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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通하는 사람들] ③ 남건우 세븐일레븐 음료주류팀 선임 MD…"맛으로 편의점 주류문화 선도"

남 MD, '천원맥주 돌풍' 주역…"다양한 미식 경험을 상품에 접목하고자 노력"
천원맥주, 세븐일레븐·양조사 '신뢰'로 출시…"소비자에 가치 있는 경험 제공"
"무분별한 협업상품 트렌드 끝나"…"맛과 품질 살린 맥주 신제품 올 9월 출시"

 

【 청년일보 】 고물가 기조의 지속으로 시민들의 고된 하루를 달래주는 주류 가격 역시 고공행진하고 있다. 특히 한때 '서민의 술'이라고 불리던 소주와 맥주 가격이 병당 7천~8천원대까지 오르며 소비자들의 지갑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 가운데 비교적 가볍게 즐기기 편해 편의점에서 인기가 높은 캔맥주의 가격 역시 덩달아 오르는 상황이다. 이에 애주가들의 '구원투수'로 등장한 상품이 세븐일레븐의 '천원맥주'다. 

 

한 캔에 천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품질을 겸비한 맥주를 판매할 수 있게 한 숨은 주역이 있다. 바로 남건우 세븐일레븐 음료주류팀 선임 상품기획자(MD)다. 

 

◆ 남건우 선임 MD, 잔뼈 굵은 '편의점통'…"다양한 분야서 영감 얻어 상품화 노력"

 

지난 2011년 코리아세븐에 입사해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한 남 MD는 편의점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소위 '편의점 통'이다. 그는 입사 이후 직영점 점장, 영업관리(FC) 직무 등으로 현장 경험을 쌓아왔으며,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세븐일레븐 서비스 상품분야에서 첫 MD직을 맡게 됐다. 

 

이후 2019년 지금의 음료주류팀에 합류해 중간관리조직(CMD)에서 근무했으며, 현재는 맥주 상품만을 담당하는 선임 MD로 일하고 있다. 

 

남 MD는 "예전부터 새로운 것을 접하는 걸 좋아해 음료주류팀에 합류하기 전에도 어떤 지역을 방문하면 해당 지역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음식이나 술을 무조건 경험하는 취미가 있었다"라면서 "보통 취미를 직업으로 가지면 안된다고 하지만, 이러한 취미를 살려 음료주류팀에서 재미있게 일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다양한 지역을 방문해 새로운 음식과 술을 맛보던 취미가 세븐일레븐 맥주 상품을 기획할 때 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남 MD는 "직접 담당하는 맥주 분야뿐만 아니라, 선임 MD로서 다른 주종의 상품을 관리할 때 과거의 경험을 어떻게 주류에 접목할 수 있는지를 항상 고민하며 새로운 영감을 얻는다"면서 "어떤 아이디어를 맛과 품질, 가격을 동시에 잡으면서 상품화할 수 있을지를 항상 고민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 세븐일레븐, 주류에 '진심'…양조장과의 신뢰로 '천원맥주' 탄생

 

세븐일레븐은 경쟁사와 비교해 주류상품에 '진심'인 업체로 소비자들 사이에 정평이 나있다. 맥주는 물론 와인·위스키·하이볼 등 편의점업계의 주류상품 트렌드를 선도하는 한편 새롭고 다양한 형태의 제품을 주기적으로 선보여왔기 때문이다. 

 

최근 편의점 맥주시장이 다소 소강상태에 접어들었을 때 편의점에서 찾기 힘들던 '병맥주' 할인 프로모션을 통해 업계를 다시 한번 주도했던 것도 세븐일레븐이다. 

 

남 MD는 세븐일레븐의 이러한 명성이 '진심'에 기반한 주류 상품에 대한 자신감에서 기인한다고 말했다.

 

그는 "항상 진심을 담아서 상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신념으로 모든 팀원이 업무에 임하고 있다"라며 "소비자에게 가치있는 경험을 제공한다는 세븐일레븐의 슬로건을 현장에서 실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남 MD는 천원맥주 역시 이러한 마음가짐에 기반해 탄생할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고물가 시대에 소비자에게 품질, 맛까지 겸비한 저렴한 가격의 맥주를 판매하고자 고민한 끝에 탄생한 상품이 바로 천원맥주라는 게 남 MD 설명이다.   

