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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通하는 사람들] ① 장주현 BGF리테일 주류팀 MD…"범접 불가 'CU카세' 완성할 것"

CU 생레몬 하이볼, 상반기 최고 인기 주류 상품 등극…누적 판매 500만개 돌파
새로운 아이디어 실현에 약 1년 소요…"제품 출시 위해 직접 협력업체·임원 설득"
장 MD, 내년 중 프리미엄 '수제 맥주' 출시 계획…"'본질' 살린 상품으로 '맛' 잡을 것"

 

【 청년일보 】 "하이볼 캔에 진짜 레몬이 들어있네?"

 

올해부터 야외 나들이에 나선 MZ세대(밀레니얼 및 Z세대)들 사이에서 심심찮게 보이는 '참신한(?)' 주류가 있다. 바로 CU가 내놓은 '생레몬 하이볼'이다. 

 

올 상반기 주류 매니아와 유통업계를 휩쓴 생레몬 하이볼은 유명한 인기 브랜드를 주조하는 대형 주류업체의 제품이 아니다. 바로 24시간 소비자 곁을 지키고 있는 국내 1등 편의점 CU와 국내 중소 주류업체인 부루구루가 합작해 만든 제품이다. 

 

RTD(Ready to Drink) 방식으로 생산되는 하이볼 제품에 '진짜 생레몬'을 잘라 넣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체화한 상품으로 평가받는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불철주야 제품개발에 노력한 인물이 있다. 바로 BGF리테일 주류팀의 상품기획자(MD) 장주현 씨다. 

 

◆ CU, 협력업체 신뢰에 탄탄한 상품 기획력으로 '중무장'…"고퀄리티 상품으로 입증"

 

장주현 MD는 자신을 평소에도 주류에 관심이 높은 매니아라고 소개했다.

 

그는 "평소에도 주종을 가리지 않고 술을 즐겼고, 주류팀에 발령이 났을 때 '올 게 왔구나'라는 생각을 했다"라고 운을 뗐다. 생레몬 하이볼을 비롯해 '서든어택 펑 맥주' 등 다수의 인기 상품을 기획한 장 MD는 지난해 3월 BGF리테일에 합류하기 이전에 국내 한 대형마트의 가공식품팀 MD로 근무하며 경력을 쌓아 왔다. 

 

그는 물량공세와 할인 등 가격 경쟁력 확보에 중점을 두고 있는 대형마트 근무 시절과 달리 편의점에서는 주류 기획 그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을 큰 장점이라고 말한다.

 

그는 "마트의 경우 행사나 할인 등 소비자에게 더 싸게, 대량으로 판매하는 게 중점이기에 협력사와 어떤  할인 행사를 기획할 지가 업무의 핵심이었다"면서 "반면 편의점은 워낙 점포가 많고, 경쟁도 치열하기 때문에 꼭 CU에 와야 살수 있는 차별화된 상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차이점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CU의 강점으로 협력업체와의 신뢰에 기반한 상품 기획력을 꼽았다. 그는 "타사의 경우 이미 인기 있는 상품에 개런티를 지불하고 그대로 가져와 판매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그러나 CU는 자체적인 기획력을 가지고 협력업체와 합심해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 낸다는 게 가장 큰 강점"이라고 자신했다. 

 

장 MD는 "소비자에게 어필이 되는 상품을 기획하기 위해서는 결국 일시적으로 소비되고 끝나는 유행성 '콘텐츠'가 아닌 진정한 본연의 가치를 담을 수 있는 상품을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라며 "CU에서는 모든 상품 MD들이 진정성을 가지고 'CU만이 할 수 있는 것'을 기획하기 위해 지속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 CU는 '곰표 밀맥주'를 비롯한 주류 제품 외에도 '연세우유 생크림빵' 등 다수의 자체 기획상품을 성공리에 시장에 안착시킨 바 있다.

