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금융 및 카드사노동조합이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의 적격비용 재산정 결정에 "가맹점수수료율 추가 인하를 즉각 중단하고 주기적 재산정을 폐기하라"고 요구했다.
9일 카드업계 들에 따르면 7개 카드사(신한·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BC카드) 노조와 전국사무금융노조·전국금융산업노조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금융위원회 정문 앞에서 '수수료 추가 인하 중단 및 주기적 재산정 폐기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가맹점수수료율 추가 인하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금융위는 3년마다 적격비용을 재산정한 뒤 연매출 30억원 이하 가맹점(우대가맹점)의 수수료율을 조정한다. 적격비용 재산정 제도란 카드사의 자금조달·위험관리·일반관리·마케팅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가맹점 수수료를 다시 책정하는 제도다.
정부는 지난 2012년부터 3년마다 적격비용 재산정을 통해 중소·영세 자영업자들을 대상으로 카드 수수료율을 인하해왔다. 지난 2022년 1월 말 금융위원회는 연 매출 30억원 이하 우대 가맹점의 카드수수료를 0.8~1.6%에서 0.5~1.5% 수준으로 내렸다.
노조는 적격비용 재산정 제도로 가맹점수수료율이 계속 내려가면서 카드사의 본업인 신용판매 경쟁력이 크게 저하되고 부대사업인 대출의 비중이 커졌다고 밝혔다.
노조는 "국내 카드사들은 수년 전부터 신용카드업 본연의 영역인 신용판매업 수익성 악화를 만회하기 위해 울며 겨자먹기로 카드론, 오토론과 리볼빙 등 단기대출사업에 내몰리고 있다"라며 "카드산업 핵심인 신용판매업과 부대사업인 대출사업의 적정 비율 유지는 달성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이재진 사무금융노조 위원장은 "금융위는 3년 전 수수료 인하를 최소화하고 적격비용 재산정 제도를 폐지까지 염두에 두겠다고 약속했지만, 3년이 지난 지금도 그 어떤 결과도 도출하지 못하고 있다”며 “금융위는 수수료를 더 깎으려는 명분만 쌓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금리로 인해 카드사들의 조달 비용이 역대 최대를 기록하고, 본업인 신용판매 사업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며 "가맹점 수수료 수익 감소로 소비자들에게 카드 혜택이 축소되고, 이는 카드사의 영업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라며 적격비용 산정 제도의 폐기 주장의 근거를 설명했다.
노조 측은 금융위의 카드 수수료 추가 인하 시도가 있을 시 투쟁 수위를 높여 총파업까지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적격비용 재산정 논의가 이뤄지던 지난 2019년과 2021년 카드사 노조는 총파업을 예고한 바 있습니다.
노조는 "카드산업의 몰락과 카드노동자들의 고통을 재물삼아 벌이는 금융위의 카드수수료 인하 포퓰리즘을 더이상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며 "총파업을 결의했던 카드 노동자의 절실함을 비웃는다면 역사에 기록될 총파업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 청년일보=신한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