 

천원맥주는 지난 4월 출시한 스페인 최대 맥주 제조사인 'Dam(담)' 그룹의 필스너 계열 '버지미스터(500ml)' 상품과 그 인기에 힘입어 6월에 출시한 덴마크의 '프라가 프레시(PRAGA FRESH)' 상품을 의미한다. 

 

남 MD는 "요즘 천원으로는 음료수도 제대로 사 먹지 못하는 세상인데, '저가'라는 가격대를 유지하면서도 퀄러티가 높은 제품을 선보이는 게 천원맥주의 기획 의도였다"며 "천원이라는 가격대가 부각되고는 있지만, 이 상품을 소싱하고 개발할 때 가장 첫번째로 강조했던 것은 '맛'이었다"고 부연했다. 

 

그는 천원맥주를 기획할 당시 지금부터 5년 전 맥주 가격인 1천250원과 유사한 수준의 가격대로 소비자에게 맥주를 선보이고 싶었다고 전했다.

 

그는 "최근 주류업계에서도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해 5년전 맥주 가격과 유사한 '극가성비 맥주'를 만들어 보자고 기획했던 게 천원맥주의 시작이었다"라며 "세븐일레븐 입장에서 마진을 조금 양보하더라도 소비자의 지갑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시원하고 품질 좋은 맥주 한 잔을 선보이는 게 최우선 목표였다"라고 피력했다.

 

남 MD는 "첫 번째 천원맥주인 버지마스터 상품의 경우, 스페인 제조사에게 한국에 해당 제품을 확실히 선보이고 자리 잡을 수 있게 하겠다며 설득했다"라며 "이 과정에서 협의가 원활히 이뤄져 국내 소비자들에게 천원이라는 가격대로 맥주를 선보일 수 있었던 것"이라고 회상했다.

 

그는 천원맥주가 큰 인기를 끌자 준비된 초도 물량이 소진돼 오히려 가맹점주로부터 '기분 좋은 원성'을 받기도 했다고 소회했다. 실제 이 두 제품은 도합 35만캔이라는 기록적인 판매량을 달성했다. 

 

그는 "당초 예상보다 10배나 많은 판매실적으로 올려 일주일 만에 준비했던 물량이 모두 소진돼 가맹점주분들로부터 빠른 추가 입고를 요청하는 목소리가 많이 나왔다"라며 "당초 이 상품은 전체 점포 중에서 약 20% 정도만 운영할 예정이었는데, 행사가 끝나고 다시 원래 가격으로 복귀했는데도 80~90%에 이르는 점포들이 이 상품을 운영하게 될 만큼 가맹점주분들의 반응도 긍정적이었다"고 전했다. 

 

남 MD는 천원이라는 가격대에 맛과 품질을 동시에 잡을 수 있는 맥주를 선보일 수 있었던 비결로 세븐일레븐과 양조업체와의 두터운 신뢰관계를 꼽았다.

 

그는 "당시 해당 맥주의 수입사 대표께서는 이 맥주가 잘 팔리지 않아 '상품 판매를 종료해야 하나'라는 고민까지 했다"라면서 "그 와중에 세븐일레븐을 믿고 사실상 마지막으로 해당 상품 판매를 추진했기에 천원맥주가 성공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스페인 제조사에서도 높은 판매량과 이어지는 발주 요청에 놀라 '수량을 잘못 표기해 보낸 것이 아니냐'라는 반응을 보였다"라며 "다행히 수입을 진행했던 물량이 행사 종료시점인 8월에 딱 맞게 소진될 수 있었다"라고 강조했다. 

 

 

◆ "무분별한 협업상품에 고민 깊어져"…"'맛'으로 승부해야겠다고 다짐"

 

남 MD는 지난 수년간 편의점 맥주업계를 휩쓸었던 협업(컬라버) 트렌드가 결론적으로 맥주시장을 다소 축소시키는 결과를 만들었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남 MD는 "한때 수제 맥주가 큰 인기를 끌다가 소비자들이 피로감을 느껴 인기가 사그러든 이유는 바로 무분별한 컬라버 때문이었다고 본다"라면서 "이에 단순히 패키징(포장)을 바꾼 컬라보 상품 말고 어떤 부분에서 차별화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과 새로운 시도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실험적인 시도로 올해 4월 1등 보리 음료 브랜드 하늘보리와 협업한 '하늘보리 맥주'와 SPC삼립과 협업해 6월 출시한 '크러스트 맥주' 등을 꼽았다.   

