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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경영 힘써온 이유 있었네"…이재용 회장, 20년 남몰래 후원 사연 '눈길'

책 '의사 선우경식' 출간…20여 년 전 '쪽방촌' 찾은 일화 공개

 

【 청년일보 】 평소 '상생경영' 철학을 역설해온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쪽방촌의 극빈 환자를 치료하는 요셉의원에 20년 넘게 남몰래 후원을 이어온 선행이 뒤늦게 알려지며 눈길을 끌고 있다. 이는 고(故) 선우경식 요셉의원 설립자의 삶을 소개하는 책 '의사 선우경식'에 담기며 세상에 공개됐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출간된 '의사 선우경식' 책에는 이 회장이 상무 시절이던 2003년 서울 영등포구 요셉의원을 방문한 일화가 생생히 담겼다.

 

첵에는 이 회장이 쪽방촌에 위치한 요셉의원 직원의 도움을 요청하는 편지를 받고 그 해 6월 요셉의원을 찾기로 결정했다고 서술돼있다. 

 

요셉의원을 설립한 선우경식 원장은 그 해 열린 13회 호암상 사회봉사상 수상자이기도 했다. 호암상은 삼성 이병철 창업주의 인재제일과 사회공익 정신을 기려 학술·예술 및 사회발전과 인류복지 증진에 탁월한 업적을 이룬 인사를 현창하기 위해 1990년 故 이건희 삼성 회장이 제정했다. 
 

삼성전자 경영기획실 상무보로 복귀해 경영수업을 받던 이 회장은 그 해 상무로 승진했다. 평상시 사회공헌에 관심을 가져왔던 이 회장은 당시 선우 원장의 선행에 감명을 받고 요셉의원을 방문하게 됐다.

 

병원을 둘러본 후 선우 원장은 "이 상무님, 혹시 쪽방촌이라는 데 가보셨습니까?"라고 물었고, 이 회장은 "제가 사회 경험이 많지 않고 회사에 주로 있다 보니 쪽방촌에 아직 가보지 못했습니다"라고 답했다.

 

요셉의원 근처의 쪽방촌 가정을 찾은 이 회장은 쪽방에서 네 명의 가족이 어렵게 생활하고 있는 모습을 봤다. 

 

책 내용에 따르면 선우 원장 어깨 너머로 방 안을 본 이 회장은 작은 신음 소리를 내며 손으로 입을 가렸다. 당시 동행했던 직원은 열악한 환경에서 사람이 사는 모습을 처음 봤기에 터져나오는 눈물을 가까스로 참은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쪽방촌을 둘러본 이 회장은 다시 요셉의원으로 왔고 선우 원장은 "빈곤과 고통으로 가득한 삶의 현장을 보셨는데 어떤 생각이 드셨습니까"라고 물었다.

 

이 회장은 "솔직히 이렇게 사는 분들을 처음 본 터라 충격이 커 지금도 머릿속이 하얗기만 하다"고 털어놨다.

 

이 회장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양복 안주머니에 1천만원이 든 봉투를 건넸다. 그 이후부터 이 회장은 매달 월급의 일정액을 기부하기 시작했다고 전해진다.

 

이러한 가운데 평소 기부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던 이 회장의 행보가 업계로부터 새삼 재조명 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삼성은 경기 부진으로 인한 경영 환경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500억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했다.

 

지금까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한 누적 총액만 총 8천200억원에 달한다. 삼성은 지난 1999년부터 2003년까지는 매년 100억원씩 기부했다. 이후 액수를 늘려 2004년부터 2010년까지는 200억원씩, 2011년은 300억원, 2012년부터는 500억원씩 성금을 전달하고 있다.

 

이밖에 삼성은 우리 사회에 재난이 닥쳤을 때도 기부에 앞장서는 행보를 보여왔다. 일례로 지난해 7월 전국 곳곳에서 집중호우로 피해를 겪은 이재민을 위해 대규모 성금과 구호 물품 지원에 적극 나선 바 있다.

 

당시 삼성은 집중호우로 생활터전을 잃고 이재민들이 조속히 일상에 복귀할 수 있도록 30억원의 성금을 기부했다.

 

한편, 선우 원장은 가톨릭대 의대 출신으로 미국에서 내과 전문의 과정을 마친 후 한국으로 돌아왔다. 1980년대 초부터 서울 신림동 달동네의 무료 주말 진료소에서 의료봉사를 시작했다. 1987년 8월 신림동에 요셉의원을 개원하고 21년 동안 소외된 이웃을 위해 의료 활동을 펼치다가 2008년 4월 63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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