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진료실에서 여드름으로 내원하는 환자들에게 가장 자주 듣는 말은 '왜 자꾸 반복되느냐"는 질문입니다. 분명 치료를 받고, 한동안은 좋아진 것 같은데 어느 순간 다시 붉은 염증이 올라옵니다. 이 반복의 이유를 이해하려면 우리는 피부 표면이 아닌, 그 아래에서 벌어지는 과정을 들여다봐야 합니다.
여드름은 단순히 피지가 많아서 생기는 질환이 아닙니다. 피지는 본래 피부를 보호하고 수분 증발을 막는 중요한 생리적 요소입니다. 문제는 피지선이 과도하게 활성화되면서 시작됩니다. 과잉 분비된 피지가 모공 내부에 정체되고, 여기에 각질이 겹치면서 배출 통로가 좁아집니다. 이 밀폐된 환경은 세균 증식을 유도하고, 우리 몸의 면역 체계는 이를 방어하기 위해 염증 반응을 일으킵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염증이 단순한 결과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염증이 발생하면 피부 조직은 다양한 염증 매개물질을 분비하게 되고, 이러한 물질들은 다시 피지선의 활동을 자극할 수 있습니다. 결국 피지가 염증을 만들고, 염증이 다시 피지를 자극하는 구조적 악순환이 형성됩니다. 이 연결고리가 해소되지 않는 한, 여드름은 형태만 달라질 뿐 반복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많은 분들이 압출이나 일시적인 항염 치료만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합니다. 물론 급성 염증을 빠르게 완화하는 것은 필요합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피지 분비의 균형을 회복하고, 피부 내부의 미세 염증 환경을 안정화시키는 접근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겉으로는 좋아 보일지라도 피부 속에서는 여전히 재발의 조건이 유지됩니다.
재발 방지를 위한 치료의 방향은 단순합니다. 피지 조절과 염증 완화를 동시에 고려하고, 손상된 피부 장벽을 회복해 염증이 증폭되지 않는 환경을 만드는 것입니다. 최근에는 피부 재생 환경을 개선하는 다양한 치료가 보조적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예를 들어 조직 회복을 돕는 PDRN과 같은 성분이 염증 이후의 피부 안정화 과정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연구들도 보고되고 있습니다. 다만 어떤 치료든 환자의 피부 상태와 원인에 맞게 신중하게 선택되어야 합니다.
여드름 치료의 목표는 단순히 '없애는 것'이 아니라, 반복되지 않도록 피부 환경을 바꾸는 데 있습니다. 피지와 염증의 연결고리를 해소하는 순간, 피부는 비로소 안정적인 균형을 되찾습니다. 그 균형이 유지될 때 재발의 빈도와 강도는 자연스럽게 줄어듭니다.
피부는 우리 몸의 가장 바깥에 있지만, 그 안에서는 매우 복잡한 생리적 과정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여드름 역시 그 복합적인 상호작용의 결과입니다. 표면의 증상만이 아니라 구조적 원인을 이해하고 접근하는 것, 그것이 반복되는 트러블을 줄이기 위한 가장 현실적이고 공익적인 치료의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글 / 김덕규(닥터킨베인 병원장)
㈜ 제론셀베인 대표이사
닥터킨베인 피부과의원 대표원장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전문의
대한 피부 레이저 학회 공보이사
연세대 세브란스 에스테틱연구회 정회원
PDRN 항염재생치의학연구회 (치주염 치료와 재생) 정회원
대한 미용성형학회 정회원
대한 미용웰빙학회 정회원
대한 비만학회 정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