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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품(?)' 잃은 우아한형제들... 배민·쿠팡이츠, 국감장서 '동문서답' 빈축

국회, 배달 플랫폼 수수료·상품·일방적 약관 변경 등 사업 행태 집중 질타
배달 플랫폼 "국내법 준수하고 있다"…여야, 통상적 답변에 '답답함' 호소
자영업자·소비자 "무성의하고 뻔뻔함에 실망"…전문가 "사회적 책임 실종"

 

【 청년일보 】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이하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한 배달의민족(이하 배민)과 쿠팡이츠 관계자들의 불성실한 답변과 태도가 빈축을 사고 있다. 국감 진행을 시청한 일부 자영업자를 비롯해 소비자, 전문가들은 이들의 행태에 질타를 쏟아내기도 했다.

 

지난 8일 열린 산자중기위 국감에는 피터얀 반데피트 우아한형제들 대표와 김명규 쿠팡이츠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해 국회의원들의 집중적인 질의를 받았다.

 

특히 배달 플랫폼업계에서 각각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이들 업체의 과도한 배달 중개수수료(이하 배달 수수료) 및 일방적인 약관 변경 등에 대한 의원들의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 배달 수수료·불합리한 광고 상품·약관 변경 등 '갑질'…여야, 독과점 지위 이용 이익극대화 '질타'

 

먼저 배달 플랫폼시장의 약 60%의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배민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집중됐다.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은 "독과점적 지위를 활용해 자사 이익 극대화에 몰두하고 있는 배민의 행태에 전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면서 "사업 초기에는 다양한 프로모션을 통해 자영업자와 소비자를 모으고, 이후에는 배달 수수료를 일방적으로 올리는 행태로 사업을 전개해 왔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배민의 배달 유인행위가 공정거래법 제5조(시장지배적 지위의 남용 금지) 및 제45조(불공정거래행위 금지)를 위반할 소지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배민의 영업방식은 굉장히 치밀하고 교활하다고 생각한다"라면서 "우아한형제들이 아니라 '추악한형제들'로 회사명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배민스토어 판매자 이용약관 제8조와 오픈리스트 광고, 배민1플러스 이용약관 등을 거론하며 배민의 일방적인 약관변경 행태에 비판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배민이 자영업자들의 가게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데이터에 대한 일방적인 약관 변경으로 갑질을 하고 있다"라면서 "배민의 심각한 갑질행위가 묵인, 방조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배민의 일부 약관이 표준계약서법과 약관법을 위반할 소지가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송재봉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부가 배달 플랫폼업체들의 수익구조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이에 따른 법률적 기준을 제시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송 의원은 "상생협의체에서 실질적인 방안이 마련되지 않고 있고, 논의 자체가 배달 플랫폼업체의 선의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 한계"라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배달 수수료를 원상복구하고, 무료배달을 중단하는 것에서부터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본다"라고 주장했다. 

 

서왕진 조국혁신당 의원은 약 100만명에 육박하는 자영업자 폐업에 배달 플랫폼의 과도한 배달 수수료가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한, 그는 배민의 광고상품인 우리가게클릭(CPC), 울트라콜(깃발꽃기·정액제), 오픈리스트(정률제)의 불합리한 구조와 일방적인 약관 변경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서 의원은 "배달 플랫폼 광고에 노출되지 않는 자영업자는 정상적인 영업을 하기 힘들기 때문에 사실상 여러 광고상품을 중복으로 이용하게 하고, 결국에는 출혈 경쟁을 유도하게 된다"라며 "특히 배민의 경우 일방적인 약관 변경, 강압적인 기업구조로 자영업자의 생존을 위협한다는 원성이 매우 높다"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배민은 총 14번의 약관을 변경했고, 96개 조항의 약관 내용을 신설·개정·삭제했다"라면서 "약관 변경이 적극적인 설명 없이 일방적으로 적용되고 있어, 자영업자들은 광고에 대한 기대 효과 등을 알지 못한 상태로 약관을 수용할 수밖에 없다"라고 꼬집었다.

 

배달 플랫폼에 대한 일련의 지적에 대해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 장관은 "광고상품 중 특히 우리가게클릭은 부당한 지점이 있다고 인지하고 있고, 중기부도 상생협의체 내에서 이 부분을 지속적으로 어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영세 소상공인에게 도움이 되는 상생방안이 도출되어야 한다는 게 확고한 입장"이라며 배달 플랫폼의 일부 광고상품에 대한 문제가 있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 쿠팡이츠·배민 대표, 여아 질의에도 '딴청'…"국내법 준수하고 있다"

 

김명규 쿠팡이츠 대표와 피터얀 우아한형제들 반데피트 대표에 대한 본격적인 증인 심문에서 여아 의원들은 한뜻으로 이들을 질타하며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의 시장구조에 대한 본질적인 의문을 제기했다.

