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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에만 3명 사망...현대건설, 국내·외 안전보건 관리 '온도차' 극심

국내, 10년간 산재사고48건·51명 사망...매년 연속 사망사고 발생
노동부 감독 결과 “산안법 위반 376건...안전보건관리체계 미흡”
싱가포르 ‘WSH 어워드’ 4관왕...“해외 안전보건 관리 우수성 입증”
지난해 '산업안전관리 강화 방안' 마련...연이은 사망사고에 ‘난처’

 

【 청년일보 】 올 상반기 3명의 노동자 사망사고가 발생한 현대건설의 국내 안전보건 관리체계가 전반적으로 부실한 것으로 나타난 반면 해외 프로젝트는 안전보건 관리 우수성이 입증돼 싱가포르에서 관련 상까지 수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일 고용노동부는 현대건설 산업안전보건감독 결과로 “전문인력·조직, 적정예산, 종사자 의견 청취 및 협력업체 관리체계 등 안전보건관리체계 운영 수준이 전반적으로 미흡하다”고 밝혔다.

 

반면 같은날 현대건설은 싱가포르 ‘산업안전보건 어워드’(WSH Awards 2021)에서 4관왕을 수상했다고 밝히며 “당사 해외프로젝트의 안전보건 관리 우수성을 다시한번 입증했다”고 전했다.

 

◆ 현대건설, 10년간 매년 사망사고 발생...사망사고 48건·사망자 총 51명

 

현대건설은 지난해 4명의 노동자가 숨졌다. 2019년에는 5명, 2018년 4명 등 2011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약 10년간 총 48건의 사망사고가 발생했으며 총 51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다.

 

특히 최근 2년간 7건의 사망사고와 9명의 사망자가 발생해, 노동계가 선정한 ‘최악의 살인기업’에 지난해 2위, 올해 공동 4위로 각각 선정돼 불명예를 얻기도 했다.

 

올 상반기에 현대건설은 3번의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1월에는 경기도 고양 힐스테이트 신축현장에서 추락사고가 발생해 1명이 숨졌으며, 3월에는 충남 서산 현대케미칼 대산공장 내 HPC 프로젝트 건설현장에서 철제구조물이 넘어져 끼임 사고로 1명이 사망했다.

 

이어 지난 5월에는 인천 미추홀구 주안1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 현장에서 굴착기에서 떨어진 돌에 맞아 노동자 1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 노동부, 현대건설 본사·전국 현장 산업안전보건감독 결과 발표

 

현대건설의 산재 사고 빈발에 노동부는 지난 6월 14일부터 서울 종로구 현대건설 안전보건관리체계 진단 및 본사·소속 현장 68곳 법 위반 감독을 실시했으며, 2일 감독 결과를 발표했다.

 

안전보건관리체계 진단은 현재 입법예고 중인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안을 기준으로 진행됐으며, 이는 노동부가 지난달 입법예고된 시행령을 기준으로 개별 기업 안전보건관리체계를 진단한 첫 사례다.

 

감독결과에 따르면 현대건설 본사 및 45개 현장에서 376건의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위반사항이 확인됐다.

 

노동부는 이중 본사의 위반사항 중 198건에 대해 총 3억914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고 2건은 시정조치했다. 또한 45개 현장의 위반사항 중 76건에 대해 1억7621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으며, 25건 사법조치, 75건은 시정조치했다.

 

노동부는 안전보건관리자 미선임 혹은 산업안전보건위원회 운영 미흡한 사례가 대부분의 사업장서 공통으로 발견됐으며, 추락·전도방지조치 미실시 등 위험관리 미흡(12개 현장), 안전관리비 부적정 사용(6개 현장), 건강진단 등 건강관리 부실 사례(16개 현장)등이 적발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노동부는 구체적으로 사업장의 경영방침 및 안전보건 목표 설정 부분에 대해 “대표가 방침과 목표를 수립을 공표했으나, 실행을 위한 구체적 추진전략이 없거나 성과측정을 위한 지표 등이 부재하고 전 구성원 참여 유도를 위한 노력이 저조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유해·위험요인 점검·개선 절차 마련 및 이행상황 점검에 관해서는 “주간 단위로 안전점검회의를 진행하는 등 현장의 위험성평가를 수시로 실시하고 있지만, 위험공정을 누락시키거나 개선까지 이어지지 않아 위험성평가 시마다 동일 위험이 반복 발견되고 본부 차원의 모니터링도 부재했다”고 덧붙였다.

 

 

◆ 현대건설, 국내·외 안전보건 관리 정반대 양상

 

지난 2일 현대건설은 싱가포르 노동부 산하 산업안전보건위원회(WSH) 주관 산업안전보건 어워드에서 4관왕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해외 프로젝트의 안전보건 관리는 현 국내 행보와는 정반대의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현대건설은 싱가포르 내 전 산업분야에 걸쳐 안전보건 관리에서 최상의 실적을 보인 회사에게 수여하는 ‘WSH 퍼포먼스 어워드 부문’ 은상을 수상했으며, 현지에서 건설 중인 3개 현장은 완전 무재해 또는 최소 75만 무재해 시간을 달성한 프로젝트에 주어지는 ‘WSH 샤프 어워드‘를 수상했다.

 

현대건설은 지난 2019년에도 사프 어워드 부문에 3개 현장이 선정됐고, 지난해에는 ‘투아스 핑거3 매립공사’ 현장이 ‘WSH 이노베이션 어워드’ 부문 금상을 수상한 바 있다.

 

◆ 지난해 '산업안전관리 강화 방안' 마련...연이은 사망사고에 ‘난처’

 

국내에서도 현대건설은 중대재해 방지를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해왔다. 다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어진 사망사고에 현대건설 역시 난처한 입장이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2월 25일 건설산업 안전관리 혁신과 중대재해 예방을 위해 국내 외 전 현장 안전 조직 및 시스템 정비는 물론, 안전관리비용 투자를 대폭 확대한다는 내용의 '산업안전관리 강화 방안'을 마련한 바 있다.

 

먼저 현장단위별 인력 운영 형태에서 본사 중심 안전관리체계 구축을 위해 ▲비정규직 안전 관리자 정규직화 ▲안전감시단 위험작업 중지권 등 권한 대폭 강화 ▲외부 안전전문자문역 선임 ▲현장 부임 직책자 안전자격증 취득 의무화 ▲2025년까지 안전전문가 1천명확보 등의 계획을 세웠다.

 

특히 현대건설은 '사람과 생명 가치의 현장'을 안전관리의 최우선 가치로 삼고, 안전관리 비용을 1천억원 이상 늘릴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안전모에 '스마트 태그'를 부착해 근로자 동선관리 및 현장안전관리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고, 타워크레인 등 건설장비에 충돌 방지를 위한 카메라 부착 등 4차 산업 기술을 적용한 안전관리에도 나섰다.

 

또한 현대건설은 최고 경영진이 주재하는 안전 워크숍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현장 안전의식 고취를 위해 전 현장 안전점검을 비롯해 지속적으로 안전 결의 대회를 시행한다는 방침을 내세운 바 있다.

 

아울러 현대건설 관계자는 “국내 현장에서도 해외 못지않게 안전에 크게 관심을 기울이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이러한 노력에도 발생하는 안전사고에 안타깝다”고 전했다.

 

또한 관계자는 “지난해 방안 이외에도 미흡한 부분이 있을 때마다 계속해서 점검하고 지속적으로 안전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며 “고용노동부에서 지적된 부분에 대해서도 받아들이고 시정해 나가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청년일보=정은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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