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최근 엔화 100엔당 800원대까지 떨어져 8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갔다. 이렇게 엔화의 가치가 하락하는 현상을 엔저현상이라 부른다.

그렇다면 엔저현상이 어떤 영향을 미칠까? 투자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

엔저현상은 저금리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파르게 기준금리를 올렸다. 대한민국은 기준금리를 0.25%에서 3.5%로 미국은 0.5%에서 5.25%로 올렸다. 그러나 일본 중앙은행은 저금리를 유지했다.

현재 일본의 기준금리는 0.1% 이고, 10년물 국채금리도 0% 수준이다. 일본의 기준 금리가 낮다 보니 일본에 엔화로 돈을 넣어두면 다른 나라에 비해 이자를 많이 받을 수 없게 됐다. 그러자 엔화 가치가 낮아지며 환율이 떨어진 것이다.

이렇게 저금리를 유지하는 표면적 이유는 나라 안팎의 경제와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금리를 올린다는 것은 소비를 위축시키고, 투자를 위축시키고 하게 될 요인인데 십수년 동안 거의 일본은 제로 금리나 실질 금리는 마이너스 금리였다. 마이너스 금리라는 것은 내가 은행에 돈을 맡기면 이자를 안 주는 것뿐만 아니라 원금을 다 안주는 것이다. 또한 일본이 장기 불황 탈출을 위해 엔저를 활용한다는 시각이 있다.

엔화가 저렴하면 다양한 일이 발생한다. 첫째, 일본 여행을 가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일본을 찾은 한국인은 200만명 이상으로 1년 전보다 120배 넘게 늘었다. 엔화 가격이 저렴할 때 환전해 일본 여행 때 쓰려는 사람이 많아졌다.

둘째, 엔화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늘었다. 4대 시중은행의 엔화 예금 잔액은 15일 기준으로 1년 전보다 16% 늘었다. 우리나라도 상위 8개 증권사의 일본 주식 금액도 1년 전보다 30% 가까이 증가했다. 가격이 저렴할 때 사서 이후에 가격이 오르면 팔려는 것이다.

셋째,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도 있다. 엔저가 장기화하면 일본 여행은 편해지고 여행객은 늘 수 있겠지만, 우리나라의 여행수지 적자 폭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또한 수출 품목에서도 경쟁력이 떨어진다. 한국 수출 상위 100대 품목 중에 일본하고 겹치는 게 50개 이상이다. 엔화가 저렴하다 보니 가격적인 측면에서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한국 무역협회 자료를 보면 엔화 가치가 10% 떨어지면 한국 무역수지가 약 15억 달러씩 감소한다는 통계도 있다.

전문가들은 엔화의 가치가 앞으로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본다. 하반기 미국 기준금리는 인상을 멈추거나 내릴 가능성이 높은 반면 일본 기준금리는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 떄문에 미국과 일본의 금리 격차가 줄어 지금보다 엔화 가치가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엔화가 싼 건 맞지만, 환율은 항상 상대적인 비율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5월 이후 국내 외환시장에서 보이는 엔화 약세는 상대적으로 원화가 강세를 보이기 때문에, 우리 돈이 비싸져서 생긴 일시적 현상일 수 있다.

또, 엔저현상이 계속되면 수출할 때는 유리하겠지만 수입할 때는 비용이 많이 든다. 일본은 수출비중이 높지 않을 뿐 더러 생산 공장이 해외에 있는 경우가 많아 엔저현황이 지속됐을 때 경제적으로 불리해질 수 있다. 이 외에도 환율 수수료나 이자소득세 등을 잘 따져봐야 한다. 수수료 때문에 오히려 손해볼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엔화 투자를 장기적인 투자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은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
 

【 청년서포터즈 6기 우승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