 

 

◆ 생레몬 하이볼, 작년 여름부터 기획…"제조부터 판매까지 도전의 연속"

 

장 MD는 올해 상반기 최고의 인기 주류상품인 '생레몬 하이볼'을 기획하는 데 있어 기존 '다변화된 맛 중심'의 패러다임에서의 '대전환'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작년에는 업계에서 여러 가지 맛의 하이볼을 출시하는 데 중점을 두었지만, 레몬, 자몽, 얼그레이 등 이미 인기를 끌고 있는 제품을 뛰어넘지 못했다"라며 "정형화된 패러다임을 깰 수 있는 새로운 하이볼을 구상하던 중 '그렇다면 직접 생레몬을 넣어보자'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라고 회상했다.

 

장 MD의 아이디어는 소비자의 이목을 단번에 끌 수 있는 '참신함' 그 자체였지만, 이를 실제 상품화하는 데까지는 많은 난관이 기다리고 있었다.

 

장 MD는 "생레몬은 자르는 순간부터 갈변이나 산화가 시작되는데 대량으로 구매를 해둘 수도 없고, 수요를 예상해 그때마다 수급해야 한다는 문제가 있었다"라며 "또 생레몬을 잘라서 캔에 넣어야 되는데, 물기가 있다 보니 서로 달라붙는다는 어려움도 있었다"라고 말했다.

 

또 "레몬의 끝부분이 상품에 들어갈 경우 상품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에 이 부분을 제외해야 한다는 문제도 있었고, 캔 크기에 딱 들어맞는 레몬을 찾는 과정도 큰 난관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제조를 담당한 협력업체인 부루구루와의 협의 과정에서도 어려움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수제 맥주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협력업체의 현금 유동성이 떨어져 새로운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여력이 부족한 상태였다"라며 "협력업체 측에서 '대금을 선지급해 줄 수 있냐'라는 요청을 해왔지만, 유통사에서 그러한 전례가 없어 곤혹스러웠다"라며 당시를 떠올렸다. 

 

그러나 장 MD는 새로운 상품에 대한 자신감을 기반으로 직접 자사의 임원을 설득했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 제품의 샘플을 가지고 상품 특징을 직접 설명드렸다"라며 "생레몬이 떠오르는 차별화된 제품에 긍정적 반응을 보이셨고, 대금을 선지급해 달라는 협력업체의 요구사항을 전달하며 본부장님을 설득하고자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생레몬 하이볼이라는 새로운 제품을 향한 장 MD의 야심찬 도전은 결국 1년여의 시간에 가까운 상품 기획 및 개발과정 끝에 마침내 성공으로 귀결됐다.

 

생레몬 하이볼은 지난 4월 상품 출시 이후 지난달 30일까지 500만여개가 판매되며 '대히트 상품'으로 등극했다. 이는 일평균 7만5천여개가 판매된 수준이다. 또한 6월 한 달간 담배 품목을 제외하고 CU에서 판매하는 전체 상품 중 매출  중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하이볼을 포함한 기타 주류의 매출 비중은 작년 3.7%였으나, 생레몬 하이볼 출시 후 11.2%로 급등했고 지난달 하이볼을 포함한 기타주류의 매출비중은 13.8%까지 치솟으며 막걸리(7.0%), 양주(3.1%), 와인(2.0%) 등을 큰 폭으로 제쳤다. 여기에 더해 올해 1월 1일부터 지난달 30일까지 차별화 주류 상품의 매출 신장률은 112.7%에 육박한다.

 

장 MD는 생레몬 하이볼의 제조를 맡은 부루구루 역시 상품이 인기를 끌자 새로운 공장부지를 알아볼 수 있는 여력이 생기는 등 경영여건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현 시점에서는 최대 약 20만캔의 안정적인 생산량을 기반으로 전국의 1만8천여 점포에 공급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는 생레몬 하이볼이 CU 주류의 스테디셀러로 자리하기를 희망한다고 언급했다.

