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29 (토)

  • 흐림동두천 29.7℃
  • 흐림강릉 27.4℃
  • 흐림서울 30.3℃
  • 대전 22.9℃
  • 대구 23.9℃
  • 울산 23.2℃
  • 광주 23.9℃
  • 부산 22.6℃
  • 흐림고창 24.7℃
  • 제주 28.1℃
  • 흐림강화 27.1℃
  • 흐림보은 22.9℃
  • 흐림금산 22.2℃
  • 흐림강진군 24.2℃
  • 흐림경주시 24.0℃
  • 흐림거제 23.4℃
기상청 제공

"현대차 호실적 흐름 단절 우려"···노조 파업 카드에 산업계 '촉각'

노조, 기본급 18만4천900원 인상과 전년도 순이익 30% 지급 요구
만 64세까지 정년연장 요구···사측 "인건비 부담·사회적 논란 우려"

 

【청년일보】 최근 현대자동차 노조(금속노조 현대차지부)가 사측과의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 교섭 난항을 겪으면서 결렬을 선언했다. 이에 파업 전운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지고 있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수출 효자 1위 품목이었던 반도체가 상반기 부진을 겪으면서 자동차 산업이 국내 수출을 견인하고 있는데 파업이 현실화된다면 자칫 하반기 한국경제에 치명적인 위협을 가할 것이란 우려가 앞선다.

 

25일 찬반투표 진행···5년 만에 파업할까 '이목집중'

 

24일 완성차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전날 울산 북구 현대차 문화회관에서 열린 임시 대의원대회에서 만장일치로 쟁의 발생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25일엔 전 조합원을 상대로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벌일 예정이다.

 

앞서 노조는 지난 18일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고용노동부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쟁의조정을 신청한 바 있다. 

 

중노위가 노사 입장 차이가 크다고 판단해 조정 중지를 결정하고, 조합원 투표에서 쟁의 안이 가결되면 노조는 합법적인 파업권을 획득하게 된다. 중노위 조정 중지 결정 여부는 오는 28일 나올 예정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중노위의 조정 중지 결정 이전 노사가 극적으로 합의를 도출할 것이란 가능성도 제기한다. 이와 관련해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관계자는 전화통화에서 "임단협 합의와 관련해 아직까지 사측과 구체적으로 논의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내부적인 부분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노조가 쟁의권을 확보한 뒤 실제 파업에 돌입한다면 단체협상과 관련해선 지난 2018년 이후 5년 만의 파업이 된다. 지난달 12일 금속노조 지침에 따라 총 4시간 부분파업을 단행했지만 임단협과는 무관하다.

 

양측은 지난 6월 13일 임단협 상견례를 시작으로 총 17차례 교섭을 벌여왔으나 결국 합의점 도출에는 실패했다. 노조는 기본급 18만4천9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분을 포함해 사측에 전년도 순이익 30% 성과급 지급과 각종 수당 및 현실화 등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별도 요구안으로 현재 만 60세인 정년을 최장 만 64세로 연장, 내용차별 해소, 신규인원 충원, 복지와 권익 증진 등을 제시하기도 했다.

 

특히 올해는 국민연금 수령 직전인 만 64세까지의 정년연장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사측은 인건비 부담과 사회적 논란 등을 우려하며 수용 거부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파업 위기가 고조되자 국내 산업계는 긴장감이 역력하다. 글로벌 복합위기에 따른 불확실성 증대와 경기침체 속에서 자동차 수출이 호조세를 유지하며 사실상 국내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2분기 현대차는 신형 그랜저와 제네시스, SUV 등 고부가가치 차종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42.2% 증가한 4조2천379억원으로 집계됐다. 

 

결국 실제 파업으로 생산에 차질이 생긴다면 현대차의 호실적 흐름세가 끊겨 하반기 막대한 손실을 볼 것이란 게 업계의 전언이다.

 

만일 향후 노사가 실무적 교섭과정에서 잠정합의안에 도출하지 못한다면 5년 연속 무분규 타결이 수포로 돌아가 9월 최대 고비에 직면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앞서 노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유행과 한일 경제 갈등 상황을 고려해 지난해까지 4년 연속 무분규 타결을 이어온 바 있다.

 

실제 파업 여부 놓고 업계 '입장차'···"과거 전례"vs "사측 압박 전략"

 

실제 파업 여부를 둘러싸고 업계 안팎에선 과거 전례에 비춰 합의안이 도출될 것이란 전망과 함께 하반기 파업 돌입 관측이 병립하고 있다. 

 

과거 이와 비슷한 상황에서 노사가 실무적 논의를 통해 합의안을 도출했고 5년 연속 무분규 교섭 타결을 이뤄낼 것이란 희망 섞인 관측과 자신들의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하반기 파업에 돌입할 것이란 주장이다.

 

한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청년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현대차 노조가 쟁의 발생을 결의했지만 실무 협상은 진행이 될 것"이라면서 "과거 전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노조는 조합원 투표를 진행해 쟁의행위를 가결했지만 향후 사측과의 교섭에서 잠정합의안을 도출해 실제 파업까지 가진 않았다"고 언급했다. 

 

이어 "여태까지 그러한 상황들이 반복됐고 결과적으로 과거와 비슷한 수준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반면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늘 그래왔듯 자신들의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부분파업을 벌이며 사측에 '압박 전략'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한국의 경우 강성 노조의 이미지가 짙기 때문에 국내에 대한 투자 여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 교수는 "미국같은 경우 주(州)마다 다르지만 임단협 주기가 최소 3년인 반면 한국의 경우 1년마다 한다"면서 임단협 주기 변경 필요성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국내 최대 노조인 현대차 노조가 파업을 시작한다면 전(全)산업 측면으로 확산될 공산이 크다"면서 "결국 이에 따른 수출 부진 및 무역적자로 국내 기업들의 체감 경기 악화는 물론 한국 경제에 심각한 치명상을 가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파업 기류가 흐르는 가운데 정부 차원에서 이를 엄중히 내다볼 필요성이 있다"고 부연했다.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관련기사




청년발언대

더보기


기자수첩

더보기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