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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 지원에서 기술 전수까지"...건설업계, 협력사와 미래기술 협업 '박차'

현대건설 스타트업 PoC·포스코이앤씨 해상풍력기술 공동개발
GS건설 코어 파트너십 가동…건설사들 파트너사와 밀착 행보

 

【 청년일보 】 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건설 경기 둔화와 원가 상승이라는 이중고를 극복하기 위해 파트너사와 고도화된 상생 협력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건설투자 증가율이 2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자재비·인건비 상승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단독으로 위기를 돌파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원·하도급 양측에 확산되고 있다.

 

과거의 상생이 명절 대금 조기 지급이나 펀드 조성 등 재무적 지원에 치중했다면, 최근에는 이를 넘어 인공지능(AI)과 안전 관리 시스템 등 미래 경쟁력을 공유하는 기술 동맹 형태로 진화하는 추세다.

 

재무적 지원을 통해 파트너사의 경영 안정을 뒷받침하는 동시에 기술 공유로 동반 성장의 질적 도약을 꾀하는 전략이다. 실제 대형 건설사들은 파트너사의 유동성 확보를 상생의 기본 토대로 삼고 관련 지원을 내실화하고 있다.

 

1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지난 9일 핵심 협력사 30곳을 선정해 계약이행보증 감면과 금융 지원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코어 파트너십(Core Partnership) 프로그램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선정된 기업들은 정기적인 네트워크 활동을 통해 동반성장 방안을 논의하며 상호 협력 체계를 공고히 하게 된다.

 

GS건설 관계자는 "핵심 협력사에 지원을 강화하는 이번 코어 파트너십 시행으로 협력사에도 동기부여가 되는 등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라며 "앞으로도 협력사가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체계적이고 실효성 있는 지원을 통해 공정거래 질서 확립과 동반성장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포스코이앤씨는 협력사의 적정 이윤 보장을 위해 저가제한 낙찰제를 도입해 운영 중이며, 설 명절을 앞두고 916억원을 현금으로 조기 지급하는 등 유동성 제고를 위한 금융 지원을 지속하고 있다.

 

중흥그룹 또한 설 명절 전 공사대금 1천46억원을 조기 집행하며 파트너사의 경영 안정을 도왔다. 롯데건설은 우수 파트너사를 대상으로 최대 3천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하고 동반성장 펀드 우선 참여권을 부여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체감된다는 반응이다.

 

수도권 현장에서 철근 공사를 전문으로 하는 한 중견 협력업체 관계자는 "과거에는 대금 지급이 늦어져 자재 구매에 애를 먹었으나, 최근에는 선지급 비율이 높아져 자금 운용이 훨씬 수월해졌다"라며 "원자재 값이 갈수록 늘어나는 상황에서 선지급은 꼭 필요한 부분"이라고 밝혔다.


특히 올해 건설업계의 화두인 AI는 이제 상생 협력의 핵심 고리가 되고 있다. 과거 대형사가 독점하던 기술 자산을 파트너사와 공유함으로써 전체 공급망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방식이다.

 

포스코이앤씨는 공정, 공존, 공감, 공유, 공생의 5대 브랜드를 도입해 중소 협력사를 위한 실질적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성과공유제를 통해 협력사와 공동 기술 개발 과제를 수행하고, 해당 성과를 공유하며 장기 공급권이나 단가 계약 등의 보상을 제공한다. 또한 동반성장추진단을 통해 원자력, 해상풍력, 이차전지 등 회사의 신사업 분야 공동 기술 개발을 진행하며 협력사의 역량 향상을 돕고 있다.

 

이에 대해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앞으로도 비지니스파트너인 중소협력사와 지속적인 상생협력을 통해 강건한 공급망 생태계를 조성하고 친환경 미래사회 건설을 위해 업종의 한계를 뛰어넘는 도전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건설 또한 지난해까지 총 5회에 걸쳐 오픈이노베이션 공모전을 진행하며 건설업계의 디지털 전환과 신사업 발굴을 주도했다.

 

지난 5년간 발굴한 약 50여 개의 스타트업 중 70% 이상이 실제 건설 현장에서 기술 실증(PoC)을 진행하며 실질적인 성과를 도출했다. 주요 협업 분야로는 자율주행 로봇을 활용한 현장 순찰, AI 기반 설계 및 견적 자동화, 웨어러블 센서를 이용한 안전 관리 솔루션 등이 꼽힌다.

 

 

AI 기반의 현장 모니터링 시스템을 협력사에 무상 제공하는 움직임도 확산되고 있다.

 

일부 대형사는 자사가 개발한 영상 분석 AI를 협력사 현장에 시범 적용해 작업자 안전 이상 징후를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있으며, 협력사 기술 인력의 AI 운용 역량 강화 교육도 병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AI 시스템 도입 비용이 중견·중소 협력사에는 상당한 부담인데, 대기업의 투자 노하우 공유는 실질적인 상생의 진화"라고 평가했다.


안전 역시 단순한 규정 준수를 넘어 공동 책임의 관점으로 접근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GS건설은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 산업안전보건관리비 선지급과 안전담당자 배치 비용 지원을 통해 협력사의 재정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또한 찾아가는 안전혁신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해 협력사 관계자들에게 체계적인 안전 교육 기회를 제공하며, 올해부터는 안전 및 품질 관리 우수 사례 공유 섹션도 신설했다.

 

정부 역시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2026년 대·중소기업 안전보건 상생협력사업을 공고하고, 종합건설사가 중소 파트너사의 안전 시스템 구축을 직접 돕도록 예산 지원과 컨설팅을 병행하고 있다.

 

안전사고 발생 시 원청의 연대 책임이 강화되는 법적 환경 변화도 이 흐름을 가속화하는 요인이다. 대형사 입장에서도 파트너사의 안전 역량 강화가 곧 자사의 리스크 관리와 직결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동반성장위원회가 발표한 최신 지표에 따르면 삼성물산, DL이앤씨, GS건설, SK에코플랜트 등이 최우수 등급을 획득하며 상생 경영의 모범 사례로 꼽혔다.

 

특히 GS건설은 공정거래 질서 확립과 금융 지원 등을 담은 그레이트 파트너십 패키지(Great Partnership Package)를 운영하며 5년 연속 최우수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건설업계 전반으로 이러한 온기가 확산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동반성장지수 평가 결과 일부 중견 건설사가 보통이나 미흡 등급에 머물러 있는 점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대형사와 중견 건설사 간의 상생 격차를 해소하고, 지원 혜택이 2, 3차 하도급 업체까지 전달되는 하향 확산형 상생 생태계 구축이 향후 건설 산업 경쟁력의 핵심 지표가 될 전망이다.

 

한 중소 건설사 관계자는 "상생 경영의 성과가 1차 협력사에 머무르지 않고 2, 3차 하도급 업체로 이어질 때 비로소 건설 생태계 전반의 체질 개선이 가능하다"라며 "대형 건설사가 축적한 AI 및 안전 관리 솔루션이 중견사와 소규모 현장까지 보급될 수 있는 표준화된 플랫폼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김재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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