 

먼저 강승규 국민의힘 의원은 김 대표에 대한 증인 심문에서 "쿠팡의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한 공격적 경영 결과 상당한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게 됐다"라며 "2022년 쿠팡이츠가 주문 건당 9.8%의 중개 수수료를 도입하자, 경쟁사인 배민도 배달 수수료를 인상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3월부터 와우 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무제한 무료배달 서비스를 개시하자 배민 역시 무료배달 월정액 서비스인 배민클럽을 출시했는데, 쿠팡이츠가 막강한 쿠팡의 자본력을 동원해 배달앱 생태계를 교란하고 있는 것 아니느냐"라면서 "쿠팡이츠가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이와 같은 정책을 펼치는 이유는 시장 장악력,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함"이라고 짚었다.

 

또한 강 의원은 "본사 자본력, 지배력을 동원해 입점업체를 괴롭히고, 최근에는 최혜 대우까지 요구하며 입점 업체들을 옥죄이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강 의원은 쿠팡이츠가 정부의 상생협의체 참여를 빌미로 법 위반행위에 대한 제재처분 경감, 행정기관의 실태조사와 직권조사 면제 등을 요구했다고 폭로했다. 

 

이에 김명규 대표는 "쿠팡이츠는 고객 배달비를 회사가 부담하는 형태로 무료로 배달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라며 "오해될만한 소지가 있고 개선할 부분이 있다면 개선하겠다"라고 응답하며 즉답을 피했다. 

 

오세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영업자에게 배달앱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라면서 "지난달 23일 배달앱 대표 3사가 참여하는 소상공인 민생포럼을 개최했는데, 현장은 절박함 그 자체였다"라고 회상했다.

 

오 의원은 "쿠팡이 소비자를 위해 무료로 배달한다고 했지만 이는 절대 무료가 아니다"라며 "지나친 마케팅을 위해 결국 손해를 보는 것은 자영업자이며, 무료 배달의 부담을 자영업자들이 부담하는 게 문제"라고 비판했다.

 

그는 "기업은 고객이 있기 때문에 성장하는 것이고, 이를 위해 상생이 필요한 것"이라며 "앞으로 자영업자를 위해 어떤 상생방안을 준비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소개해 달라"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김 대표는 "쿠팡이츠는 업계에서 유일하게 포장 수수료를 무료로 제공하고, 4년 넘도록 전통시장에 대해 수수료를 감면하고 있다"라며 "상생협의체에 진중하게 임하고, 구체적인 방안이 나온다면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라고 응답했다.

 

이에 오 의원은 한숨을 내쉬며 "앞에서 좋은 말로 일관했지만, 실질적인 상생방안을 필수적으로 마련하지 않는다면 결국 국민들이 외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에 이어 진행된 피터얀 반데피트 우아한형제들 대표에 대한 심문에서도 유사한 주제에 대한 집중적인 질의가 이어졌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피터얀 반데피트 대표가 외국인이라는 본질적 한계로 인해 국내법에 대한 질의 및 통역과정에서 불필요한 시간 지연과 소요가 발생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배민은 2022년 8월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로부터 배민 소비자 이용약관 관련해 시정 권고명령을 받은 바 있다"라며 "배민은 2021년 배달 등에 있어 분쟁이 발생할 경우 회사는 어떠한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소비자 이용약관을 만들었는데, 공정위로부터 약관법 면책조항 금지 위반으로 시정명령을 받고, 회사의 책임을 분명히 하는 것으로 약관을 변경한 바 있다"라고 말했다.

 

피터얀 반데피트 대표는 "시장 및 사업상황에 따라 약관 변경은 때때로 이뤄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인정한다"라며 "일반적으로 약관 변경은 우아한형제들 법률팀의 검토를 통해 한국 내 법률적 문제가 없을 경우 이뤄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답변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공정위로부터 이미 시정명령을 받은 사항에 대해 주지한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불공정 갑질 약관을 만들어 배민 스토어 판매자들에게 갑질하고 있는 게 밝혀졌다"라고 말했다.

 

또한 "올해 8월 8일부터 시행된 배민 스토어 이용약관 제8조(배민 스토어 거래 등으로 회사는 어떠한 보증도 하지 아니하며, 이에 대한 일체의 책임을 판매자에 부담한다) 등으로 과거 배민 소비자 이용약관과 거의 동일하게 약관법 제7조 면책 금지조항을 어긴 것으로 보인다"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배민의 광고상품에 역시 이와 같은 불공정 약관이 적용돼 문제가 발생하고 있음에도, 반성의 모습은 커녕 더욱 뻔뻔한 갑질 행태를 보며 동료 의원은 우아한형제들이 아닌 '추악한형제들'이 아니냐는 비판까지 하고 있다"라고 구체적으로 지적했다.

