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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號 출범 5주년···뚝심·고객가치 경영관 '재조명'

4대그룹 총수 막내 구광모 회장···전략적 리더십 행보 '눈길'
실적 부진했던 모바일·태양광 사업 정리···미래 먹거리 투자
취임 후 '고객 중심 경영' 방점···"LG의 방향, 고객에게 있어"

 

【청년일보】 국내 4대그룹 총수 중 막내인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올해로 취임 5주년을 맞이한 가운데 '선택과 집중'의 전략적 리더십 행보가 업계 안팎으로부터 새삼 재조명 받고 있다. 

 

지속적인 사업부진을 이어오던 모바일 사업과 태양광 패널 사업을 과감히 철수하고 차량용 전장·배터리 사업, 인공지능(AI) 등 미래 먹거리에 집중한 것이 단적인 사례다. 평소 조용하고 차분한 성격을 보유한 구 회장의 이같은 '뚝심' 경영이 LG그룹 외형 확대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선택과 집중' 전략 앞세운 구광모 회장···그룹내 가시적 성과 직결

 

29일 재계에 따르면 이날 취임 5주년을 맞는 구광모 회장은 별도의 행사 없이 하반기 경영전략과 사업 경쟁력 강화 방안 마련에 골몰할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지난 2018년 5월 故 구본무 회장이 숙환으로 별세하면서 구 회장의 4세 경영 체제가 막을 올리게 됐다. 취임 이후 구 회장은 사업구조 재편을 통해 LG그룹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고 있다.

 

재계 안팎에선 구 회장이 취임 초부터 "버릴 건 버리고 키울 건 키운다"는 경영 철학을 전면 내세우면서 그룹 경쟁력을 한 층 끌어올리는데 주요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그 중 모바일·태양광 사업 철수가 대표적이다. LG그룹 계열 종합 전자제품 제조 기업인 LG전자의 3대 핵심 사업으로 꼽혔던 휴대폰 사업은 지난 2015년 2분기부터 2020년 4분기까지 2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누적 적자만 5조원에 달하자 LG전자는 MC사업부(모바일 사업)를 철수시켰다.

 

여기에 태양광 패널 사업의 경우 중국산 저가 물량 공세, 세계 시장 점유율이 1%대에 머물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등 적자행진을 이어갔다. 결국 지난 2010년 사업을 시작해 그간 북미 시장에 공을 들여왔던 LG전자는 12년 만에 전격 철수를 결정했다.

 

비주력 사업 철수 이후 구 회장이 미래 성장 동력으로 꼽은 사업은 배터리와 자동차 전장사업(VS)이었으며 꾸준한 투자를 이어왔다. 

 

이같은 투자가 매출, 영업이익이 증가하는 결실로 맺어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 '다트(DART)'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LG 계열사 가운데 배터리 제조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연간 연결기준 매출 25조5천986억원, 영업이익은 1조2천13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창사 이래 모두 최대 실적이다.

 

올 1분기 역시 매출 8조7천471억원, 영업이익은 6천331억원을 기록하며 현재까지 '순항세'를 이어가고 있다.

 

LG전자의 전장 부품 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부문은 지난해 각각 8조6천496억원, 1천696억원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특히 영업이익의 경우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 흑자 궤도에 올랐다.

 

미래성장동력 확보에 대한 투자는 그룹내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졌다. 취임 첫 해였던 2018년 12개의 LG그룹사 전체 시가총액은 약 82조 원 규모였는데 이달 6월 기준 그룹사 11개 기준 약 242조 원으로 3배 이상 껑충 뛰었다.

 

아울러 구 회장은 지속가능한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이른바 ABC(AI·바이오·클린테크) 사업 분야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향후 5년간 총 54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접어들면서 구 회장은 AI 사업에 각별한 애정을 쏟고 있다. 앞서 구 회장은 취임 초 이사진 회의에서 "배터리·전장 등 10년 먹거리는 있지만 그 다음이 문제"라면서 "AI 기술을 선제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취임 이후 구 회장은 AI 기술 경쟁력 강화에 힘쓰고자 2020년 AI 연구 전담 조직인 LG AI연구원을 설립하는 등 굵직한 의사결정을 주도했다. 2021년 말엔 초거대 AI '엑사원(EXAONE)'을 공개했으며 이를 활용한 3대 서비스 플랫폼(유니버스·아틀리에·디스커버리)을 개발했다.

 

 

취임후 5년간 고객 '모토' 앞세워···LG그룹 성장동력 발판 평가

 

무엇보다 LG그룹 외형성장의 원동력은 비단 미래 먹거리에 대한 과감한 투자에 국한되지 않고 취임 이후부터 줄곧 강조해온 '고객 중심 경영' 철학도 함께 주효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고객은 구 회장이 지난 2019년 신년사에서 처음 언급한 바 있다.

 

당시 구 회장은 "최신 기술을 과시하는 제품과 서비스들이 연일 쏟아져 나오지만 고객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 한 순간에 사라진다"면서 "LG가 나아갈 방향은 결국 고객에 있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달 말에 열린 사장단협의회에서도 "예상보다 경기 회복이 지연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지만 일희일비하지 말고 고객을 향한 변화를 만들어내면서 근본적인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일각에선 '고객 중심'이라는 구 회장의 확고한 경영 철학이 오늘날 LG그룹의 성장동력이 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실제로 LG그룹의 매출은 구 회장 취임 이전인 2017년 147조620억원에서 지난해 190조2천925억원으로 29.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자산은 123조1천억원에서 171조2천440억원으로 39.1% 늘었다.

 

구 회장은 불필요한 업무 관행을 없애고 격식에 얽매이지 않는 '실용주의' 경영철학으로 '뉴LG'의 속도를 높이며 그룹 문화 변화도 주도했다. 400여명 이상의 임원이 한꺼번에 모여 분기별로 개최하던 임원세미나를 'LG포럼'이라는 100명 미만 규모의 월례 포럼 형식으로 전환한 것이 대표적이다.

 

故 구본무 선대회장 당시였던 1998년 4월 시작된 LG 임원 세미나는 분기마다 총수를 비롯해 계열사 대표이사, 임원 등 400여명이 참석해온 정례 행사였다. 

 

주로 구 선대회장으로부터 경영 메시지를 전달받고 명사 초청 강의를 듣는 방식이었다.

 

그로부터 20년 뒤인 2018년 구 회장 체제로 바뀌면서 선대회장의 정신을 이어받으면서도 최신 경영 트렌드를 학습하고 동시에 임원간 소통 기회를 갖기 위해 월례 포럼 형식으로 전환했다.

 

월례포럼은 국내외 경영환경, 산업 트렌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포럼 주제를 정하고 관련 전문가를 초청해 강연을 듣고 토론하는 형태다. 

 

이밖에 구 회장은 취임과 동시에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형성하기 위한 혁신에도 적극 나섰다. 일례로 직원들에게 자신의 사내호칭을 '회장'이 아닌 '대표'라고 불러달라는 것이다. 

 

이를 두고 재계 안팎에선 시대가 변천하면서 오늘날 권위와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트렌드인 점을 고려한 것과 이에 따른 유기적 조직운영으로 그룹 시너지를 확대시키겠다는 구 회장의 포석이 담긴 것으로 해석한다. 

 

한편, 일련의 내용들과 관련해 재계 관계자는 청년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구 회장만의 특유한 외유내강 리더십이 오늘날의 LG그룹의 성장가도를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면서 "특히 최근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가운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선택과 집중'이란 전략을 다시 한번 상기해 신사업 발굴과 투자 등에 더욱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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