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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발언대] "베이비박스, 내몰린 산모들의 도피처인가 혹은 아동 유기의 온상인가"

 

【 청년일보 】 지난 3일 인천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대는 30대 친모 A씨를 아동복지법상 아동유기 혐의로 입건했다.


A씨는 2015년 11월 인천의 한 교회 베이비박스에 자신의 아이를 유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유기 혐의에 대해 단순 조사를 받던 중이었으나, 인천 지역에서 출산 기록은 있지만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이른바 '유령아기'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됐다.


경찰은 A씨가 의지만 있으면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여건이었다는 입장으로, A씨가 교회 직원들과의 아무런 상담없이 아이를 두고 떠난 점, 아이를 교회관계자들이 데리고 갈 때까지 지켜보지 않은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베이비박스는 2009년 12월 주사랑공동체교회의 이종락 목사에 의해 최초로 만들어진 '키울 수 없는 아기를 두고 가는 장소'다. 아이를 단지 놓고 가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교회에 상주하는 상담사와 상담을 하기도 하고, 인적사항 등을 확인하는 절차를 거친다. 이 과정에서 아이를 키울 의지가 남아있는 경우 설득과 함께 다른 지원을 시도하기도 한다.


지난해 7월 영아유기에 대해 친모 무죄를 선고한 판례에 따르면 위와 같은 과정을 거쳐 정당하게 위탁하는 방식으로 베이비박스를 사용한 경우 그 의도가 정상 참작된다.


A씨의 입건을 두고 찬반 논쟁에 불이 붙었다. '베이비박스는 키울 수 없는 아기를 살리기 위한 마지막 공간이다. 의지만 있으면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여건임에도 불구하고 양육비 책임조차 지지 않을 수 있는 친부에 대한 처벌은 전무하고, 낙태하지 않고 낳아 아이를 위탁한 산모는 보호하지 않는 체제'라는 찬성 의견과 '베이비 박스가 너무 쉽게 접근 가능하여 양육 포기를 부추기고 있다'는 반대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한다.


그러나 그 첨예한 끝이 향하는 비판은 정부에게로 귀결된다. 피치 못할 사정으로 유기할 수밖에 없는 미혼모, 외국인, 장애아 등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베이비박스는 민간단체의 활동이다. 정부의 행정 공백을 메우고 아동과 산모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고 있음이 분명하기에 베이비박스 유기에 대해서는 전면적 처벌이 아닌 개별적이고 구체적 상황을 고려한 경찰의 판단이 우선시 된다.


우리 사회와 정부는 더이상 베이비박스에 아동을 유기하고 매정하게 떠난 '엄마'에게 집중하거나 그의 양육 여건에 대해서만 이야기할 것이 아니다. 진정으로 유기당하거나 유기당할 상황에 놓인 아이들과 그런 선택을 종용당한 산모들의 생활 여건을 구제할 수 있는 정책을 구상해야만 할 것이다.
 


【 청년서포터즈 6기 김신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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