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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발언대] 우리 집 앞 공원의 가치는 얼마일까?

 

【 청년일보 】 세상에서 대부분의 물건은 화폐가치로 평가된다. 우리가 사용하는 자동차, 휴대폰, 가방 등은 수요와 공급의 원리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며, 소비자는 이를 고려하여 구매 결정을 내린다. 그러나 모든 가치가 돈으로 환산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무료 공원과 같은 공공재는 단순한 시장 원리만으로 가치를 평가하기 어렵다.

 

공원의 가치는 방문자의 행복감, 만족도, 그리고 방문을 위해 소요된 시간과 비용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만약 이런 요소를 반영하지 않고 단순한 운영비와 수익만으로 공원의 가치를 판단한다면, 공원은 비효율적인 공간으로 여겨질 수도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제학에서는 비시장재의 가치를 평가하는 다양한 방법을 개발해왔다.

 

가치평가 기법 중 하나로 ‘조건부 가치 평가법(Contingent Valuation Method, CVM)’이 있다. 이는 방문자들에게 가상의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해당 공원 이용을 위해 얼마를 지불할 의향이 있는지 묻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 방법은 응답자의 주관적 판단에 크게 의존하며, 무료로 이용하던 시설에 대한 지불 의사가 과소평가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여행비용법(Travel Cost Method, TCM)’이 활용된다. 이 방법은 방문자가 해당 장소를 방문하기 위해 실제로 지출한 비용(교통비, 이동시간 등)을 분석하여 장소의 가치를 측정하는 방식이다. 즉, 방문 빈도와 여행 비용 간의 관계를 분석함으로써 해당 장소의 경제적 가치를 추정하는 것이다.

 

Travel Cost Method는 공원의 보존 가치나 정책 수립에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지만, 몇 가지 한계점도 존재한다. 첫째, 방문자의 시간 가치를 어떻게 계산할 것인가의 문제가 있다. 일반적으로 최저임금의 3분의 1을 적용하는 방식이 사용되지만, 이는 개인별로 시간이 가지는 의미가 다를 수 있어 논란이 될 수 있다. 둘째, 방문 목적이 순수한 레크리에이션인지, 아니면 다른 경제적 요인이 포함되어 있는지 구분하기 어려울 수 있다. 마지막으로, 대체 가능한 다른 장소가 존재할 경우 평가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통신데이터나 카드데이터를 활용하여 방문자의 이동 패턴과 소비 행동을 분석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빅데이터 기반 접근 방식은 더 많은 표본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방문자의 개인적인 만족도나 동기를 정확히 반영하기 어렵다는 한계도 존재한다. 향후 연구에서는 빅데이터와 전통적인 설문조사 기법을 결합하여 보다 정교한 가치 평가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한 방향이 될 것이다.

 

비시장적 가치 평가 기법의 발전을 통해 우리는 단순한 경제적 이익뿐만 아니라, 환경과 공공재의 중요성을 보다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의 연구가 이러한 가치를 보다 명확하고 실질적으로 평가하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청년서포터즈 8기 박석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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