 

남 MD는 이와 유사한 맥락에서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남는 상품으로 과거 세븐일레븐에서 판매했던 '쥬시후레쉬맥주'를 꼽았다. 

 

그는 "2021년 당시 '곰표 맥주'의 대항마로 출시했던 쥬시후레쉬맥주는 당초 과일 향의 라들러 맥주를 기본 콘셉트로 개발했는데, 당시 곰표 맥주가 큰 인기를 끌자 맛 자체에 큰 변화가 필요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 과일향을 첨가한 일반 맥주로 상품을 출시했고, 출시 당시에 소비자 반응은 뜨거웠고 매출도 잘 나왔지만, '껌 맥주'라는 이미지가 너무 강해 그 열기가 금방 식어버렸다"며 "당초 기획 의도대로 상품을 개발했다면 곰표 맥주를 뛰어넘는 스테디셀러를 만들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개인적 아쉬움이 있고, 현재는 그 아쉬움이 뜨거운 동기로 작용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남 MD는 "다양한 방법으로 시도했지만, 해당 제품들에 대한 소비자들 반응이 생각보다 호의적이지 않았다는 것을 보고 이제는 정말 단순히 패키징보다는 맛, 콘셉트 등에서 확실한 차별화로 '고차원적인 맥주'를 선보여야겠다고 다짐했다"라고 회상했다. 

 

 

◆ "'돈값 했다' 느끼는 상품 만들고 싶어"…9월 말 '맛있는 수제맥주' 출시

 

남 MD는 세븐일레븐 음료주류팀의 최우선 목표는 맛과 품질에 있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단순히 휘발성 인기에 의존해 단발적인 상품 판매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맛과 품질로서 소비자로부터 입증된 '지속 가능한 상품'을 만드는 게 궁극적인 목표라는 것이다.

 

그는 "아무리 콘셉트이 좋고 마케팅적 요소가 매력적이어도 맛과 품질이 보장되지 않으면 상품화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라며 "결국 출시해도 소비자들이 상품의 본질을 빠르게 간파해 실망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롱런'을 하려면 맛은 기본이 돼야 한다는 게 MD로서 가지고 있는 가장 핵심적인 철학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남 MD는 "쉽게 쉽게 공장에서 찍어낼 수 있는 그러한 상품이 아니라 '정말 맛있는 것'을 기획하고 만들어서 소비자들에게 선보이고 가치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는 세븐일레븐의 미션을 달성하는 게 궁극적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남 MD는 세븐일레븐의 주류 상품이 소비자에게 맛과 품질이 보장되는 것은 물론 늘 젊은 감각에 부합하는 만족스러운 상품으로 남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그는 "음료주류팀은 편의점에서 담배를 제외하고 가장 매출을 많이 차지하는 팀이다 보니 음료주류팀이 흔들리면 세븐일레븐이 흔들리는 것과 동일하다는 마음가짐으로 늘 업무에 임하고 있다"며 "이와 같은 다짐에 기반해 소비자들이 '세븐일레븐 음료와 주류는 늘 맛있고, 안심할 수 있어'라는 생각과 이미지를 각인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게 MD로서의 꿈"이라고 피력했다. 

 

또한 남 MD는 흘러가는 '시간'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트렌디한 감각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 MD는 "소비자와 가장 가까운 상품을 기획하는 업무를 수행하다 보니 시간이 지나도 젊은 감각과 트렌드를 유지하기 위해 출퇴근 시간에 틱톡·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어떤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고, 소비자들이 반응하는지를 끊임없이 공부한다"라며 "주류에 관심이 높은 20대의 생각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해 공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남 MD는 이와 같은 다짐 속에 올해 중으로 선보일 세븐일레븐의 새로운 맥주 상품에 관해 다음과 같이 귀띔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오는 9월 말 출시를 목표로 소비자들에게 '정말 맛있는 맥주'를 선보이기 위해 열심히 준비 중이니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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