 

장 MD는 "단기간 인기를 끌고 사라지는 상품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지속적으로 찾아 늘 매대에서 만날 수 있는 그런 제품으로 자리했으면 하는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적어도 제가 퇴사를 하기 전까지는 계속해서 잘 팔렸으면 좋겠다"라며 미소를 띠었다.

 

 

장 MD는 이제 새로운 도전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CU는 오늘부터 생레몬 하이볼의 후속작인 '생라임 하이볼'을 시장에 내놓았다.

 

생라임 하이볼은 라임 특유의 새콤한 향과 쌉싸름한 끝 맛이 청량하고 산뜻한 풍미를 더욱 높인 게 특징이다. 얇게 저민 라임 슬라이스와 라임 주스 원액을 직접 넣어 생레몬 하이볼과 같이 '보는 맛'은 물론 더욱 풍부한 시트러스 향을 느낄 수 있다.

 

그는 "추후 레몬, 라임 외에도 다양한 과일을 이용한 상품이 올해나 내년까지 출시될 전망"이라고 귀띔했다. 

 

◆ "주류 본연의 '맛'에 집중한 상품 구상 중"…'CU카세' 아성 지속 '자신감'

 

장 MD는 앞으로도 제품으로 승부하고 소비자의 선택을 받는 'CU카세(CU와 오마카세의 합성어)'의 명성을 잇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때 타 브랜드와의 협업(컬라버)가 유행이었던 시기가 있었다"라며 "당시에는 저도 '조금만 다르게 하면 소비자들이 좋아하겠지'라는 착각에 빠져 상품을 기획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나고 보니 소비자들은 이러한 협업이 얕은 수인지, 진짜 '맛'으로서 가치가 있는 상품인지 귀신같이 파악하시는 것 같다는 생각에 이르렀다"라며 "그 이후 단순하고 얕은 수준에서 무차별적 협업상품을 내놓을 게 아니라, 소비자들이 상품에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셀링 포인트'가 확실한 상품을 기획해야 한다는 확고한 철학을 지니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장 MD는 올해 말, 내년 초 '수제 맥주'의 본질을 살린 새로운 상품을 준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인기 상품인 공표 밀맥주 이후 지나친 협업상품으로 수제 맥주 시장 전체가 위축된 상황"이라며 "소비자들 역시 다를 바 없는 다양한 제품에 관심도가 떨어져 있기도 하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소비자 입장에서 '수제 맥주는 원래 이런 거였어'라고 느낄 수 있는 소규모 양조장의 노하우가 담겨 있는 퀄리티 높은 상품을 내놓기 위해 상품 기획을 비롯해 여러 양조장과 접촉하고 있다"라면서 "내년 중 양조장들의 특징이 담긴 프리미엄 맥주를 하나씩 출시해 소비자들의 입맛을 다시 사로잡는 게 하나의 목표"라고 밝혔다.

 

 

장 MD는 CU의 주류 매대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 상품의 맛과 퀄리티에 대해 기대할 수 있는 제품을 지속해서 내놓는 게 직업적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달 25일 '원소주 하이볼' 제품을 출시했을 때 인상깊었던 소비자 댓글 중 하나가 '역시 CU카세'라는 내용이었다"라며 "마치 오마카세처럼 다양하고 퀄리티 높은 주류를 한곳에서 만날 수 있는 편의점의 모습을 소비자에 각인시키고 싶다"라는 포부를 밝혔다.

 

이어 "잡다한 상품이 아니라, 진정한 '핵심'만 엄선하는 오마카세의 주인장처럼 칼 같은 상품을 기획하는 MD가 되는 게 개인적 목표"라고 강조했다.

 

한편, CU는 최근 생라임 하이볼을 비롯해 원소주 하이볼 등 차별화 상품을 지속 출시하고 있다. CU는 앞으로도 차별화된 하이볼 상품을 연이어 선보이며 편의점 주류 트렌드를 적극적으로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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