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금융권이 손해보험협회 회장을 비롯해 임기가 만료 또는 조만간 만료되는 금융단체장들의 후임 인선을 두고 떠들썩하다.
오는 5일 임기 만료되는 김용덕 손해보험협회장의 후임에 대한 인선작업이 가장 빨리 완료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생명보험협회장과 은행연합회장에 대한 후임 인선 작업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협회장 인선과 맞물려 후임 사장 인선 작업을 진행 중인 민간 보증기관인 SGI서울보증보험의 경우에는 현 김상택 사장의 연임 시도에 노조가 강력 반발하고 나서 세간의 관심을 고조시키고 있다.
◆차기 손보협회장에 강영구 실장 등 '4파전' 속 생보협회장에 진웅섭·정희수·이병찬 등 '주목'
보험업계의 상황만 살펴보면, 지난달 14일 열린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에서 후임 후보로 강영구 메리츠화재 윤리경영실장을 비롯해 정지원 거래소 이사장, 김성진 전 조달청장, 유관우 현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 등 4명이 추천된 상태다.
회추위는 이날 2차 회의를 열고 최종 후보군을 압축한다는 방침이다. 1차 회추위에서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강 실장과 김 전 청장간 2파전이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금융위 상임위원 출신이자 부금회(부산 연고 금융인들의 모임) 멤버인 정지원 거래소 이사장이 급부상하는 분위기다.
다만 정 이사장은 공직자 윤리법상 거쳐야 하는 공직자취업심사의 승인여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어 생명보험협회장에는 정희수 현 보험연수원장이 적극적인 가운데 진웅섭 전 금융감독원장과 이병찬 전 신한생명 사장이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우선 정 원장의 경우 일부 보험사 사장들에게 정치권을 통해 요청 받은 관료들의 지원사격으로 속앓이가 이만저만이 아닌 듯 하다.
속내는 정 원장의 적임자 여부에 대한 확신이 없는 상황에서 쉽게 관료들의 청탁(?) 전화를 거절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란 게 중론이다.
A 생명보험사의 한 사장은 “정 원장의 부탁을 받은 정치권은 물론 (그들에게) 요청받은 관료들까지 회추위원들에게 정 원장의 지원 전화가 적지않은 듯 하다”면서 “일부 보험사 사장들은 난처한 입장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진웅섭 전 금감원장은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지 않고 있다. 다만 최근 접촉한 금융당국 고위간부들과 저녁자리에서 생명보험협회장직 제안에 긍정적으로 답해 손해보험협회장직 제안은 고사했으나, 생명보험협회장 후보대열에는 가세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병찬 전 신한생명 사장도 생명보험협회장직에 출사표를 던지며 각 보험사 사장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나섰다. 이 전 사장의 경우 정 원장과 진 전 원장과 달리 유일한 보험업계 출신이다.
정관 로비력은 다소 부족할 것이란 평가가 대체적이나, 보험계리사 자격증을 보유하고, 30년간 보험업계에 몸담아온 정통 보험전문가란 평가다.
더욱이 내외부적으로 신망이 두텁다는 평가에 전문성과 평판이 크게 감안된다면 다크호스로 급부상 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간 보증기관 SGI서울보증도 후임사장 두고 '5파전'...내부 출신 vs 관 출신 '경합'예고
이렇듯 생손보 양보험협회장의 후임 인선에 대한 관심에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보험업계 내 다소 관심 밖에 벗어나 있는 민간 보험회사인 SGI서울보증보험은 후임 사장 인선을 두고 벌써부터 전운(?)이 감돌고 있다.
이달 말 임기가 만료되는 김상택 현 대표이사의 후임 인선 작업이 개시된 SGI서울보증보험은 김 사장의 연임시도로 노조가 반발하는 등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 상황이다.
앞서 SGI서울보증보험은 후임 사장 인선을 위해 지난달 20일부터 28일까지 후보자 공개모집을 실시했다.
공모 결과 김상택 현 대표를 비롯해 자회사인 SGI신용정보의 강병세 대표, 김광남 전 예금보험공사 부사장 그리고 유광열, 서태종 전 금감원 수석 부원장들이 지원하면서 5파전을 예고한 상태다.
그러나 노조는 후임 사장 인선을 두고 김상택 현 사장의 연임과 낙하산 인사를 우려하고 있다.
특히 경쟁구도에 대한 관심보다는 현 대표이사인 김상택 사장에 대한 연임 여부가 주요 관심사다. 노조는 벌써부터 김상택 사장의 연임시도를 강하게 규탄하고 나서 향후 적잖은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김상택 사장 연임시도에 직원 10명 중 9명 "떠나달라"...연임찬성 불과 5% 속 노조 "강력 저지"
SGI서울보증보험 노조는 김상택 사장의 독단경영을 비롯해 무리한 단기성과 요구, 상명하복 강요, 편파적 인사정책 등의 경영행태로 회사를 파행으로 내몰고, 김 사장의 취임 이후 직원들은 정신적으로 피폐해졌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특히 노조는 김상택 사장의 그 동안의 경영행태에 대한 종합적이고, 객관적 평가를 내놓기 위해 지난 7월 리서치 전문업체 D사에 의뢰해 직원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김상택 사장의 임원평가 점수는 100점 만점에 불과 39.6점으로, 전체 임원 15명 중 최하위로 평가됐다. 전체 임원들의 평점이 60점 중반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최악의 수준이다. 반면 이득영 경영지원총괄 전무가 80점 이상이란 높은 점수로 가장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더구나 전체 직원들의 86.9%가 연임을 반대했다. 반면 찬성의견은 매우 찬성 1.9%를 포함해 불과 5%가 채 되지 않는다. 불과 1100여명의 직원 중 불과 50여명 정도가 연임에 찬성한 셈으로, 본인에게는 매우 수치스러운 결과가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 내부출신인 김상택이 연임을 시도하고 나선 배경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경희대 동문이란 인연이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지난 2017년 내부 출신 첫 대표이사로 선임됐을 당시에도 문재인 대통령의 경희대 동문회 금융인맥이라는 점이 부각된 바 있다.
SGI서울보증 관계자는 “대표이사 권한대행을 포함해 김상택 사장이 대표이사로 재직하는 4년간 직원들은 정신적으로 피폐해진 상태”라며 “김상택 사장은 직원들의 간절한 요청을 외면하지 말아달라”고 전했다.
노조 관계자 역시 “반드시 김상택 사장의 연임을 막아낼 것”이라며 “최종 후보로 낙점될 경우 상급단체와 연대해 대규모 투쟁 시위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무금융서비스연맹 관계자 역시 “김상택 사장의 연임시도는 본인만을 생각한 이기적인 행태이자, 과욕일 뿐”이라며 “직원들 대부분이 반대하는 연임은 두고 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창사 이래 첫 내부 출신 대표이사란 직원들의 기대감과 달리 현재 직원 10명 중 9명이 연임을 반대하고 있다는 점과 더 나아가 내부출신인 김 사장에 대한 실망감이 더해지면서 되레 외부출신 인사를 더 선호하게 됐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김상택 사장의 후배들을 위한 용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청년일보=김양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