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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적 색채 이미지 쇄신 박차"…철강·조선 등 남초 기업, 가족친화 문화 조성 '앞장'

철강, 조선, 건설 등 중후장대 업종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분석

 

【 청년일보 】 흔히 철강·조선·건설업 등 중후장대 업종은 대표적인 '남초' 산업으로 익히 알려져 있다. 업종 특성 탓에 분위기 자체가 딱딱하고 수직적 문화가 고착화됐다는 인식이 높지만, 최근 ESG 경영이 부각되면서 이미지 쇄신에 드라이브를 가하고 있다. 

 

9일 철강, 조선, 건설 등 중후장대 기업들이 발간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이들은 최근 일과 가정의 양립을 중심으로 가족·출산친화 문화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우선 포스코의 경우 올해 처음으로 '격주 주 4일제형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했다. 기존 '선택적 근로시간제'의 큰 틀을 유지하면서도 격주 금요일에 한해 4시간의 필수 근무를 없애 직원들의 근로시간 선택권을 더욱 넓힌 것이 골자다.

 

직원들은 신설된 격주 주 4일제형 근로시간제나, 기존 근무형태 중 희망하는 제도를 선택할 수 있다.

 

격주 주 4일제를 사용하는 경우 2주 단위 평균 주 40시간 내의 근로시간은 유지하면서 첫 주는 '주 5일', 다음 주는 '주 4일'을 근무할 수 있다.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9시간, 격주 금요일은 8시간을 기본 근무시간으로 하되 개인의 필요에 따라 조정하는 방식이다.
 

올 초 시행된 이번 제도로 평소 근무일에는 조금 더 몰입도 있게 업무에 집중하고, 격주 휴무 금요일에는 자기개발이나 육아, 가족과의 시간 등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 포스코 측의 설명이다.

 

이같은 지속적인 가족·출산친화 문화 조성 노력에 힘입어 육아휴직과 유연근무를 사용하는 남성직원 수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포스코에 따르면 남성 육아휴직 인원은 2019년에는 33명이었으나, 지난해 115명으로 4배 가까이 늘었다.

 

육아휴직과 더불어 육아 목적으로 유연근무를 사용한 남성직원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유연근무 사용 남성직원은 2019년 416명에서 지난해 721명으로 급증했다.

 

현대제철은 임직원들이 일과 가정을 양립하며 자신의 업무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재택근무, 선택근무을 포함해 가족돌봄휴가(연간 최대 10일) 등을 지원하고 있다. 여기에 임신기·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등을 지원하고 사내에 어린이집과 모유수유실 등도 설치해 운영 중이다.

 

또한 가족친화적인 기업문화를 구축하기 위해 출산모와 배우자 모두에게 법정 육아휴직 1년(기간 내 경영 성과급 지급) 외 추가 1년의 육아휴직도 부여하고 있다. 

 

K-조선 3사(HD현대중공업·한화오션·삼성중공업) 역시 가족친화 조직문화 조성에 동참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여성 직원에게 만 6세~8세의 초등학교 자녀 돌봄을 위해 최대 6개월의 휴직제도를 운영(3개월 유급) 중이며, 사내 어린이집도 오전 7시부터 최장 밤 10시까지 운영한다. 

 

한화오션은 유연한 근무문화를 조성해 임직원들의 자율성과 책임감을 높이고, 업무 몰입도와 일과 삶의 균형을 개선하기 위해 전 직원 대상으로 '시차출퇴근제'를 운영하고 있다. 

 

시차출퇴근제는 기존의 소정근로시간을 지키면서 출퇴근 시간을 조정하는 제도로, 임직원들은 기존의 전통적인 근무시간에서 벗어나 오전 7, 8, 9시 중 원하는 시간에 출근해 일과 삶의 균형을 찾는다. 

 

한화오션 측은 "이를 통해 업무 만족도 및 업무에 대한 책임감을 높일 수 있고, 자신의 생산성이 가장 높은 시간에 일할 수 있도록 유연성을 제공함으로써 업무 효율성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삼성중공업도 임직원 스스로 자율성과 책임을 가지고 근무할 수 있는 업무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선택적 근로시간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또 임직원을 위한 미취학 아동 돌봄 어린이집도 운영 중이다.

 

이밖에 보수적 색채가 짙은 건설업계 내에서도 가족친화적 근무 환경 조성을 위해 적극 나서는 중이다. 

 

대우건설은 직원들이 육아, 가족돌봄, 임신 등의 이유로 근로시간을 조절할 수 있도록 '근로시간 단축제'를 운영하고 있다.

 

매년 방학 기간동안에는 초등학교 4~6학년 임직원 자녀를 대상으로 '꿈나무 초대행사'를 진행한다.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18회가 실시됐으며 대우건설 본사 및 현장 견학, 청소년 수련캠프를 통해 부모님 일터에 대한 이해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GS건설은 출산율 감소와 여성의 경력 단절 문제 해결을 위해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시차 출퇴근제, 출산 축하금 제도, 보육비 지원, 난임 휴직 및 가족 돌봄 휴직제도 등 다양한 지원 정책을 운영하고 있다. 법정 육아휴직 외에 최대 6개월의 추가 육아휴직을 제공해 임직원의 출산과 양육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롯데건설도 임직원들이 가족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조직문화 구축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5월엔 가정의 달을 맞아, 'Happy Family Month' 이벤트를 통해 임직원에게 영화 관람권과 간식 교환권을 제공하고, 가족과의 시간을 SNS에 공유한 임직원에게는 롯데월드 이용권을 증정하기도 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앞으로도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가족친화적 조직 문화를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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