 

이에 피터얀 반데피트 대표는 "당사는 절대적으로 국내법을 준수하고 있다"라면서 "모든 약관이 국내법을 준수하고 있다는 법률팀의 피드백을 받았지만, 만약 이중 국내법에 위반된 사례가 있다면 법률에 맞게 약관을 변경하겠다"라는 반복된 입장을 표명했다.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시장지배적 사업자로서 입점업체의 가격 협상력은 사실상 상실된 상태라는 현실을 인정하느냐"라며 "배달앱 서비스가 본질적인 거래라고 생각하는지, 아니면 부수적인 거래라고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라고 말했다.

 

피터얀 반데피트 대표는 "배민이 전개하는 사업의 본질이 업주의 성장을 도모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업주의 매출을 올리고 소비자와 연결하는 것이 플랫폼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직접적인 답변을 회피했다.

 

피터얀 반데피트 대표의 답변이 통상적인 수준에서 반복되자 이 의원은 답답함을 호소하며 오 장관에 "음식 판매거래가 본질이고 배달앱은 부수적인 서비스에 불과하다"라며 "부수적 서비스의 수수료가 이처럼 높아지는 게 말이 되는지 의문이며, 이와 같은 현상을 방치하는 게 시장 질서를 유지하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라고 말했다. 

 

이 의원의 질의에 오 장관은 "충분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하며, 면밀히 살펴보겠다"라고 답변했다.

 

 

◆ "배민·쿠팡이츠 동문서답에 허탈"…전문가 "사회적 책임 찾아볼 수 없어"

 

8일 열린 산자중기위 국감을 온라인으로 시청한 자영업자들은 배달 플랫폼 업체들의 무성의한 답변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국감을 지켜봤다는 50대 자영업자 A씨는 "배민과 쿠팡이츠 대표의 무책임한 발언에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면서 "자신들이 누구를 통해 이익을 내고 있는지, 그들이 얼마나 분노하고 있는지에 대해 전혀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또 따른 40대 자영업자 B씨는 "예상은 했지만, 그보다 더욱 뻔뻔한 태도와 자세에 어이가 없다"면서 "경제적 이념에 차이가 있는 여야 의원들마저 힘을 모아 질타할 만큼 배달 플랫폼에 대한 문제가 심각한데, 불성실한 답변으로 국민의 대표를 무시하는 것 같아 참담한 마음"이라고 토로했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한 관계자는 "이번 국감을 통해 수익 창출에만 몰두하는 배달 플랫폼의 본색이 더욱 널리 알려졌다고 생각한다"면서 "작년에도 의원들의 질의에 동문서답으로 일관하더니, 올해는 그 정도가 더 심해졌다"라고 비판했다.

 

소비자들도 국감에 출석한 배달 플랫폼 관계자들의 태도에 대해 답답함을 드러냈다.

 

1주일에 3회 이상 배달 플랫폼을 활용한다는 20대 소비자 C씨는 "그간 무료배달 혜택을 받으며 배달앱을 이용해 왔지만, 국감을 지켜보니 배달 플랫폼보다는 직접 매장을 방문해 포장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면서 "자영업자들의 고통을 체감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30대 소비자 D씨 역시 "배달앱 사용을 줄여야겠다는 확고한 생각이 들었다"라면서 "그간 다양한 배달 플랫폼에 사용한 돈이 결국 자영업자의 고통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양심의 가책을 느낀다"라고 전했다.

 

전문가와 학계 역시 이날 국감에 출석한 배달 플랫폼업체 관계자들의 답변과 태도가 적절치 못했다고 지적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한 전문가는 "이들 업체 대부분이 여전히 벤처·스타트업으로 분류될 수 있는 업력에 속해 있다는 게 놀라운 지점"이라면서 "그간 불투명한 수익구조 관련해 제기된 다양한 비판에 충분히 소명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음에도 불구하고, 작년과 같이 '올해만 넘기자'라는 안일한 태도가 여전히 감지돼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라고 비판했다.

 

유통업계에 정통한 한 학계 인사는 "'혁신'으로 대표되던 이들 기업의 모습은 오간데 없이 사라지고, 사회적 책임 역시 실종됐던 국감"이라면서 "향후에도 플랫폼의 파트너인 자영업자와 소비자들에게 이러한 자세로 일관한다면, 배달 플랫폼업계의 미래는 없을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대통령실은 지난 4일 '배달 수수료 상한제'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우아한형제들은 매출에 따라 수수료를 순차 인하하는 '차등 수수료안'을 제시했지만, 자영업자들은 이와 같은 방안에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어 상생안 도출에 난항을 겪고 있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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