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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협상도 결국 무산"…삼성전자, 창사 이래 첫 파업 현실화 '촉각'

임금 인상률 놓고 노사 갈등 첨예…창사 이래 첫 파업 가능성 대두
3/18일~4/5일까지 찬반 투표 진행…조합원 과반 찬성 시 파업 가능

 

【 청년일보 】 삼성전자 노사가 올해 임금 인상률을 두고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1969년 창립 이후 55년 만에 첫 파업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다. 

 

앞서 노사가 본교섭 7번을 포함, 9차례에 걸쳐 진행된 교섭이 결렬된데 이어 중앙노동위원회(이하 중노위)의 3차례 조정회의에서도 끝내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전자업계 안팎에선 임금협상 난항으로 자칫 삼성전자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반도체 생산라인 가동이 중단되는 만큼, 그 피해 규모가 천문학적 수준에 달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 삼성전자 노조, 쟁의 찬반투표 돌입…찬성 투표율 80% 이상 확보 방침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내 노동조합 가운데 최대 규모인 전국삼성전자노조(이하 전삼노)는 이달 18일부터 오는 4월5일까지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등 쟁의 행위를 위한 찬반 투표에 들어간다. 

 

쟁의 찬반투표에서 50% 찬성률이 넘으면 파업 등 합법적인 쟁의행위가 가능한데, 전삼노는 찬성 투표율 80% 이상을 확보해 투쟁동력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19일 15시 30분 기준으로 쟁의 찬반 투표율은 80.01%에 달했다.

 

앞서 지난 14일 중노위는 3차 조정회의를 열어 노사간에 임금협상 중재를 시도했지만, 양측의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하면서 끝내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조정 중지는 노사간 입장차가 커 합의점을 찾지 못할 때 중노위가 조정안을 제시하지 않고 절차를 종료하는 것이다.

 

다만 전삼노는 파업 준비와 별개로 사측과 막판 조정을 연장하기로 하면서 교섭 타결 가능성을 열어 뒀다.

 

당시 전삼노 측은 "사측의 요청에 따라 18일 마지막 대화를 진행하기로 했다"면서 "대화 결과에 따라 교섭이 체결이 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사측은 지난 18일 노조측에 공통인상률을 기존 2.5%에서 3%로 상향하고, 성과인상률 2.1%를 합쳐 총 5.1%의 임금 인상안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전삼노는 사측이 성과급 제도개선과 재충전 휴가 도입 등을 거절했다며 이 같은 제시안을 거부했다.  

 

전삼노 관계자는 "잃어버린 노동 존중을 찾기 위해 삼성전자 사상 처음으로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실시하고 전체 조합원 80% 이상의 동의를 받기 위해 투표 시작과 함께 1차 홍보투쟁의 여정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전삼노는 조합원 독려와 함께 사측 압박을 위해 지난 18일부터 전광판을 단 홍보트럭 2대를 포함해 현수막, 대자보, 피켓 등을 동원해 삼성전자 서초사옥, 신라호텔 인근에서 시위를 기한없이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  파업 시 반도체 생산라인 중단 우려…막대한 비용·시간 손실 직결

 

삼성전자는 1969년 창사 이래 단 한 차례도 파업이 없었다. 지난 2022년에도 노조는 임금협상 갈등 촉발로 쟁의권을 확보했으나, 실제 파업을 강행하지는 않았다. 이후 사측과의 지속적 대화를 통해 그해 8월 극적으로 협상이 타결된 바 있다.

 

다만, 올해는 사뭇 다르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성과급에 강력히 반발한 삼성전자 직원들이 잇따라 노조에 가입하고 있다는 점을 비춰볼 때 사상 첫 파업 수순을 밟을 수 있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앞서 지난해 전례없는 반도체 업황 악화로 삼성전자는 반도체(DS) 부문 직원들에게 초과이익성과급(OPI)을 연봉의 0%로 책정됐다. 지금까지 거의 매년 OPI로 연봉의 50%를 받아왔지만, 실적부진 여파로 '빈 봉투'를 받은 것이다. 

 

또한 목표달성장려금(TAI) 지급률도 지난해 하반기 기준 평균 월 기본급의 12.5%로 상반기(25%)의 반토막 수준으로 줄었다. DS부문 내에서도 파운드리·시스템LSI 사업부는 0%로 책정됐다.

 

특히 반도체 업계 라이벌인 SK하이닉스가 지난해 7조원 영업손실에도 불구하고 직원 독려 차원에서 격려금을 지급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이들의 불만이 극에 달했고 이에 노조 가입자 수가 늘어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삼노 조합원 수는 창립 5년 만에 2만명을 넘었다. 지난 19일 오전 10시 기준으로 전삼노 가입자 수는 2만2천69명에 달한다. 

 

무엇보다 업계에선 노조 파업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통상 반도체 생산라인은 공정 특성상 24시간 멈추지 않고 돌아가야 하는데 한 번 조업을 멈추면 이는 막대한 비용·시간 손실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파업 사례는 아니지만 실제로 지난 2021년,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 위치한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이 전력공급 중단으로 생산 라인 가동을 중단한 바 있는데 이때 손실 금액 집계액이 자그마치 4천억원에 이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도 2021년 말엔 변이 바이러스 확산 여파로 삼성전자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 일부 라인이 멈췄다가 정상화 되는데 한달 가량 소요되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전삼노가 사상 첫 파업이라는 퍼포먼스를 지렛대 삼아 노조의 존재감을 부각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특히 반도체 라인은 특성상 24시간 멈추지 않고 가동되는 만큼, 파업을 강행한다면 심각한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노사간 지속적인 대화가 절실한 시점이다"고 밝혔다.

 


【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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