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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발언대] 넷플릭스 드라마 ‘수리남’과 실화는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 청년일보 】 지난 9월 9일 넷플릭스에서 개봉한 드라마 ‘수리남’이 한 달 동안 ‘대한민국의 Top 10시리즈’에서 상위권을 유지하면서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넷플릭스에서 이 드라마가 개봉했을 당시 ‘수리남’이라는 국가가 존재하는 지도 잘 인지하지 못했던 대중들은 짜임새 좋은 스토리 라인과 연출, 배우들의 실감 나는 연기 덕에 큰 흥미를 보인다. 특히 대중들의 흥미를 끄는 요인 중 하나가 바로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점에 있다.


‘수리남’을 본 시청자 대부분은 한 번쯤은 품는 의문이 있다. 아무리 드라마지만 실화를 바탕으로 했기에 과연 이렇게 급박한 상황 속에서 민간인이 실제로 위험한 작전을 수행했을지, 살아남을 수 있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다.

 

치안도 불안전한 나라에서 무기를 소지하고 있는 사람들과 마약상을 민간인이 상대한다는 것은 너무 위험하고 쉽게 상상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알려진 대로 ‘수리남’은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드라마이다. 그럼 드라마와 실화는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이 드라마는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 수리남에서 마약을 판매한 한국인 ‘조봉행’을 검거하는 국정원의 작전에 일조한 민간인 K씨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제작했다. 


드라마에서 볼 수 있듯이 실제 조봉행은 한국에서 수리남으로 도주했는데, 이는 마약 사업을 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국내에서 빌라 건축을 빌미로 10억 원을 가로챈 혐의로 수배를 받았기에 수리남으로 도주한 것이었다. 또한, 조 씨는 목사로 활동한 것이 아니라 선박 냉동 기사로 일했다. 

 

그리고 1995년 수리남에서 생선 가공공장을 차려 면세유를 밀매하다가 마약 유통을 하였다. 이 과정에서 실제로 당시 수리남 대통령과 친분을 맺게 되었는데, 대통령이 군인 신분이던 시절 마약 밀매에 사용하던 선박을 조씨가 수리해주면서 인연이 되었고 이를 이용해 수리남에서 자신의 영향력을 확대한 것은 드라마와 일치한다.


민간인 K씨가 수리남에서 국정원 작전에 일조하게 된 과정 역시 드라마와 차이가 있다. 드라마 속 강인구는 전요환의 마약 유통 과정에 이용되면서 억울하게 옥살이를 하는 과정에서 국정원과 접촉을 하게 된다. 하지만 K씨는 수리남에서 친한 친구와 함께 선박용 특수 용접봉을 판매하는 사업을 하였고, 판매를 중개하던 조 씨가 대금을 주지 않음으로 인해 주 베네수엘라 한국대사관에 도움을 청하게 되었고, 이 과정에서 국정원 작전에 협조하게 되었다고 한다.


놀라운 것은 국정원 작전을 함께 하게 된 K씨의 작전 수행은 드라마보다 더욱 위험했다고 한다. 실제로 조 씨 조직에 들어가기 위해 머리를 빡빡 밀고 차이나타운에서 일부러 중국 갱들과 일부러 싸운 경험도 있으며,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한 채 홀로 조직과 싸운 것이다. 


드라마에서는 조직에 침투돼있던 국정원 언더커버가 존재했고, 마약상 행세를 하며 전요환을 상대했던 국정원 요원도 있었지만, 현실은 현지에서 혼자서 조 씨를 상대했던 것이다. 윤종빈 감독은 오히려 신빙성이 떨어질까 봐 덜어낸 장면이 더 많을 정도라고 했다.


드라마 속에서 강인구는 몰래 국정원 요원과 통화하는 장면이 많은데 실제로 K씨도 국정원과 은밀하게 연락을 자주 했다고 한다. 그 과정에서 조 씨의 부하에게 들키기도 하였지만, K씨가 되레 “장난 좀 친 것 가지고 날 이렇게 대하느냐”라고 항의하는 기지를 발휘해 상황을 모면한 적도 있다고 한다.


K씨와 강인구의 가장 큰 공통점은 ‘부성애’이다. 강인구는 수리남에서 작전을 수행하는 와중에도 꾸준히 아이들과 통화하고, 걱정하면서 아버지로서 자식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실제 K씨도 “수리남에 있을 때 아내와 아이들 생각이 많이 났다. 혹시 내가 잘못되면 가족들은 어떻게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가정과 아이들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걱정했다고 한다.


조 씨를 검거하는 작전은 드라마 속 전요환을 수리남 밖으로 유인하여 잡는 국정원 작전과 유사하다. K씨는 조 씨와 마약 거래를 이어갔고 결국 그를 브라질로 유인하여 조 씨를 검거하는 데 성공한다. 결국 조 씨는 2011년 국내로 압송된 뒤 징역 10년 형을 받고 복역하던 중 2016년에 건강 문제로 사망한다.


드라마 ‘수리남’과 실제 있었던 일들의 차이점을 살펴보았다. 전반적인 배경과 작전 과정, 작전 수행의 결과는 실제와 유사함을 보였고 그 속에서 캐릭터의 설정, 배경, 그리고 국정원과 접촉하게 된 계기와 과정은 차이점을 보였다. 이러한 유사점과 차이점을 확인한다면, ‘수리남’을 보면서 들었던 실제 위험한 일들을 민간인이 수행했는지에 대한 의문과 드라마보다 드라마 같은 일들이 실제로 있었는지에 대한 의심은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으로 생각한다. 


드라마의 숨겨진 의미들, 복선을 확인하면서 다시 보고 싶어 하는 시청자들이나 아직 ‘수리남’을 보지 못했던 사람들은 실화와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먼저 확인하고 본다면 더욱 재밌게 드라마를 시청할 수 있을 것이다.
 


【 청년서포터즈 6기 신우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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