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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오른' 메타버스 전쟁...금융권, 각종 규제벽에 난제 '산적'

신한은행 자체 메타버스 구축...KB금융, 메타버스 ESG에 활용
메타버스 내 편의점 등 타 업종·오프라인 연계도 활발히 전개
금산분리 빗장에 사업 진출 차질...새 정부 규제 완화 기대감도

 

【 청년일보 】 금융권이 디지털 금융 산업의 미래 먹거리로 불리는 '메타버스'를 활용한 금융 플랫폼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각 금융사들은 자사의 특장점을 메타버스에 접목, 메타버스 내 콘텐츠를 속속 내놓으면서 신규 고객확보에 나서고 있다. 또한 유통·통신 등 타 업계와의 협력을 통해 실생활과의 연계도 확대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금융은 전통적인 규제 산업인 만큼, 가상환경에서의 금융거래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특히 메타버스 속 아바타에 대한 인증 절차에 대한 제도 마련부터 보안 문제 등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메타버스(Metaverse)란 가공‧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3차원 세계에 구현된 일종의 가상 세계를 뜻한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메타버스 관련 시장은 오는 2030년 약 1천700조원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 청약부터 모의투자까지...메타버스 금융체험 '눈길'

 

24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최근 금융권 최초로 자체 구축 메타버스 플랫폼인 '시나몬(Shinamon)'의 2차 베타 서비스 오픈했다.

 

시나몬은 신한(Shinhan)과 나(Na)는 메타버스(Metaverse)에서 만난다(On)라는 뜻으로 '신한의 세상이 나의 일상이 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번 2차 베타 서비스는 기존 1차 서비스를 업데이트해 금융 콘텐츠를 새로 도입했다. 시나몬 입장 시 얻게 되는 가상의 재화(츄러스)를 활용, 적금·청약·펀드 등 가상의 상품에 가입하고 동시에 다양한 금융활동을 통해 츄러스 이자를 받을 수 있도록 구현했다.

 

특히 청약 콘텐츠의 경우 실제 주택청약종합저축 상품의 개념을 도입, 일정 회차 이상 납입 시 메타버스 플랫폼 내 주택을 청약할 수 있으며, 당첨 고객에게 정식 오픈 시 가상의 개인 공간을 제공할 예정이다.

 

KB금융그룹의 경우 메타버스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개념을 도입해 금융회사의 사회적 역할을 이행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KB금융은 기후변화 등으로 인해 개체수가 급감하고 있는 꿀벌의 생태계 회복에 앞장서기 위해 '케이-비(K-Bee)'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글로벌 메타버스 플랫폼 '로블록스'에 구현된 'K-Bee Zone'은 사용자가 메타버스 내에서 벌이는 환경보호 활동을 현실 세계로 반영한 것으로 특징이다.

 

실제로 KB금융은 지난달 K-Bee Zone 내에서 '내 나무 심기'를 수행하면, KB금융이 홍천 밀원 숲에 참여자 이름의 나무를 대신 심어주는 이벤트를 진행해 참가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이 외에도 NH농협은행도 지난해 문을 연 NH비전타운 내에서 농협금융 6개 계열사가 제공하는 모의 투자, 보험 가입, 자동차 구매 등을 체험할 수 있다.

 

 

◆ 메타버스서 편의점 쇼핑...오프라인 연계도 활발

 

금융권은 메타버스 내에서 유통 등 타 업권과 연계된 콘텐츠의 확장도 모색하는 모습이다.

 

신한은행과 GS25은 메타버스 공간에서 편의점 쇼핑을 구현했다. 신한은행의 메타버스 플랫폼 시나몬 내에 구현된 GS25신한메타버스점은 일반 GS25 점포에서 팔리는 음료, 스낵, 용기면 등 50여개 상품이 가상 매대에 진열했다. 여기에 GS샵의 기프티콘(바코드 모바일상품권) 판매처가 연동돼 구매까지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

 

기프티콘은 선물하기 기능을 이용해 타인에게 보낼 수도 있고, 사용 시에는 문자메세지로 전송된 모바일 쿠폰을 통해 GS25에서 상품으로 교환할 수 있다.

 

삼성카드도 에버랜드와 손을 잡고 '에버랜드 메타버스' 내에서 수행하는 8가지 미션을 모두 완료한 참가자 전원에게 '랜덤 쿠폰'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랜덤 쿠폰에서는 에버랜드 이용권을 비롯해 놀이기구 우선 탑승권, 에버랜드 기프트카드 등 다양한 상품이 포함되어 있다.

 

KB국민카드 역시 메타버스 공간에서 퀴즈, 미니게임, 마이데이터 서비스 등 리브메이트(LiivMate)의 다양한 콘텐츠와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도록 로블록스 내 리브메이트 전용 공간을 하반기 중 선보일 예정이다.

 

이 외에도 하나금융그룹은 게임기업 컴투스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메타버스 금융 인프라 구축에 뜻을 함께 하기로 했다. 양사는 메타버스 플랫폼 '컴투버스(Com2Verse)'에 금융 시스템을 접목하는 한편, 금융 인프라 공동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 규제가 빗장...아직 갈길 먼 금융권 메타버스 진출

 

이 같이 금융권은 차세대 미래 산업으로 꼽히는 메타버스 선점을 위한 경쟁이 막이 오른 모습이다. 그러나 메타버스 내에서 금융상품에 가입하는 등 실제 적용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실제로 금융의 경우 전통적인 규제산업인 만큼, 메타버스 내에서 금융 거래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금융사들 역시 메타버스를 행사, 마케팅, 상담 등 그 활용 범위를 제한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메타버스 내에서 금융상품을 거래하는 경우에도 금융당국의 승인이 필요하다"며 "아직은 법과 제도 등이 정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금융사들은 상품판매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자본시장연구원은 '메타버스 관련 국내외 금융업의 현황과 이슈' 보고서를 통해 메타버스의 구체화를 위해서는 금융 규제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정지수 연구원은 "앞으로 메타버스가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의 영역에서도 활성화될 경우 콘텐츠를 구매하거나 결제하는 등 경제 활동이 늘어날 것이므로, 이에 대한 제도, 규제 등 체계가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보안과 관련된 논의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메타버스 내에서 실제 돈이 돌기 위해서는 현행 은행 수준의 보안 체계가 구축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정 연구원은 "실제로 메타버스에서는 아바타가 활동하기 때문에 아바타가 거래자 본인이 맞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메타버스 플랫폼 사용으로 개인의 얼굴이미지, 사적정보 등이 유출되거나 악용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며 "결제 인프라 구축을 위한 체계 마련, 중·장년층과 노년층의 이용 접근성 등은 향후 해결해야 할 과제로 제기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금융권은 역시 새 정부가 들어서며 현행 금산분리 원칙을 어떻게 손볼지 기대를 하고 있는 눈치다.

 

현재 은행연합회는 비금융 사업 진출과 관련해 은행권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에 은행들은 혁신금융서비스 인가를 거쳐 시범 운영하는 통신업, 음식배달업 외 가상자산, 정보통신기술(ICT), 메타버스 등 분야의 진출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산분리가 도입된 지 27년이 지났다"며 "빅테크사들이 디지털 역량을 바탕으로 금융권에 뛰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 역시 디지털 전환을 위해서라도 이제는 다소 규제가 완화되어야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 청년일보=이나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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