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금융당국이 보험사들의 성과급 체계를 개선, 손질에 나설 예정이다. 내년에 시범운영 예정인 새로운 성과체계에 따르면 보험사 임원의 성과에 대한 보수를 산정할 시 실적 뿐만 아니라 회사의 재무 건전성도 반영된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 같은 성과급 체계 개편이 단기 성과주의를 방지할 것이라는 취지에 공감한다면서도 시범운영 기간 동안 개별 보험사의 규모 등 현실적인 상황이 면밀히 감안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적지않다.
앞서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은 지난 21일 제6차 보험개혁회의를 열고 보험사의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경영 유도 차원에서 '성과 체계'를 개편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르면 보험사는 임원의 성과보수를 산정할 때 지급여력비율(K-ICS·킥스) 등 회사의 재무 건전성을 반영해야 한다. 또한 성과보수의 상당 부분은 주식 등 비현금 자산으로 지급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이 같은 개편에 대해 보험사가 단기 성과주의에 매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취지라고 밝혔다.
금융위원회는 "가시적·단기 성과 창출에 집중하는 현재의 경영방식이 보험산업의 문제점"이라며 "소비자 분쟁으로 이어져 보험산업 전반에 대한 신뢰를 하락시키며, 장기적인 재무 건전성에도 악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건전성 수준을 고려해 회사별 성과보수 규모를 설정하도록 했다. 새로운 성과체계는 올해 준비기간을 거쳐 내년 1분기부터 시범운영될 예정이다.
보험업계는 그동안 실적 부풀리기 논란이 불식되지 않은 가운데 '성과급 잔치'를 누렸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 생명보험사(한화·삼성·교보·미래에셋·신한라이프·KB라이프, 이하 생보사) 및 손해보험사(DB손보·삼성화재·메리츠화재·현대해상·한화손보·KB손보, 이하 손보사)의 직원 1인 평균 급여액은 각각 1억800만원, 1억1천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300만원, 200만원씩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임원(이사·감사) 1인당 평균 보수액 역시 생보사와 손보사에서 모두 증가했다. 주요 생보사의 지난해 임원 평균 보수는 4억8천400만원으로 전년(2억4천500만원) 대비 2배가량 늘었다. 손보사의 경우 같은 기간 4억6천600만원에서 5억4천100만원으로 16% 증가했다.
아울러 지난해 임원 1인당 평균 보수액이 가장 높은 보험사는 삼성생명(14억8천500만원)으로, 전년(4억9천800만원) 대비 약 3배로 증가했다.
이어 메리츠화재(11억9천600만원), 현대해상(7억2천500만원), 삼성화재(6억100만원), 미래에셋(4억7천200만원), 한화생명(3억7천600만원), 신한라이프(2억6천800만원), KB손보(2억4천800만원), 한화손보(2억3천900만원), DB손보(2억3천600만원), 교보생명(1억7천500만원), KB라이프(1억2천800만원) 등의 순이다.
보험업계 일각에서는 새로운 성과체계 개편안을 두고 단기 성과주의에서 탈피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의견도 있으나, 각 보험사의 규모 및 비(非) 국내 보험사의 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 면밀한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성과체계는 단기적인 영업적 성과보다 소비자 보호, 건전성 등 비영업적 측면도 두루 살필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성과체계 도입에 대한 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시범 운영이니만큼 각 보험사의 규모, 국내 보험사와 외국계 보험사의 차이점 등을 감안해서 보다 상세한 검토와 준비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 청년일보=신정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