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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발언대] 디지털 치료제, 어디까지 신뢰할 수 있을까

 

【 청년일보 】 최근 의료계에서는 디지털치료제(Digital Therapeutics, 이하 DTx)가 새로운 치료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에는 약물 처방이나 대면 진료가 치료의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활용한 치료가 보편적 선택지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의료 기술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디지털 기반 치료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졌다. 그러나 기술 발전 속도에 비해 임상적 근거와 제도적 정비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어, 의료 현장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존재하는 상황이다.

 

디지털치료제는 단순한 건강관리 앱이나 웨어러블 기기와 구분되는 개념이다. 이는 '질병 치료 목적'으로 개발된 소프트웨어로, 식약처 또는 FDA와 같은 규제기관의 심사를 거쳐 효과와 안전성을 인정받아야 한다. 대표적인 활용 분야는 불면증, 우울증, ADHD, 당뇨병 예방, 알코올 사용 장애 등이다.

 

특히 행동 교정과 교육이 치료 성과에 중요한 질환에서 높은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예컨대 불면증 디지털치료제는 사용자의 수면 기록을 기반으로 수면위생 교육, 인지행동 기법, 생활 습관 개선 전략 등을 단계적으로 제공하며, 사용자가 일정 기간 치료 과정에 직접 참여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러한 디지털 기반 치료는 약물치료가 가지는 한계를 보완하는 장점도 있다. 약물 복용만으로는 개선되기 어려운 생활습관 문제나 행동 변화는 결국 환자 스스로 실천해야 하는 부분이 많다. DTx는 이 과정을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유도해, 치료 지속성을 높이고 치료 효과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도록 돕는다.

 

그러나 모든 환자가 동일한 방식으로 혜택을 받는 것은 아니다. 앱 사용에 익숙하지 않거나 일정한 치료 참여가 어려운 환경에 놓인 환자의 경우, DTx가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디지털치료제를 기존 치료의 '대체재'가 아닌, '보완적 수단'으로 보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라는 견해를 강조한다.

 

한편, 디지털치료제가 의료 현장에 본격적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가장 큰 문제는 개인정보와 데이터 보안이다. 환자의 생활 패턴, 정신건강 정보, 생체 신호 등 민감한 자료가 플랫폼에 지속적으로 축적되기 때문에 데이터 유출 시 피해 규모가 크다는 점이 우려로 지적된다.

 

또한 실제 임상에서 DTx의 효과를 일관성 있게 재현하기 위한 추가 연구도 필요하다. 일부 제품은 임상시험을 거쳤다고 주장하지만, 충분한 대규모 연구가 부족하거나 장기 추적 연구가 부족한 경우도 적지 않다.

 

보험 적용 문제 역시 중요한 쟁점 중 하나다. 현재 국내에서 사용되는 일부 디지털치료제는 비급여 형태로 제공되고 있어 환자 부담이 크다. 디지털치료제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위해서는 비용 효과성을 입증하고, 제도적 평가 기준을 정립해 보험 적용 가능성을 넓혀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의료진 교육 역시 빠뜨릴 수 없다. 새로운 치료 도구가 도입되면 의료진이 이를 어떻게 환자에게 적용할지, 어떤 환자에게 우선적으로 사용할지에 대한 임상적 판단 기준이 정리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지털치료제가 미래 의료에서 차지할 비중은 점차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개인의 일상 속에서 수행해야 하는 관리·치료가 중요한 질환일수록 디지털 기반 개입의 효과는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는 환자 맞춤형 의료, 예측 기반 건강관리, AI 기반 상담 등 다양한 기술과 결합될 가능성도 크다.

 

의료계에서는 디지털치료제가 단순한 기술 트렌드가 아니라, 환자 중심 치료를 실현하는 새로운 축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결국 디지털치료제의 가치는 기술의 혁신성보다 '실제 환자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는가'에 달려 있다. 기술의 발전, 임상 근거 확보, 규제 체계 정비, 비용 접근성 개선이 균형 있게 이루어진다면, 디지털치료제는 향후 의료 시스템에서 하나의 표준 치료 옵션으로 자리할 것으로 기대된다.
 


【 청년서포터즈 9기 류수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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