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청년일보 】 가려움증은 흔히 피부 질환이나 알레르기로 인한 것으로 생각되지만, 피부에 별다른 발진 없이 지속적으로 가려움이 나타난다면 신경계 이상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특히 특정 부위나 한쪽 몸에 국한되어 발생하는 경우, 이는 '신경병증성 가려움'일 가능성이 크다.
신경병증성 가려움(Neuropathic Itch)은 신경계의 손상이나 기능 이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만성적인 가려움증으로, 일반적인 피부 질환과는 다른 특징을 가진다. 일반적인 가려움증은 피부 건조, 접촉성 피부염, 두드러기 등의 피부 문제로 인해 발생하며, 보습제나 항히스타민제 같은 일반적인 치료법으로 완화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신경병증성 가려움은 피부 표면에 눈에 띄는 발진이나 염증이 없으며, 기존의 피부 치료법이 효과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러한 가려움증은 주로 특정 신경이 지배하는 부위에서 국소적으로 나타나며, 등, 어깨, 손, 다리 등의 부위에 집중되는 경우가 많다. 원인은 척수 손상, 대상포진 후 신경통, 당뇨병성 신경병증, 중추신경계 질환(예: 다발성 경화증, 뇌졸중) 등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 또한, 말초신경 손상이나 신경 압박으로 인해 특정 신경 경로가 과도하게 활성화되면서 가려움이 유발될 수도 있다.
신경병증성 가려움은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 일상생활의 질을 크게 저하시킬 수 있으며, 만성적인 경우 수면 장애, 불안, 우울감 등을 초래할 수도 있다. 치료 방법으로는 신경계 조절에 영향을 미치는 약물 치료가 고려될 수 있다. 대표적으로 항우울제(삼환계 항우울제,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 항경련제(가바펜틴, 프레가발린) 등이 사용되며, 경우에 따라 국소 마취제나 캡사이신 크림 같은 국소 치료제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신경 차단술이나 경피적 전기신경자극(TENS)과 같은 신경 조절 치료법도 일부 환자에서 효과를 보일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신경병증성 가려움이 의심되는 경우, 단순한 피부 질환으로 간주하지 말고 신경과적 검진과 전문적인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신경병증성 가려움은 원인에 따라 치료 접근법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고 적절한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증상 완화와 삶의 질 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많은 사람이 가려움을 단순한 피부 문제로 치부하고 넘어가지만, 신경병증성 가려움은 신경계 이상을 알리는 중요한 신호가 될 수 있다. 특히 일반적인 치료에도 반응하지 않는 가려움이 지속된다면 전문의와 상담하여 정확한 원인을 찾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가려움증이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 삶의 질을 저하시킬 수 있는 만큼,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필요하다. 신경계 건강을 관리하고, 지속적인 가려움이 있을 경우 이를 가볍게 넘기지 말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글 / 김덕규(닥터킨베인 병원장)
㈜ 제론셀베인 대표이사
닥터킨베인 피부과의원 대표원장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전문의
대한 피부 레이저 학회 공보이사
연세대 세브란스 에스테틱연구회 정회원
PDRN 항염재생치의학연구회 (치주염 치료와 재생) 정회원
대한 미용성형학회 정회원
대한 미용웰빙학회 정회원
대한 비만학회 정회원
대한 비타민 연구회 정회원
대한 만성 피로 학회 재무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