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삼성전자와 애플이 중저가형 스마트폰 시장에서 신형 모델을 출시하며 본격적인 격돌을 예보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이용자가 포진한 중저가폰 시장에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1·2위를 다투는 양사 간 대결에 관심이 쏠린다.

먼저 카드를 내놓은 쪽은 애플이다. 애플은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애플카프에서 온라인으로 진행한 '스페셜 이벤트'에서 보급형 모델 '아이폰SE' 3세대를 전격 공개했다.

아이폰SE 3세대는 최신형 플래그십 스마트폰 '아이폰13'과 마찬가지로 'A15 바이오닉' 칩을 탑재했다. 6코어 중앙처리장치(CPU)와 4코어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갖춘 A15 바이오닉 칩으로 인해 아이폰 SE 3세대는 '아이폰8' 대비 CPU 성능은 1.8배, GPU 성능은 2.2배 빨라졌다.

A15 바이오닉 칩을 기반으로 카메라 성능도 업그레이드했다. 1200만 화소와 f/1.8 조리개를 탑재한 광각 카메라를 이용해 스마트 HDR 4, 딥퓨전, 인물사진 모드 등 다양한 컴퓨터 기반 사진 기능을 제공한다.

5세대 이동통신(5G)을 탑재해 업로드·다운로드 속도가 빨라졌으며 무선통신 연결 상태에서도 고품질의 HD 화상통화가 가능하다. 최신 기술과 iOS 15의 결합으로 아이폰SE 3세대는 배터리 사용 시간도 향상됐다. 아이폰13 프로 등에 적용된 강화유리를 전후면에 적용했으며 IP67 등급의 방수·방진 기능도 제공한다.

아이폰SE 3세대는 미드나이트·스타라이트·레드 등 3가지 색상으로 64GB·128GB·256GB 모델로 출시된다. 가격은 59만 원부터 시작되며 우리나라에는 18일부터 사전주문 및 25일 출시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보급형 모델 '갤럭시 A' 시리즈로 아이폰 SE 3세대에 맞설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오는 17일 '갤럭시 어썸 언팩'을 통해 신형 갤럭시 A 시리즈를 공개할 예정이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갤럭시 A12·A32·A42·A52·A72 등 5종을 출시한 바 있다. 갤럭시 A 시리즈는 앞 숫자가 높을수록 비싸고 고성능이며 숫자는 클수록 최신형이다. 올해는 갤럭시 A13·A33·A43·A53·A73이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중에서 아이폰 SE 3세대와 직접적으로 비교되는 제품은 '갤럭시 A53'이다. 갤럭시 A53의 경우 엑시노스 1200 프로세서와 120㎐ 주사율의 6.52형 슈퍼 아몰레드 디스플레이, 5000mAh 배터리와 25W 고속 충전 등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전체 출하량의 70%를 차지하는 갤럭시 A 시리즈는 지난해 삼성전자가 글로벌 시장 1위를 지키도록 만든 원동력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갤럭시 A12'는 가성비가 좋은 제품으로 평가받아 거의 모든 지역과 국가에서 수요가 1년 내내 이어지면서 아이폰 5개 모델에 이어 지난해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에 이름을 올렸다.

이전까지 애플은 플래그십 스마트폰 '아이폰' 시리즈에 집중했지만 올해 강력한 성능을 갖춘 아이폰 SE 3세대를 출시, 플래그십과 보급형 모두에 힘을 싣는 투트랙 전략으로 선회하면서 양사 간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또한, 최근 삼성전자가 '갤럭시 S22'에서 발생한 '게임 옵티마이징 서비스(GOS)' 논란이 갤럭시 A 시리즈의 성적에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해서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최근 원 UI 4.0 업데이트 이후 GOS 비활성화를 막으면서 고의로 기기 성능을 낮췄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가 GOS 우회를 허용했지만 사태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모습이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삼성전자의 올해 스마트폰 출하량을 전년 대비 1.1% 증가한 2억 7600만 대를 기록, 1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애플은 2억 4300만 대로 2위를 유지하나 삼성전자와의 격차는 좁혀질 것으로 전망했다.

【 청년일보=박준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