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현대카드 노동조합이 설립 4년여 만에 사측과의 합의를 통해 본사에 사무실을 마련한다.

그 동안 노조는 사무실이 본사가 아닌 외부 건물에 위치해 있었던 만큼, 직원들과의 소통이나 노조홍보 등 여러 활동에서 제약이 있다고 판단, 본사 입성을 꾸준히 추진해 왔다. 

12일 카드업계 노조 등에 따르면 전국 사무금융노동조합 현대카드 지부(이하 현대카드 노조)는 최근 현대카드와 단체협약(이하 단협)에 잠정합의 했다. 이에 따라 현대카드 노조는 이번주 목요일과 금요일에 걸쳐 조합원 투표를 통해 노사 단체협약 타결 여부를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이번 현대카드 노사간 진행됐던 단협의 핵심은 노조 사무실의 본사 이전이 꼽힌다.

현대카드 노조 사무실은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현대카드 본사에서 약 200m 떨어진 용산빌딩에 위치해 있었다. 이에 노조는 설립 이후 "노조 사무실이 본사 내부가 아닌 외부 건물에 있는 사례는 없었다"며 꾸준히 본사 이전을 추진해 왔다.

결국 노사는 장기간의 실무협상 끝에 현대카드 노조 사무실을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현대카드 본사 3관에 마련하기로 최종 합의했다. 이 곳은 지난 8월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노조에 사무실 이전을 제안한 곳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노조는 3관으로의 사무실 이전 역시 사실상 본사와 떨어져 있다는 이유로 반대 입장을 고수해 왔다. 3관의 경우 본사에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앞 국회 앞 지하차도를 두고 맞은편에 위치해 있는 만큼, 사실상 본사와도 떨어져 있다는 게 노조의 설명이다.

다만 노조는 이미 4개월 간 주 1회씩 10차례의 실무교섭을 진행해 온 상황에서 협상이 장기화될 것을 우려해 최근 회사의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김영주 현대카드 지부장은 "노조가 입주를 원했던 2관의 경우도 현재 포화상태인 점을 감안했다"며 "무리하게 협상을 장기간으로 끌고 가는 것보다는 빠르게 타결하는 것이 노사 모두에게 이익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노사는 이번 단협을 통해 노조에 상주하는 직원을 기존 3명에서 5명까지 늘리는 데에도 합의했다. 노조는 이에 대해 "현재 현대카드 조합원이 1천명을 넘어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양측은 현대카드에 입사하는 신입·경력 직원들에 대한 노조 홍보과정을 마련하는 데도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외에도 기간제 근로자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는 조항 신설, 고객 응대 근로자에 대한 건강장애 예방조치 등도 이번 단협에 포함됐다.

김 지부장은 "노사가 조금씩 양보하고 배려하면서 적대적 관계가 아닌 범위 내에서 신의·성실의 원칙에 입각해 이번 단협이 마무리됐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카드 노조는 지난달 임금협약 교섭을 요구하는 공문을 사측에 발송하고, 이르면 내년 초부터 임금협약 협의에 돌입할 전망이다. 

【 청년일보=이나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