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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발언대] 배달의 민족? 배신의 민족?

 

【 청년일보 】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먹고 싶은 음식이 있다면 전화 한 통에 배달시켜 먹을 수 있는 나라에 살고 있다.

 

모든 나라에 배달문화는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때와 시간을 가리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는 외국인들에게 매우 생소한 광경이며 우리 또한 해외에 나가서도 경험하지 못할 문화이다.


이런 우리 국민의 성향을 잘 반영하여 성장한 기업이 하나 있다. 배달을 많이 시켜먹는 사람이라면 거의 다 이 앱을 알고 있을 것이고, 실제로도 잘 사용하고 있을 것이다.

 

바로 ‘배달의 민족’이다. 배달의 민족은 이름대로 배달을 쉽고 간편하게 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앱이다.

 

이전에는 가게에 전화를 해서 주소를 말하고 음식을 시켜 배달을 받은 후 결제를 하는 시스템이였다면 이 앱이 생겨난 이후론 앱상에서 주소를 저장해두고 주소를 기반으로 배달이 가능한 가게들을 메뉴별로 추천해주며 앱상에서 미리 선결제도 가능하게 되었다.

 

그리고 배달의 민족으로 인해 기존에 배달을 하지 않던 음식점 및 카페들도 배달의 민족 내에 있는 배민라이더스 서비스를 통해 배달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치믈리에 자격시험, 떡볶이 마스터즈 같은 대회를 개최하기도 하고, 배민 문방구를 통해 배달의 민족 특유의 폰트와 말투를 사용해 소비자들에게 재미를 주었다.

 

이렇게 다양한 프로모션으로 보다 이용자들에게 즐거움을 주던 배달의 민족이 배신의 민족이 된 건 한순간이였다.


기존 배달의 민족의 정책은 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내는 정률제 ‘오픈리스트’와 정해진 금액을 내는 정액제 ‘울트라콜’ 이렇게 두가지로 이루어져 있었다.

 

오픈리스트는 달마다 배달액의 6.8%의 수수료를 내고 광고를 하는 방식으로 배달의 민족 앱에서 상단에 위치하며 오픈리스트 서비스에 가입한 가게들중 랜덤으로 3개 선정하여 노출되게 하는 형태이고, 울트라콜은 건당 월 8만8천원을 내면 오픈리스트 바로 밑에 가입한 가게 모두가 랜덤의 순서로 노출되는 광고의 형태였다. 울트라콜의 경우 가입 개수 제한 없이 그에 상응하는 돈만 지불한다면 자영업자가 원하는 만큼의 광고를 노출 시킬 수 있었다.

 

오픈리스트와 달리 울트라콜은 정해진 금액만 내면 되기에 울트라콜만 이용하는 업주들이 많았다. 이를 이용하여 몇몇 자영업자들은 울트라콜을 10개 이상 가입, 일명 깃발 꽂기를 하여 자신의 가게가 많이 노출되게 하였다. 배달의 민족 측에서는 200개 가까이 꽂는 업체도 있었다고 밝혔다.

 

일부 가게들의 경우 특정 지역에 수십개씩 깃발을 꽂아 앱상에 상호명을 반복 노출하면서 지역 내 주문을 독차지하는 사례도 생겨났다. 이로 인해 자금력이 부족한 주변의 소형 음식점주들은 제대로 노출 기회를 잡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다.


이를 보고 배달의 민족 측은 이러한 깃발 꽂기 문제를 해결하고자 지난 4월 1일부터 오픈리스트를 ‘오픈서비스’로 변경하고 가입한 가게들은 모두 광고에 노출이 되도록 하였다.

 

수수료 또한 기존보다 1% 감소되어 세계최저 수수료인 5.8%로 인하했다. 울트라콜은 가격변동은 없으나 무제한이였던 노출건수를 최대 3건으로 변경하고 경기 부진 등 자영업자들의 영업난을 고려해 2022년까지 올리지 않겠다고 했다.

