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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급發 '셔틀 스테이션'에 쏟아진 유동성...SK하이닉스가 바꾼 '부동산 방정식'

역대급 실적에 1억4천만원 '현금' 확보...이천·용인·분당 정류장 인근 매물 '품귀'
"잠 부족한 직장인에겐 지하철보다 셔틀"...통근버스 노선 따라 '신흥 부촌' 지도 재편

 

【 청년일보 】 반도체 시장의 '슈퍼사이클' 도래가 수도권 남부 부동산 시장의 지형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직원들에게 대규모 성과급 지급을 예고한 가운데, 해당 성과급이 통근버스 정류장 인근 아파트 단지 상권 활성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단순한 지리적 인접성을 넘어, 편리한 출퇴근을 보장하는 '셔틀권' 입지와 성과급이라는 자금력이 결합하며 해당 지역 부동산 가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2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내달로 예정된 SK하이닉스의 초과이익분배금(PS) 지급을 앞두고 이천 본사 주변인 용인, 분당 등 주요 거점 지역 부동산 시장에서 매수 문의가 증가하고 있다. 이번 성과급 규모는 연봉의 50%, 1인당 평균 1억4천만원 안팎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자금의 흐름 변화도 주목된다. 과거 고가 소비재 구매로 이어지던 성과급이 최근에는 부동산 갭투자나 상급지 이동을 위한 자금으로 활용되는 경향이 짙어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지난해 발표된 '10.15 부동산 대책'으로 서울과 분당, 수지 등이 규제지역으로 지정된 반면, 이천과 안성 등은 비규제지역으로 남아 대출과 세금 규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점이 매수 심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부동산원 자료 분석 결과, 성과급 지급 기대감이 형성된 지난해 4분기 이천시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상승폭은 경기도 평균 대비 3배 이상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다만 현장의 분위기는 달랐다. 하이닉스 본사가 있는 경기도 이천시 부발읍의 한 공인중개사는 "올해 입주 예정인 아파트 단지들이 꽤 많다"라며 "신축 기대감이 있기는 하지만 기존 매물에 대해서는 문의가 그리 많지는 않다"고 전했다.

 

이같은 온도 차가 발생하는 가운데, 매수세가 집중되는 곳은 지하철 역세권보다는 '셔틀 스테이션' 인근이다. SK하이닉스는 이천 본사와 서울, 경기 남부권을 연결하는 광역 통근버스 노선을 운영 중인데, 직원들 사이에서는 정류장 도보권 단지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이는 업무 강도가 높은 반도체 산업 특성상 출퇴근 시간의 휴식을 중시하는 젊은 직원들의 성향이 반영된 결과다. 환승이 필요한 지하철보다 접근성이 뛰어난 셔틀버스 정류장 인근이 실질적인 주거 선호 입지로 꼽힌다.

 

실제로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용인시 수지구 풍덕천동, 화성시 동탄신도시 등 주요 셔틀 거점 지역 아파트는 비셔틀 지역 대비 견고한 시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셔틀버스 정류장 접근성이 전월세 임대 수익률과 매매가 형성에 주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 같은 현상은 120조원이 투입되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처인구 원삼면) 일대로 확산될 전망이다. 2027년 팹(Fab) 가동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됨에 따라 향후 신설될 통근버스 노선 인근 주거지에 대한 투자 수요 유입이 예상된다.

 

이미 이천 주변 지역에서 셔틀권의 가치를 경험한 투자자들은 용인 역북지구, 안성시 등 잠재적 배후 주거지를 주목하고 있다. 대규모 인력 유입과 구매력이 뒷받침될 경우, 셔틀 노선 경유지의 신축 단지들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다.

 

다만 통근버스 노선은 회사 정책에 따라 변경될 수 있으며, 반도체 업황 변동에 따라 성과급 규모가 유동적이라는 점은 고려해야 할 요소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반도체 호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셔틀 정류장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강세 현상은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SK하이닉스의 성장이 직원들의 자산 증대 기회로 이어지고, 해당 유동성이 다시 지역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되는 구조가 형성됐다는 분석이다.

 

한 부동산 시장 전문가는 "과거 직주근접의 개념이 물리적 거리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MZ세대 직장인들을 중심으로 셔틀버스를 활용한 시간적 효율성이 집값의 변수로 부상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SK하이닉스 사례와 같이 기업의 교통 복지 시스템과 보상 체계가 결합될 경우, 해당 기업의 통근 라인을 따라 형성되는 부동산 시장은 외부 경기 변동에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요 기반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 청년일보=김재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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