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카카오뱅크가 올해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음에도 시장의 평가는 냉담한 모습이다.
증권사들은 각 사의 리포트를 통해 카카오뱅크가 양호한 은행 실적에 비해 느린 플랫폼 성장성을 거론하며 줄줄이 목표주가를 낮추고 있다. 올 4분기부터 새로 시작하는 신사업에 대해 혹평을 쏟아낸 곳도 있다.
그러나 이런 혹평 속에서도 실적발표 전 1만6천원대까지 떨어졌던 카카오뱅크의 주가는 실적발표 후 급등하며 2만1천원대를 회복한 모습이다.
5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올해 3분기 당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51.3% 증가한 787억원으로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순이익과 영업수익(4천118억원), 영업이익(1천46억원) 모두 나란히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이다.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천25억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증권가는 카카오뱅크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쏟아내고 있다. 이자이익의 상승으로 은행 실적은 크게 올랐지만, 카카오뱅크의 주요 사업이라 할 수 있는 플랫폼이나 수수료 사업에 대한 전망이 어둡다는 이유에서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3일 리포트를 통해 카카오뱅크의 올해 3분기 실적은 외형 성장 둔화와 경상 비용 증가, 플랫폼 취급고 감소 등으로 당사 추정치를 하회했다며 목표주가를 33% 하향 조정했다.
순마진율 확대와 대출 성장 둔화, 판관비 증가, 대손비용 증가 등을 반영할 경우 자기자본이익률(ROE) 기댓값이 하락해 현 주가에서 상승여력이 없다는 판단이다.
김도하 연구원은 "순이자이익은 시장기대치와 유사했으나 수수료이익의 적자 전환과 더불어 판관비 증가가 연속된 점이 영업이익 부진을 야기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경상 비용(판관비 및 대손)의 증가에 더해 외형 성장의 둔화와 플랫폼 취급고의 감소가 이어지는 중"이라며 투자의견 역시 홀드(Hold)를 유지했다.
NH투자증권도 이번 3분기는 호실적이 주로 순이자마진(NIM) 개선과 신용원가(Credit cost) 하락에 기인한 만큼, 플랫폼 관련 성과가 뚜렷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정준섭 연구원은 "3분기 플랫폼 수익은 전분기 대비 9.9% 하락한 194억원으로 부진했으며, 수수료 수익은 439억원으로 같은 기간 0.5% 성장하는데 그쳐 정체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주식시장 부진에 따른 증권 계좌개설 수익 감소가 이어지고 있으며, 이외 새로운 수익원도 제한적인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가 시중은행을 훨씬 상회하는 NIM이 유지되고 있는 만큼, 이를 바탕으로 연간 40% 이상의 순이익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그는 가계대출 규제가 앞으로도 완화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며 "여신 성장률 전망을 기존 23%에서 11.6%으로 대폭 하향했다"고 평가했다.
이 외에도 KB증권은 "플랫폼 및 수수료 손익이 여전히 기대치를 하회하고 있다"면서 "성장 전략 및 신규 서비스를 통한 플랫폼 수익 확대가 확인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같은 혹평에도 불구하고 카카오뱅크의 주가는 실적 발표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주가는 3분기 실적 발표일인 지난 2일 17% 이상 오르며 2만원 대를 회복했으며, 이튿날인 3일 1.98% 하락했지만 4일 반등에 성공, 2만1천원대까지 올랐다.
은경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제부터의 고민은 주가 상승의 지속 가능 여부"라며 "사측이 강조한 개인사업자 뱅킹 서비스 런칭, 인증 사업과 가상자산거래소 연계 서비스 등은 현재 시장 분위기상 주가 재평가 요인으로 작용하기에 한계가 뒤따른다"고 전했다.
【 청년일보=이나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