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항공업계가 위기감에 놓이면서 아시아나항공 인수 작업에도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 무산설이 흘러나오기도 했지만 일단 HDC현대산업개발은 4월을 목표로 차질없이 인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3일 재계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은 운영자금 약 3천207억원의 조달을 위해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단행한다. 신주 발행가는 1만4천600원으로 확정됐다.
유상증자는 5∼6일 구주주 청약이, 10∼11일 일반공모 청약이 이뤄질 예정이다.
또 HDC현대산업개발은 내달 회사채 공모를 포함, 1조194억원 규모의 금융권 차입을 통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자금 조달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앞서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 1월 30일 아시아나항공 인수 관련 기업결합 신고서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했다.
합병 대상 2개사 가운데 한쪽의 자산 총액이나 매출이 3천억원 이상이고, 나머지 한쪽의 자산이나 매출이 300억원 이상이면 반드시 공정위의 기업결합심사를 받아야 한다.
심사 기간은 신고일로부터 30일이고, 필요한 경우 90일 범위에서 추가 연장이 가능하다. 다만 이는 자료 보정에 드는 기간이 제외된 순수한 심사 기간으로 자료 보정 기간을 포함하면 실제 심사 기간은 120일을 초과할 수도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미국, 중국, 러시아, 터키, 카자흐스탄 등 외국에도 기업결합심사를 신청해 현재 심사가 진행 중이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4월 말 완료를 목표로 아시아나항공 인수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인수 결정 당시보다 아시아나항공은 물론 통매각한 에어부산[298690]과 에어서울 모두 재무 상황 등이 더 악화하며 HDC현대산업개발의 고민은 깊어진 상태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별도 재무제표 기준 작년 영업손실이 3천683억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 폭이 확대됐다. 작년 매출액은 5조9천538억원으로 전년 대비 4.0% 감소했다. 올해 예상 적자가 7천억원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에어부산도 작년 영업손실 505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연초부터 불거진 코로나19 사태로 항공업계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HDC현대산업개발을 두고 '승자의 저주'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달 18일 비상경영을 선포한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지난 2일 모든 직원에게 이달 중 무급 휴직 10일을 실시하도록 하고 아예 3월 급여에서 전 직원의 급여 33%를 일괄 차감하는 자구책 강화안을 내놨다. 이달부터 사장이 급여 100%를 반납하고 임원은 50%, 조직장은 30%를 각각 반납하기로 하는 등 급여 반납 비율도 높였다.
업계 관계자는 "이런 상황 때문에 HDC현대산업개발이 산업은행에 1조원 가량의 추가 자금 지원을 요청했는데 산은에서 머뭇거리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 때문에 HDC현대산업개발과 산은에서 '밀고 당기기'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당장 마이너스가 엄청 발생하니까 인수 결정 당시만큼의 금액을 주고 사기에는 부담이 있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아시아나항공은 수요 회복만 되면 수익을 낼 수 있고 아직 경쟁력이 있다"며 "이미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보다 상당 부분 인수 작업이 진척됐기 때문에 이를 없었던 일로 할 상황은 아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일단 예정된 4월 말에 아시아나항공의 인수 절차가 종료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에 이어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절차까지 마무리되면 항공업계 재편도 한층 가속도를 낼 전망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유상증자를 통해 2조원이 넘는 '실탄'을 확보하면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 개선 등에 쏟아부을 예정이다. 이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의 부채 비율도 300% 수준으로 낮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청년일보=정준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