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15 (토)

  • 맑음동두천 2.7℃
  • 맑음강릉 9.5℃
  • 맑음서울 5.9℃
  • 맑음대전 6.7℃
  • 구름조금대구 7.9℃
  • 맑음울산 10.5℃
  • 맑음광주 8.3℃
  • 맑음부산 13.9℃
  • 맑음고창 5.6℃
  • 맑음제주 13.1℃
  • 맑음강화 5.2℃
  • 구름조금보은 2.8℃
  • 맑음금산 2.7℃
  • 맑음강진군 8.6℃
  • 맑음경주시 7.4℃
  • 맑음거제 10.9℃
기상청 제공

[청년발언대] Green Nephrology, 지속가능한 의료에 대하여

 

【 청년일보 】 기후 변화로 폭염과 한파가 잦아지고, 이를 견디기 위한 냉난방 가동은 다시 전력 고갈과 정전 위험을 키운다. 주 3회 혈액투석이 생명선인 만성신질환(CKD) 환자에게 정전은 곧 치료 중단을 뜻한다. Green Nephrology는 환경을 위한 추가 과제가 아니라, 재난 상황에서도 투석을 끊기지 않게 하는 의료의 생존 전략이다.

 

신대체요법은 신장이식·혈액투석·복막투석이 있다. 이식이 최선이지만 국내 평균 대기 기간이 4~5년이라 많은 환자가 투석을 병행하며 기다린다. 복막투석은 가정에서 수행할 수 있으나 감염과 자가관리 부담으로 고령층에선 한계가 있다.

 

결국 다수에게 현실적인 선택은 혈액투석이고, 이 치료는 전력·물·소모품·정수 설비에 강하게 의존해 정전과 공급 차질에 취약하다.

 

이 의존성은 매 회차 또는 회차마다 남는 환경 비용으로도 드러난다. 핵심 요소는 에너지, 폐기물, 탄소 배출량, 물이다. 에너지는 장비·시설 효율을 감안해 회당 약 12~19.6킬로와트시로 추정되며, 1년이면 소형 아파트 한 채의 연간 전력 사용량에 맞먹는다. 폐기물은 회당 1.5~2.5킬로그램이고 이 가운데 80~85%가 재활용이 어려운 감염성·오염물이다. 환자1명 기준 연간 376킬로그램에 달한다.

 

탄소발자국은 해외 다기관 연구에서 회당 약 58.9킬로그램 이산화탄소환산량이 보고된다. 물은 회당 약 400~500리터가 필요하며, 역삼투(RO) 과정에서 약 3분의 2가 폐수로 버려진다. 환자 1명 기준 연간 6만~7만 리터로, 성인 1명이 1년 동안 샤워에 쓰는 물과 비슷한 규모다. 투석은 정수 후 수돗물보다 훨씬 엄격한 수질(엔도톡신·세균 수 관리)을 요구하기에 '좋은 물을 많이 쓰고 많이 버리는' 구조를 피하기 어렵다.

 

RO로 정제된 초순수의 기준은 분명하다. 일상 급수(정수 후 배관 말단)가 대략 엔도톡신 3~15EU/mL, 일반세균 100CFU/mL 이하 수준이라면, 투석에 쓰이는RO 제품수는 엔도톡신 0.25EU/mL 이하, 일반세균 100CFU/mL 이하까지 요구될 만큼 훨씬 엄격하다.

 

영국 NHS와 호주 일부 센터는 RO 폐수를 세척용수·조경용수 등 비음용 용도로 돌리는 'Water Reuse System'을 운영해 연간 수천 톤의 물을 절약하고 있다. 국내는 아직 관련 기준과 설비 도입 논의가 미비한 상태다.

 

호주 시드니의 Royal Prince Alfred Hospital(RPAH)는 투석 정수 과정에서 발생하는RO 폐수를 저장·여과해 주당 약 3만리터(연간 약 150만리터)를 비음용수로 재사용하고, 이 물은 시의 도로·보행로 세척에 활용된다. 병원 차원의 환경 효율화가 지역 공공서비스와 직접 맞물릴 수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요약하면, 혈액투석은 많은 자원에 의존하는 치료이고 그만큼 위험에도 취약하다. Green Nephrology는 이런 약점을 보완해 치료의 연속성을 높이고 불필요한 낭비를 줄여 현장의 부담을 덜어준다. 환경과 진료가 함께 나아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실용적인 방향이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

관련기사




청년발언대

더보기


기자수첩

더보기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