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병원에서 AI 접수 시스템과 OCR 문서 인식 기술이 빠르게 도입되면서 행정직 업무가 단순 입력 중심에서 데이터 검증과 환자 안내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특히 수기 입력과 전표 처리 비중이 감소하는 대신 정보 정확성 확보, 보안 관리, 예외 대응이 핵심 역할로 떠오르고 있다. 현장에서는 디지털 전환이 ‘자동화’가 아니라 업무 방식의 변화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OCR 시스템은 스캔 문서와 PDF를 EMR로 자동 전환하지만, 이후 표준 용어 매칭과 데이터 검증, 접근 권한 점검 등 사람이 책임지는 과정이 필수다. 전자의무기록 인증제 강화 이후 병원 창구에서는 환자 식별, 로그 모니터링, 중복 차트 관리 같은 정보 보안 기반 절차가 꾸준히 강화되고 있다. 모바일 건강보험증과 전자서명이 확대되면서 본인 확인 업무도 단순 확인을 넘어 재확인과 문제 해결 역할까지 요구되고 있다.
현장의 변화는 실제 도입 사례에서도 확인된다. 최근 QR 기반 병원 키오스크 시스템이 적용되면서 환자는 QR 인증만으로 접수, 수납, 증명서 발급이 가능해졌다. 고령층 배려 기능을 갖춘 ‘닥터스 키오스크’ 공개도 앞두고 있다. 국제성모병원은 검사, 신체계측 결과를 EMR로 자동 연계해 대기 시간을 단축하고 있다. 이러한 시스템은 직원 업무 부담을 완화하고 환자 흐름을 효율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반면 디지철 접근성은 여전히 해결 과제로 남아 있다.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병원 키오스크 이용 시 오류(45.8%), 사용 미숙(18.8%), 안내 부족(13.5%)이 주요 불만으로 나타났다. 고령층과 취약계층 지원 필요성이 커지면서 법 개정에 따라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의무화가 추진되고 있다. 좌석 배치와 동선 설계, 보조 단말기 구비 등 물리적 환경 개선까지 요구되며 의료기관의 새로운 책임이 확대되고 있다.
정부는 디지털 병원 표준화를 추진하며 비대면 접수·수납과 QR·신분증 연계, 도우미 배치 등을 포함한 운영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병원 행정직은 시스템 오류 감지와 데이터 검증, 정보 보안 준수, 환자 안내 등 디지털 운영 조율 역할이 강화되고 있다. 특히 취약계층이 디지털 접접을 불편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현장 대응 역량이 중요해지고 있다.
AI 기술은 병원 행정 업무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역할을 재정의하는 과정에 가깝다. 자동화가 확대될수록 예외 상황 대응, 환자 소통, 서비스 품질 관리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앞으로 의료 행정 분야에서는 데이터 이해력, 정보 보안 감수성, 환자 경험 중심 사고가 필수 역량으로 자리할 전망이다. 현장에서 디지털 전환 흐름이 가속화될수록 병원 행정직은 기술과 환자 사이를 잇는 가교 역할이 더욱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 청년서포터즈 9기 박요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