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3 (화)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유통업 미래는 '온라인'···위기 타개 나선 롯데그룹 행보 촉각

그룹 온라인 플랫폼 롯데온 실적 부진, 신세계의 이베이코리아 인수도 위협 요인
신동빈 회장, '미래 관점'의 투자 적극 주문···롯데온 차별화와 인수합병 병행 전망

 

【 청년일보 】 롯데그룹은 롯데제과를 모기업으로 하는 대기업 집단이다. 롯데제과로 출발해 식품·유통·화학 ·건설·제조·관광 등의 영역에서 사업을 펼치고 있지만 주력은 식품과 유통이다. 특히 그룹의 주력 계열사는 롯데쇼핑이다.

 

최근 유통업은 온라인으로 무게 중심을 옮겨가고 있다. 더우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는 이 같은 흐름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유통업의 매출은 전년 대비 18.4% 증가했다. 이는 즉시성과 편의성을 중시하는 소비문화가 확산되고, 인터넷과 모바일 기술의 발달에 따른 결과로 풀이되고 있다.

 

통계청에 의하면 지난해 11월까지 온라인 시장의 누적 거래액은 170조원으로 2019년 전체 거래액 135조원을 상회했다. 반면 오프라인 시장은 매년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다. 특히 2019년부터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 확산에 따른 매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는 와중에 코로나 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더욱 타격을 받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언택트(Untact) 소비문화의 확산으로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시장은 갈수록 커지는 등 전성기를 맞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쿠팡, 마켓컬리 등의 가파른 성장에 대응해 롯데그룹, 신세계그룹 등 전통적 유통 강자들이 온라인 사업부문을 강화하고 있는 이유다. 

 

롯데그룹은 지난 1일 2021년 하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을 개최했다. VCM은 옛 '사장단 회의'다. 하반기 VCM은 매년 7월 중순 경에 열렸는데, 이번에는 보름 정도 앞당겨 개최됐다. 이는 지난달 유통업계의 라이벌인 신세계그룹(이마트)이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확정지으며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롯데그룹의 위기감이 커진 것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롯데그룹은 지난 1996년 롯데인터넷백화점을 선보이며 온라인 쇼핑에 가장 먼저 발을 디뎠다. 하지만 온라인 쇼핑 부문에서 롯데그룹은 전자상거래 업체들은 물론 다른 백화점 업체에도 밀리고 있다. 

 

롯데온은 지난해 4월 백화점, 마트, 슈퍼, 롭스, 하이마트, 홈쇼핑, 이커머스 등 7개 계열사의 온라인 쇼핑 부문을 통합해 출범한 그룹의 공식 온라인 플랫폼이다. 롯데그룹은 롯데온을 미래 성장동력이라고 소개했지만 실적은 참담하다. 롯데온의 거래액이 직전년도 7개 계열사 온라인 쇼핑 거래액을 단순 합계한 것보다 7% 증가하는데 그친 것이다.

 

이는 이마트몰을 흡수한 신세계그룹 SSG닷컴의 지난해 거래액이 전년 대비 37% 증가한 것과 크게 비교된다. 거래 규모 역시 초라하다. 롯데온의 거래 규모는 7조6000억원으로 쿠팡의 22조원, 이베이코리아의 20조원, 네이버의 스마트스토어 17조원 등에 비해 크게 못미친다. 더구나 신세계그룹 SSG닷컴은 G마켓과 옥션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며 단숨에 전자상거래 업계 ‘빅3’로 올라섰다.

 

신동빈 회장이 지난해 말 정기인사에서 젊은 최고경영자(CEO)를 중심으로 대규모 세대교체를 단행한데 이어 올해 초 사장단 회의에서 '고강도 쇄신'을 주문했음에도 롯데그룹은 현재 이렇다 할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롯데온을 이끌던 조영제 대표도 전격 경질했다. 그룹 내에 무거운 긴장감이 감도는 이유다. 

 

신동빈 회장은 하반기 VCM에서 이베이코리아 인수전과 관련한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새로운 미래는 과거의 연장선에 있지 않다"며 과거의 성공 경험에서 벗어나 미래를 내다본 과감한 투자와 혁신을 주문했다. 코로나 19 이후 경영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는 가운데 기존의 경영 전략으로는 미래 성장을 보장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신동빈 회장은 미래 관점에서의 적극적인 투자, 핵심 인재 확보와 공정한 인사 시스템 구축, 변화하는 환경에 경쟁력을 갖기 위한 조직문화 혁신을 제안했다. 특히 미래를 위한 투자와 관련 "신사업 발굴 및 핵심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양적으로 의미있는 사업보다 고부가가치 사업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실패보다 더 나쁜 것은 실패를 숨기는 것, 그보다 더 나쁜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 실패조차 없는 것"이라며 "적극적으로 도전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실패하더라도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인사 시스템을 바꿔 나가겠다"고 말했다. 위기 타개를 위한 적극적인 대응책 마련을 주문한 것이다. 

 

강희태 부회장은 이베이코리아 인수가 무산된 지난달 18일 이례적으로 직원들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그로서리와 럭셔리, 패션·뷰티, 가전 카테고리에 특화한 플랫폼을 구축해 차별화를 추진하되 이 과정에서 경쟁력 확보를 위한 인수합병(M&A)과 지분 투자 등 기회가 있다면 적극 참여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한마디로 롯데온의 성장에 집중하는 한편 인수합병과 지분 투자에도 적극 참여하겠다는 것이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부동산 자산을 매각해 3조4000억원 가량의 자금을 보유한 상태다. 이베이코리아 인수 가격을 보수적으로 산정해 결국 실패한 만큼 앞으로는 보다 공격적인 인수합병과 지분 투자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 청년일보=정구영 기자 】 

관련기사




청년발언대

더보기


기자수첩

더보기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