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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불모지에서 최강국으로···이병철 선대회장 '뚝심' 재조명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 36주기···사업보국, 인재제일 철학 '눈길'

 

【청년일보】 호암(湖巖) 이병철 삼성그룹 선대회장의 기일이 올해로 36주년을 맞았다. 재계 안팎에선 삼성이 비약적인 성장을 이룩하게 된 배경을 두고 이 선대회장의 확고한 경영이념이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19일 재계 등에 따르면 이 선대회장의 경영철학은 크게 ▲사업보국(事業報國) ▲인재제일(人材第一) ▲합리추구(合理追求)다. 그 중 사업보국과 인재제일 철학은 삼성을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발전시켜 국가 경제발전에도 크게 이바지했다는 주장이다.

 

먼저 사업보국은 기업을 통해 국가와 사회에 더 나아가 인류에 공헌하고 봉사한다는 의미로 호암의 첫 번째 경영철학으로 전해진다. 

 

사업보국 이념의 대표적인 일환으로 '반도체 산업'이 꼽힌다. 당시 우리나라는 첨단산업 불모지에 가까웠는데 이 선대회장은 반도체 산업이 국가의 미래와 발전을 이끌어 나갈 수 있다고 판단했다.

 

마침내 1983년 2월 8일, 삼성은 반도체 사업에 진출한다는 내용의 역사적인 '도쿄 선언'을 발표했다. 하지만 반도체 사업 첫 삽을 뜨기 전에도 업계 내에선 '기대'보단 '우려'가 앞섰다. 

 

이는 가전제품용 고밀도집적회로(LSI)도 겨우 만들던 때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도쿄 선언'을 두고 미국 인텔은 이 선대회장을 '과대망상증 환자'라고 비유했을 정도였다. 일본은 '한국이 반도체를 할 수 없는 5가지 이유'라는 칼럼도 쓰며 삼성을 깎아내렸다.

 

주변의 만류와 부정적인 시각에도 이 선대회장의 뚝심과 혜안은 빛을 발했다. 첫해부터 미국과 일본에 이어 세계 세 번째로 64K D램을 개발에 성공한 것이다.

 

이후 1992년엔 세계 처음으로 64M D램을 개발에 성공했고 세계 D램 시장에서 출하량 기준 1위에 올랐다. 도쿄 선언 10년 후인 1993년, 삼성전자는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 1위에 오르는 저력을 보였다. 

 

업계와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무모한 도전'이라 비춰졌던 반도체 사업이 오늘날의 대한민국을 수출 강대국 1위로 발돋움시켰다는 평가다. 이 선대회장의 과감한 결단이 없었다면 한국은 반도체 후진국 수준에 머물렀을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이밖에도 '인재가 곧 국가 미래'라는 이 선대회장의 '인재 제일 철학'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이같은 경영이념이 그룹 성장은 물론, 나아가 한국 경제의 도약을 이끌었다는 데 재계는 주목하고 있다. 

 

이 선대회장이 얼마나 인재 확보의 중요성을 여겼는지에 대해 그의 자서전에도 명시돼있다. 호암자전에는 "경영자로서 내 인생의 80%는 인재 양성에 쏟아왔고, 인력에 대해서만은 아낌없는 투자를 해오고 있다"고 나온다.

 

이같은 투자의 일환으로 1982년 설립된 국내 최초의 기업연수원 삼성인력개발원(옛 삼성종합연수원)이 대표적이다. 삼성그룹 내에선 이곳을 흔히 인재 양성의 요람으로 부른다. 

 

건물 로비 정면에는 그가 인재의 중요성에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엿볼 수 있는 친필 글귀가 걸려있다. 친필에는 "국가와 기업의 장래가 모두 사람에 의해 좌우된다는 것은 명백한 진리이다. 이 진리를 꾸준히 실천해온 삼성이 강력한 조직으로 인재 양성에 계속 주력하는 한 삼성은 영원할 것"이라고 적혀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점은 학연·혈연·지연과 같은 연고 채용을 배제하고 철저하게 능력 위주로 뽑았다는 점이다. 삼성은 지난 1957년 국내 기업 사상 최초로 공개채용 방식을 채택했으며 기업이 인재를 직접 육성해야 한다고 내다봤다. 국내 5대 그룹 중 삼성은 아직까지 유일하게 공채 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당시 시대적 상황을 고려해볼때 상당히 혁신적이었다는 게 재계 안팎의 중론이다. 그만큼 우수한 인재의 발굴을 중요하게 여겼다는 방증이다.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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