 

배달의 민족은 이번 변화로 전체 음식점의 53%가 수수료 인하 혜택을 받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렇게만 보면 배달의 민족 측에서 자영업자들을 위해 정책을 변경한 것으로 보이나, 자세히 살펴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첫째, 랜덤으로 3개만 노출하던 오픈리스트에서 신청한 가게 모두를 노출하는 오픈서비스로 변경된다는 것은 울트라콜만을 사용하던 가게들이 노출될 기회가 현저히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존에 비해 가입한 가게 모두가 오픈서비스를 통해 노출되기에 웉트라콜만 가입한 가게들은 밑으로 한참을 내려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자영업자들은 가게 광고와 매출을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오픈서비스에 5.8%의 수수료를 내고 가입을 할 수 밖에 없다.

 

둘째, 이번 변화로 전체 음식점의 53%가 수수료 인하 혜택을 받게 된다고 하였지만, 수수료 인하의 혜택을 받으려면 월 매출이 155만원 이하여야 한다.

 

약 하루 매출이 5만원, 이정도면 배달은 안하고 홀 장사만 하는 곳이어야 한다고 한다. 즉, 배달을 주로 하는 음식점은 이번 수수료 인하 혜택을 누리지 못한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목소리를 높혔다. 4월 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서 배달의 민족의 이런 논란에 대해 “독과점의 횡포이며 이를 억제하는 것은 모든 정부기관의 책무”라 했으며, “공공앱 개발 등 지금 당장 경기도가 할 수 있는 일부터 하겠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군산시에서는 군산시 공공배달 앱 ‘배달의 명수’를 개발하여 지난 3월 13일에 출시했으며 지역 상품권으로 결제하면 최대 10% 할인을 해주는 등 소비자에게 혜택을 주고 있다. 또한 자영업자들에게도 가입비, 광고비를 일체 받지 않고 이용을 할 수 있도록 군산시에서 지원을 해주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4월 9일 수원 경기도청에서 강임준 군산시장과 배달의 명수 기술이전, 상표무상사용 등의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후 4월 10일 배달의 민족 측에서 사과와 함께 개편 수수료 체계를 전면 백지화 하고 이전 체계로 돌아가겠다고 밝혔다.


사실 필자는 소비자로서 이런 체계나 정책에는 이번 사건이 터지기 전까지 전혀 몰랐고 궁금해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편리한 앱, 간편한 앱이라고 생각해왔고 실제로도 많이 사용해왔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지켜보며 마음도 아프고 화도 났다.

 

배달의 민족은 많은 사람이 쓰는 앱이고, 현재 배달시장에서 큰 힘을 가지고 있기에 요식업계 자영업자라면 선택이 아닌 필수로 이용해야 하는 업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자신들이 업계 최고라는 점을 이용하여 자영업자들에게 이른바 갑질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화가 났던 것 같다. 물론 기존 깃발 꽂기를 막고 소비자들에게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개편을 했겠지만 자영업자들에게는 너무 손해인 정책이였다고 생각한다.

 

일단 개편 수수료 체계를 전면 백지화 하고 이전체계로 돌아가겠다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또 언제 어떤 정책을 들고나올지는 모르겠지만 모두가 납득하고 윈윈 할 수 있는 정책을 가지고 나오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밝힌 공공앱 개발. 실제로 개발되어 전국적으로 상용화 되어지면 정말 좋을것같다. 자영업자도 부담없고 소비자들도 지역 상품권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가입비, 광고비가 없고 공공앱이기에 막대한 세금이 들어갈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공공앱 개발이 어렵다면 다른 기업에서 배달사업을 해 독과점을 막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다. 예를 들어 카카오의 경우에는 현재도 다양하고 많은 사업을 하고 있기에 배달 사업 또한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대기업의 횡포 없는, 자영업자들이 힘들지 않은, 소비자들이 만족스러운 소비를 할 수 있는 그런 사회가 되면 좋겠다.

 

 

【 청년서포터즈 1기 박윤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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