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해외여행자보험 및 펫보험의 비교추천 서비스가 이달 개시됐다. 이들 서비스 모두 시장 점유율이 높은 대형 보험사들이 참여하지 않아 일명 ‘반쪽짜리’라는 지적을 받는 가운데, 특히 해외여행자보험의 미참여 이유로는 과도한 수수료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미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대형사 입장에서는 높은 수수료를 감내하면서까지 플랫폼을 활성화할 유인이 크지 않다는 의견이 나온다. 자체 온라인 판매채널을 두고 있는 대형사들이 수수료를 구실삼아 경쟁심화 및 플랫폼 종속을 회피하려는 속내를 지녔다는 뜻이다.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는 지난 18일 각각 해외여행자보험과 펫보험의 비교추천 서비스를 선보였다.
현재 해외여행자보험 비교추천 서비스에 참여한 보험사는 메리츠화재를 비롯해 한화손보, 하나손보, 캐롯손보, 롯데손보, NH농협손보 등 6개 손해보험사다.
최근 해외여행자보험에서 ‘무사고 환급’ 서비스로 두각을 보이던 카카오페이손보를 비롯해 삼성화재, 현대해상, KB손보 등 대형 손보사들이 참여하지 않은 주요 요인으로는 수수료 문제가 꼽힌다.
네이버페이는 손보사들에 매출액(수입보험료)의 9% 수준을 수수료로 지급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대형사들은 금융당국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해외여행자보험과 같은 단기보험의 경우 플랫폼 모집 수수료율이 대면 모집 수수료율의 33% 이내로 제한돼야 한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아직 네이버페이 측과 수수료에 대한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대해상 관계자도 "금융위원회에서 규정하는 최대 한도의 수수료를 제시했지만, 네이버 측의 요구 수준과 맞지 않다는 이유로 플랫폼 입점이 불가능하다는 통보를 일방적으로 받았다"고 덧붙였다.
KB손보 관계자는 "수수료에 대한 입장 차이로 입점이 제한된 상황"이라며, "수수료가 높아지면 보험료가 인상될 수 있어 소비자 부담이 가중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비용 측면에서 보험사와 플랫폼간에 충분한 사전 검토 및 협의가 이뤄지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생각한다”면서 “추가 입점 가능성은 계속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다.
카카오페이손보의 경우는 현재 해외여행보험 상품이 금융당국의 검토를 거치는 상황을 의식해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상품이 출시된 지 1년 남짓 지난 시점인 만큼 당장의 채널 확장보다는 기존 채널에서 상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데 주력한다는 입장이다.
그런 가운데 손보업계 일각에서는 이처럼 대형 보험사들이 비교추천 서비스에서 참여하지 않는 이유로서 본래 이들 보험사들이 플랫폼을 활용하려는 의지가 크지 않았을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대형 손보사들은 굳이 플랫폼을 활용하지 않더라도 판매가 잘 되고, 각 사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앱도 있다는 점에서 높은 수수료를 주고 플랫폼에 입점하려는 유인이 적을 것”이라며 “오히려 플랫폼에 종속될 위험과 플랫폼 활성화로 인한 경쟁심화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입점을 꺼릴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플랫폼 입점 유인이 적은데다 수수료마저 높아, 플랫폼에 대한 매력도가 떨어졌을 것이라는 뜻이다.
펫보험 비교추천 서비스에도 시장 점유율이 과반을 차지하는 메리츠화재는 빠진 상태다. 대형사 중에는 삼성화재, 현대해상 및 KB손보가 참여했고, DB손보는 기술적인 문제로 인해 참여가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펫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출시가 당초 정부가 발표한 스케줄보다 미뤄지면서 당사의 일정에도 차질이 빚어진 측면이 있다"며 "이번 기회에 상품 개정으로 경쟁력을 강화한 후 입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DB손해보험 관계자는 "관련 시스템 개발이 지연돼 초기에 참여하지 못했다"며 "시스템 개발 작업을 완료한 이후 빠르면 이달 말 입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청년일보=신정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