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서포터즈 8기 강연우 [고려대학교 바이오시스템의과학부 2학년]](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416/art_1744940164954_ddbde6.jpg)
【 청년일보 】 부드러운 색감과 감성적인 분위기, 과도한 꾸밈없이 자연스럽게 표현된 인물들. 한 번쯤 은 접해봤을 지브리풍의 사진은 '스튜디오 지브리' 라는 애니메이션 제작사에서 시작된 화풍이다.
제작사 설립자인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예술적 철학 및 연출 방식에서 비롯된 스타일로 전 세계적으로 오랜 시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이웃집 토토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하울의 움직이는 성', '모노노케 히메', '바람이 분다'등이 있다.
이런 사진을 본 누군가는 "이 장면은 어떤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장면일까?"하는 궁금증이 들 수 있지만 놀랍게도, 해당 이미지는 스튜디오 지브리의 작품이 아닌 Chat gpt(챗지피티)를 통해 생성한 이미지이다.
Open AI(오픈 AI)는 올해 4월을 기준으로 챗지피티의 주간 활성 이용자 수 (WAU)가 5억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말 이용자 수(3억5천만명)에 견줘 30% 이상 급증한 수치이다. 최근 3개월 동안 이용자가 급증한 이유는 신규 인공지능 모델과 기능의 도입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주목받고 있는 기능은 '챗지피티-포오(Chat gpt-4o) 이미지 생성 모델'이다. 이 모델은 스튜디오 지브리와 디즈니 같은 유명 애니메이션 제작사의 화풍을 구현하는 기술로 사람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현재 이 기능은 유료 구독자 뿐만 아니라, 무료 이용자도 하루 최대 3개까지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도록 제공된다.
사람들은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찍은 사진을 애니메이션 스타일로 바꿔준다는 것에 매력을 느끼며, 챗지피티에게 여러 장의 사진 변환을 요청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일 챗지피티의 일간 이용자 수가 처음으로 120만명을 넘어섰고, 지난달 1일의 일간 이용자 수가 약 80만명이라는 점과 비교했을 때 그 성장세가 매우 가파름을 알 수 있다. 이 같은 폭발적인 인기의 주요 원인으로 새롭게 도입된 이미지 생성 모델이 꼽힌다.
![Chat GPT(챗지피티)가 생성한 지브리풍 이미지. [출처=Chat GPT]](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416/art_17449401644847_600fc4.jpg)
하지만 이처럼 편리하고 흥미로운 기술에도 반드시 생각해 봐야 할 사회적 쟁점이 존재한다.
먼저, 과도한 챗지피티 사용으로 인한 에너지 소비와 환경 문제가 있다. 최근 발표된 스탠퍼드대 인공지능 인덱스 보고서에 따르면, 챗지피티의 기반인 대언어모델(LLM)'지피티3'는 훈련 과정에서 1287MWh의 전기를 소비했다. 이로 인한 탄소 배출량 추정치는 502톤이다. 평균적으로 세계인이 100년간 배출하는 양에 해당한다.
게다가 인공지능 훈련에는 물 소비량도 상당하다. 컴퓨터 가동 시 발생하는 열을 식히는 데 다량의 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미국 리버사이드 콜로라도대와 앨링턴 텍사스대 연구진은 챗지피티와 평균 20~50개의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을 때 물 500ml가 소비된다는 계산 결과를 발표했다. 기후 위기와 자원 고갈이 점점 더 심각해지는 현시점에서, 단순히 사진 하나를 바꾸기 위해 이처럼 많은 자원이 소비되는 것이 과연 정당한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또 하나의 논란은 저작권 침해 가능성이다. 지브리풍 이미지를 다량 생성하기 위해서는 챗지피티-4o가 해당 화풍을 학습했을 가능성이 있는데, 오픈 AI가 이 과정에서 애니메이션 제작사와 사전 협의가 있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창작자 권리 침해 및 화풍 도용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2016년에 방영된 다큐멘터리 'NHK 스페셜: 미야자키 하야오-끝을 모르는 남자' 방송에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AI 생성 애니메이션을 본 뒤, "나는 이런 걸 우리들의 일에 쓰고 싶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며 "세상의 종말이 가까워진 것 같다. 인간은 자신감을 잃었다"고 말한 바 있다.
스튜디오 지브리는 이번 사안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철학과 미학에서 비롯된 지브리풍을 AI가 무단으로 사용하는 것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한편 일부 전문가는 화풍 자체는 저작권법 보호 대상이 아니므로 침해로 단정하긴 어렵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일본 문화청은 최근 발표한 'AI 저작권' 관련 가이드라인에서 "화풍이나 아이디어는 저작권법의 보호 대상이 아니다"고 밝히며 작품 그 자체가 아닌 표현 양식에 대한 모방은 법적 보호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정보 탐색, 글 요약, 이미지 생성 등 원하는 바를 단 몇 초 만에 해결해주는 챗지피티는 분명 우리의 삶을 더 편리하게 하고 있다. 하지만 이 편리함에 익숙해진 나머지, 우리는 그 이면에 있는 문제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할 수 있다. 앞으로도 챗지피티의 사용을 막을 수는 없지만, 우리가 기술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사용하는지에 대한 고민은 반드시 필요하다. 에너지 절약, 창작자의 권리 보호, 책임 있는 사용을 위한 사회적 논의와 실천이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시점이다.
【 청년서포터즈 8기 강연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