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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발언대] 병원 수납처 자동화 확산…어르신들은 '기계 앞 발걸음 멈춤'

 

【 청년일보 】 평균 수명이 증가하고 고령화 사회가 가속화되면서, 병원은 노년층의 주요 생활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진료를 마치고 필수로 거쳐야 하는 수납 과정에서 많은 고령층 환자들이 '키오스크(무인 정보 단말기)' 앞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대학병원들을 중심으로 진료 접수, 수납, 처방전 발급 등의 행정 업무가 키오스크로 대체되면서 병원 운영의 효율성은 높아졌다. 그러나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에게는 이 변화가 불편과 불안의 대상이 되고 있다.

 

작은 글씨, 빠른 터치 반응 속도, 복잡한 절차는 노년층의 사용을 어렵게 만들며, 뒤에 줄 선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해 눈치를 보며 식은땀을 흘리는 어르신들의 모습은 이제 낯설지 않다.

 

서울디지털재단의 2023년 조사에 따르면, 55세 이상 고령층의 60%가 키오스크 이용에 불편을 느낀다고 답했다. 이는 단순한 개인의 불편을 넘어 사회적 문제로 다뤄져야 할 수준이다.

 

◆ 기계보다 사람이 필요해…해결을 위한 세 가지 제안

 

전문가들은 병원 키오스크가 '디지털 소외'의 상징이 되지 않기 위해 기술적 개선과 인적 지원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첫째, 고령자 모드를 갖춘 배리어프리 UX·UI 도입이 필요하다. 화면에 '고령자 모드' 또는 '느린 모드' 버튼을 추가하여, 글자 크기를 키우고, 버튼 간 간격을 넓히며, 정보 처리 속도에 맞춰 단계별 안내 음성 속도를 늦추는 등 사용자의 신체적·인지적 특성에 맞춘 설계가 요구된다. 최근 일부 병원에서 시범 운영 중인 AI 메타 휴먼 키오스크처럼, 가상 안내 인력이 단계별로 절차를 설명하는 시스템도 좋은 대안이다.

 

둘째, 현장에 디지털 안내 도우미(디지털 서포터즈)를 상시 배치해 고령층 환자가 요청할 경우 일대일로 수납을 도와야 한다.

 

실제로 일부 지자체와 복지관에서 운영 중인 키오스크 체험 교육의 효과가 높게 나타나고 있는 만큼, 현장에서의 직접적인 도움은 디지털 격차 해소에 가장 실질적인 방법이다. 모든 수납 창구를 완전히 폐지하기보다, 키오스크 사용이 절대적으로 어려운 환자(현금 결제, 복잡한 보험 청구 등)를 위해 직원 대면 수납 창구를 부분 유지하는 '서비스 선택제' 도입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셋째, 병원 밖에서는 지자체와 복지관이 연계한 체험형 교육 프로그램 확대가 요구된다. 실제 병원용 키오스크를 기반으로 한 실습 교육과 "느려도 괜찮다"라는 사회적 캠페인을 통해 고령층의 디지털 자신감을 높이고, 심리적 부담 없이 기기를 사용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병원 키오스크의 확산은 행정 효율화를 위한 시대적 흐름이지만, 그 과정에서 의료 서비스의 주요 이용자인 고령층이 소외되어서는 안 된다. 디지털 접근성 강화는 단순한 편의의 문제가 아니라 누구나 동등하게 진료받을 권리를 보장하는 사회적 책임이다. 기술과 사람의 조화 속에서, 고령층도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디지털 포용 의료 환경' 구축이 절실하다.
 


【 청년서포터즈 9기 김유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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