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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주도의 반도체 강국 확신"···반세기 내다본 故 이건희 선대 회장 혜안 '재조명'

모두의 만류에도 성공 확신한 이건희 회장···삼성, 한국반도체 인수 49주년
일각 "삼성전자 발전 기틀 다졌다"···과감한 승부수로 세계 1위 '타이틀'

 

【청년일보】 1970년대 첨단산업의 불모지였던 한국을 과감한 결단력과 선구안적인 혜안으로 오늘날 반도체 강대국으로 발돋움시킨 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의 '승부수'가 업계로부터 새삼 재조명되고 있다. 

 

6일 재계 등에 따르면 이건희 선대회장은 기술 불모지에서 반도체 산업을 적극 추진하며 삼성전자가 오늘날 세계 최고의 반도체 기업에 도약할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했다.

 

지금으로부터 50년 전인 1973년, 4차 중동전쟁으로 인한 '제1차 오일쇼크'에 직면하면서 이 선대회장은 부가가치가 높은 첨단 하이테크산업으로 진출해야겠다는 의지가 확고했다. 때마침 1974년 한국반도체라는 회사가 파산에 직면했다는 소식을 들은 이 선대회장은 선친인 故 이병철 회장에게 반도체 사업 진출, 인수를 건의했다. 

 

그러나 내부 경영진들 사이에선 "TV도 제대로 못 만드는데 최첨단으로 가는 것은 위험하다", "미국 일본보다 20, 30년 뒤처졌는데, 따라가기나 하겠는가?"는 등의 의심의 눈초리로 가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선대회장은 전자부문을 살릴 수 있는 길은 오직 핵심부품인 '반도체의 자급'이라 판단했다.

 

이후 1974년 12월6일, 마침내 이 선대회장은 사재를 털어 한국반도체의 지분 50%를 인수하며 반도체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3년 뒤인 1977년 12월, 미국 ICII사(社)가 가지고 있던 나머지 지분 50%도 인수했으며 이듬해 3월엔 삼성반도체주식회사로 상호를 변경했다. 1980년에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로 흡수 합병됐다.

 

물론 사업 초기에는 미국, 일본 등 해외 반도체 선도기업에 비해 기술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였고 이같은 장벽을 극복하기엔 어려운 현실이었다.

 

그럼에도 이 선대회장은 50여 차례 미국 실리콘밸리를 드나들며 핵심 인재 영입을 통한 기술격차 극복에 적극 앞장섰다. 특히 당시 반도체 산업을 주도하던 미국 페어차일드사(社)를 설득, 삼성전자 지분 30%를 내주는 조건으로 기술 이전에 성공했다.

 

이후 삼성 반도체 사업은 이병철 회장의 1983년 2월 '도쿄선언'을 통해 본격화 됐다. 그로부터 10개월 후 세계 3번째로 64K D램 개발에 성공하며 삼성전자 발전 기틀을 다졌다. 

 

이어 ▲1992년 세계 최초 64메가 D램 상용화 ▲1993년 세계 D램 시장 점유율 1위 기록 ▲1994년 256MB D램 ▲1996년 1GB D램 ▲2001년 4GB D램 ▲2010년 30나노(nm) 2GB DDR3 D램 등 모두 최초로 개발했고, 세계 최고의 메모리 반도체 기술력 확보에 성공했다.

 

이처럼 이 선대회장의 과감한 승부수와 초격차 기술로 '세계 1위' 명성을 지켜온 삼성전자 반도체는 '캐시카우(주요 현금창출원)'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연초부터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에 따른 IT 수요 부진, 메모리 업황 악화로 위기에 직면했다.

 

최근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실적 추이를 살펴보면 반도체 불황으로 올 1분기 4조5천8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후에도 3~4조원대 적자를 내면서 올해 누적 적자만 자그마치 12조원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이 선대회장의 바통을 이어받은 이재용 회장이 과거 선친의 사업보국(事業報國) 정신을 잇고 과거 반도체 신화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선 메모리 반도체 사업에 대한 편중 심화를 어느 정도 해소하고 미래 먹거리로 부상한 비메모리반도체(시스템반도체) 경쟁력 강화에 역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계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는 청년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D램 글로벌 매출 상승세,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꼽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내년도 흑자전환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키는 건 맞지만 이젠 높은 메모리 의존도를 낮추고 비메모리반도체 분야 경쟁력 강화에 앞장설 필요가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반도체 기술 패권 경쟁이 한 층 치열해진 가운데 메모리와 비메모리 부문 모두 소홀히 할 수 없지만 우리나라의 비메모리 반도체의 경쟁 우위를 따지고 봤을 때 타국 대비 최하위권에 머물러있다"면서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비메모리 반도체는 70%를 차지하며  향후 AI, 사물인터넷 등의 기술 발달로 수요는 더욱 커질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재용 회장이 선친의 사업보국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선 미래 먹거리로 각광받고 있는 비메모리반도체 부문에 적극 투자해 캐시카우로 키워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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