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삼성전자의 최대 경쟁사인 애플이 '아이폰16 시리즈'를 올 하반기 출시할 예정인 가운데, 한국이 1차 출시국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2007년 아이폰의 첫 출시 이후, 한국을 단 한 차례도 1차 출시국에 넣지 않아 이른바 '홀대론'까지 나왔지만 이번에 사상 처음으로 포함시키며 그 배경에 적잖은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아이폰16에 인공지능(AI) 기능이 적용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두 라이벌 간 AI 폰 주도권 다툼이 첨예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5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최근 애플은 오는 9월 출시 예정인 '아이폰16' 1차 출시 국가에 한국을 포함하고 국내 통신사들에게 관련 내용을 통보했다.
그간 애플은 한국을 단 한번도 1차 출시국으로 선정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국내 소비자들은 미국, 중국, 호주 등 1차 출시국보다 한달여 기다려야 신제품 구입이 가능했다.
한국에서 출시가 늦을뿐더러 가격도 타 국가에 비해 비쌌기 때문에 통신업계 안팎에선 애플이 한국을 홀대한다는 지적을 하기도 했다.
다만, 올해부터 한국이 사상 처음으로 1차 출시국에 이름을 올리면서 매우 이례적이란 반응이다. 일각에선 아이폰이 최대 시장 중 한 곳인 중국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반면, 국내 시장에선 젊은층 사이에서 여전한 인기를 자랑하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애플의 중국 시장 부진은 '보안'을 이유로 한 중국 정부의 아이폰 사용금지 조치와 현지 소비자들의 애국소비(화웨이 스마트폰) 열풍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해 4분기 화웨이의 중국 내 휴대폰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80% 가까이 늘어난 반면, 애플은 10% 감소한 수준이다.
이와 달리 우리나라에선 아이폰 인기가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선보인 아이폰 15는 한국에서 사상 최대 판매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국내 이동통신 3사(SKT·KT·LG유플러스)에 따르면 전작 아이폰15 시리즈를 구매한 고객 10명 중 8명이 2030세대였다.
일각에선 애플이 오랜 라이벌인 삼성전자의 첫 AI스마트폰인 ‘갤럭시S24’ 인기에 대항하기 위해 국내 출시를 서두르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애플 전문 매체 맥루머스에 따르면 차기 신작인 아이폰16에는 애플이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 모델 '에이젝스'를 탑재할 예정이다.
이에 한 업계 관계자는 "그간 애플이 AI 후발주자로 불렸는데 본격적으로 AI 생태계 구축에 나서며 '갤럭시 안방'인 국내 시장을 견제하려는 행보로 보인다"면서 "애플의 자사 첫 AI 폰으로 알려진 만큼 AI 스마트폰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명예교수는 "애플이 이제껏 단 한 차례도 우리나라를 아이폰 1차 출시국에 넣지 않았다가 사상 첫 출시국에 포함한 배경에는 국내 MZ, 알파 등 특정 세대의 아이폰 편중현상을 공략한 부분도 있으나 한국이 워낙 IT 강국인 점도 한 몫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운을 뗐다.
이 명예교수는 "이는 다시 말해, 인스타그램 등 SNS 활동이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활발히 이뤄지기 때문에 이른바 '버즈 마케팅'(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게 해 상품에 대한 긍정적인 입소문을 퍼트리게 하는 마케팅기법) 효과를 거두는 데 한국이 효과적이란 판단을 내린 것으로 관측된다"고 덧붙였다.
【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