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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료 인하에 한방 경상환자까지”...車보험 손해율 ‘악화일로’

올 상반기 손보사 자동차보험 누적 손해율 평균 80.1%
자동차보험 손해율 3년째 악화…3년간 보험료 지속 인하
팬데믹 도래 후 차량 운행 증가에 교통사고 건수도 늘어
6월 침수 차량 추정손해액 319억…지난해 3개월치 초과
5년간 책임보험금 한도 초과 환자 47.4%...한방치료 집중

 

【 청년일보 】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최근 3년새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3년간 보험료 인하 조치를 비롯해 사고 건수 및 경상 환자 치료 증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삼성화재·DB손보·현대해상·메리츠화재·KB손보·한화손보의 자동차보험 누적 손해율은 평균 80.1%로 나타났다. 자동차보험의 손익 분기점으로 알려진 손해율 80%선을 넘어선 것이다.

 

자동차보험 시장 점유율의 85%를 차지하는 이른바 ‘빅4’ 삼성화재·DB손보·현대해상·KB손보의 손해율 평균도 같은 기간 77.2%에서 79.5%로 2.3%포인트 올랐다.

 

상반기 기준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3년째 악화되고 있다. 2022년 76.0%을 기록했던 손해율은 지난해 77.7%로 1.7%포인트 올랐으며, 올해는 2.4%포인트로 상승폭을 키웠다.

 

손보업계에서는 이처럼 손해율이 상승하는 요인으로 보험료 인하, 코로나19 유행 종식에 따른 차량 운행과 그에 따른 사고 건수의 증가, 그리고 꾸준히 늘고 있는 경상 환자의 치료를 지목하고 있다.

 

자동차보험료는 지난 3년간 매년 낮아져 왔다. 2022년 1.2~1.4% 수준이던 인하율은 지난해 2~2.1%로 높아졌다. 특히 올해 보험사들은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기조에 따라 2.5~3%가량 보험료를 대폭 낮춰, 지난 2월 중순 책임개시 계약부터 적용해 왔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당시 은행이나 카드사 등 여타 금융권이 상생금융에 동참하면서 보험사들도 참여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가 만들어진 측면도 있다”며 “아무래도 사업비 등을 고려하지 않고 보험료를 낮춘 셈이라 다소 부담이 된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본격적인 엔데믹이 도래하면서 차량 이동이 늘어나 자동차 사고 빈도가 증가한 점도 손해율 악화에 영향을 주고 있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차종별 교통량은 지난해 1~6월 15억2천800만7천대에서 올 1~6월 15억5천539만대로 증가했다.

 

아울러 손해보험협회가 자동차보험을 취급하는 손해보험사 12곳으로부터 집계한 집중호우 차량 피해 건수는 지난달 6일부터 같은달 24일 오전 9시 기준 3천582건, 추정손해액은 319억4천400만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6~8월 집중호우 및 태풍 ‘카눈’ 등에 의해 발생한 차량 피해 2천395건 및 추정손해액 175억원을 거뜬히 넘어선 상황이다.

 

그런 가운데 최근 5년간 자동차보험 환자의 절반가량은 자동차 종합보험으로 책임보험의 한도금액을 넘는 치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의무보험인 책임보험에서는 상해 정도에 따라 적정한 치료비 한도를 법적으로 정해 두는데, 종합보험에 가입할 경우 이를 초과해 치료받을 수 있다.

 

보험개발원 등에 따르면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책임보험금 한도금액을 초과해 치료를 받은 자동차보험 환자는 전체의 47.4%에 이르렀다. 지난해 1월 정부 주도로 자동차보험 종합 개선방안이 마련됐지만, 그 효과가 그다지 크지 않은 모양새다.

 

특히 책임보험 한도금액 초과에 있어선 경상환자의 한방 치료가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연구원이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기간을 통틀어 분석한 결과, 한도 초과그룹에서 한방 진료 이용률은 90%에 달했다. 한도 이내 그룹의 한방 진료 이용률도 48%로 약 절반에 이르렀다.

 

이처럼 경상환자 과잉진료의 심각성이 대두되면서 국토교통부와 금융위원회, 손해보험협회, 보험개발원 등은 지난달 17일 이 문제에 관해 처음으로 유관기관 간 합동 논의를 시작하기도 했다.

 

한편 보험업계에서는 내년 자동차보험료 전망에 대해 다소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보험업권 관계자는 “비록 손해율이 높아지고 있고, 통상 추이에 따라 하반기에는 더 오르겠지만 이로 인해 내년에 보험료가 인상될지는 연말까지 좀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보험사 관계자도 “자동차보험료는 손해율에 의해서만 결정되지 않는다”며 “금융당국의 지침 등 다양한 변수가 영향을 주는 만큼 내년 보험료에 대해서는 아직 섣불리 전망을 내놓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 청년일보=신정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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