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지난 20년간 국내 주택가격의 향방을 가른 가장 큰 요인은 시중 통화량, 즉 유동성이었으나 수도권 지역에서는 금리가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10년 사이 주택담보대출을 통한 내 집 마련이 보편화되면서 금리가 집값에 미치는 영향력이 과거에 비해 5배가량 커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4일 주택산업연구원은 지난 20년 동안의 주택 매매가격 변동 요인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주산연은 유동성(M2), 주택수급, 금리, 경제성장률 등 주요 거시경제 지표와 주택가격 간의 단순상관계수를 산출해 비교했다.
분석 결과 전국적으로는 유동성의 상관계수가 0.50으로 가장 높게 나타나 집값 변동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됐다.
이어 주택수급(0.38), 금리(-0.35), 경제성장률(0.15) 순으로 영향력이 컸다.
그러나 범위를 수도권으로 한정할 경우 양상은 달라졌다.
수도권 주택가격은 금리와의 상관계수가 -0.55로 가장 높게 나타나 유동성(0.54)보다 금리 변동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택수급(0.34)과 경제성장률(0.14)은 그 뒤를 이었다.
주산연은 수도권에서 금리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난 배경에 대해 수도권의 높은 주택가격과 인구 구조적 특성을 꼽았다.
지방에 비해 집값이 비싸고 봉급생활자 비중이 높아 주택 구입 시 금융기관 대출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시기별로 살펴보면 금리의 영향력 확대 추세는 더욱 뚜렷해진다.
2005년부터 2014년까지 10년간은 유동성(0.39)과 주택수급(0.32)이 주택가격의 주요 변수였으며, 금리의 상관계수는 0.12에 그쳐 영향력이 미미했다.
반면 2015년부터 2024년 사이에는 유동성(0.62)에 이어 금리의 상관계수가 -0.57로 급격히 상승했다.
이는 직전 10년과 비교해 금리의 영향력이 약 5배가량 확대된 수치며, 같은 기간 주택수급의 영향력은 0.47로 나타났다.
주산연은 이러한 변화에 대해 "주택담보대출을 끼고 집을 사는 비율이 가파르게 상승한 현실을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한 자가 점유 비율은 전국 기준 2012년 35.7%에서 2022년 55.6%로 증가했다.
수도권의 경우 2012년 44.2%에서 2022년 62.5%까지 치솟아 금리 민감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됐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실장은 이번 분석과 관련해 “주택가격을 안정 시키기 위해서는 중장기적으로는 수급균형이 가장 중요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유동성과 금리가 적정하게 관리되는 것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 청년일보=김재두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