 표기를 적용했다. 노치 표기는 제품 상단 한쪽을 반원형으로 도려내 시각장애인이 우유팩과 유사한 형태로 판매되는 술·세제 등과 혼동하지 않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 학습할 권리 보장…점자도서 보급 지원


앞서 언급한 '점자 출판물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점자 출판시설과 전문 인력은 매우 열악한 상황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점자 출판시설에서 제작·발행되는 출판물 종류도 제한적이었다. 


등록 점자 출판시설에서 가장 많이 제작・발행하는 점자 출판물은 개인요청자료(90.5%)였으며, 점자명함(84.9%), 선거용 점자 출판물(77.2%), 정기간행물(73.5%), 단행본 교양도서(63.2%)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학습참고서(18.9%)나 교과서(2%) 제작・발행은 저조한 것으로 조사돼 점자 출판물의 다양성과 이를 통한 학습권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러한 가운데 치킨 브랜드 교촌치킨과 BHC가 점자도서 보급 활동을 전개해 이목이 집중됐다. 


교촌치킨은 시각장애 아동들이 점자를 배울 수 있도록 개발된 '점자촉각 단어카드' 제작을 이어오고 있다. 


점자촉각 단어카드는 주 사용 연령이 이제 막 단어를 배우기 시작한 어린아이인 점을 반영, 안전을 위해 원단으로 제작된다. 실과 바늘을 이용해 한땀 한땀 점자와 그림을 입체적으로 수놓아야 하기에 많은 이의 손길이 필요하다. 


이에 교촌치킨은 임직원이 제작에 동참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완성된 단어카드를 시각장애인을 위한 기관 등에 기부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이 과정을 '아동건강 지원사업'에 결합하기도 했다. 아동건강 지원사업에 참여한 아동복지시설 아이들과 봉사단이 함께 카드를 제작하면서 장애인 인식 개선과 나눔의 가치 전달에 힘쓰고 있다. 


지난 2월  BHC 대학생 봉사 단체 '해바라기 봉사단'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E-BOOK '데이지 도서' 제작에 참여했다.


데이지는 'Digital Accessible Information System'의 약자로 텍스트를 오디오로 전환해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되감기, 빨리감기 등만 제공되는 일반 오디오북과 달리 챕터, 제목 단위 등으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어 복잡하거나 어려운 내용의 책도 이해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 


데이지 도서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책의 내용을 별도의 프로그램으로 전환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이때 띄어쓰기·오탈자 등을 수정하는 교열 과정을 거친다. 사람의 눈으로 꼼꼼히 확인해야 하는 만큼 많은 인력이 필요한 부분이다. 


이에 해바라기 봉사단은 교열 과정에 참여해 원본과 전환본을 비교하며 시각장애인을 위한 도서 제작에 힘을 보탰으며, 이렇게 완성된 데이지 도서는 음성으로 제작, 시각장애인에게 제공될 예정이다. 
 


【 청년일보=오시내 기자 】

관련기사




청년발언대

더보기


기자수첩

더보기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