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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국감] "스타트업 외면하고 아이돌 지원"…기보, 투자연계보증 오남용

아이돌 '피프티피프티' 음원 제작 지원…자의적 부실 평가 지적
스타트업 기술보증 지원규모 45% 감소…연예기획사엔 32억원
김성환 의원 "무리한 사업 확장 지양…스타트업 지원 충실해야"

 

【 청년일보 】 기술보증기금이 스타트업 등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한 '투자연계보증제도'가 연예기획사 같은 비전문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며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성환 의원은 20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열린 기술보증기금 국정감사에서 "기술보증기금이 생사 기로에 선 스타트업을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술보증기금(이하 기보)은 벤처캐피탈(VC), 창투사 등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한 기업을 대상으로 후속 투자 전까지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투자연계보증제도를 운영 중이다. 지원요건에 맞는 기업이 신청을 하면 기보는 해당 기업의 기술성, 사업성, 시장성 등을 평가하고 보증심사를 거쳐 기업당 30억 원 이내로 필요자금을 보증형식으로 지원한다. 


기보는 올해 6월 14일 걸그룹 '피프티피프티' 소속사도 투자연계보증 대상으로 선정해 지원한다며 대대적 홍보에 나선 바 있다. 당시 보도자료에는 투자연계보증으로 해당 기업의 가치가 상승하고 후속투자가 이어질 것이라 전망했다.


그러나 기보가 보도자료를 배포한지 열흘도 지나지 않은 지난 6월 23일, 피프티피프티 소속사 측은 외부세력이 멤버 빼가기를 시도하고 있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후 소송전, 멤버와 소속사 간 전속계약효력 가처분 신청 등 갈등이 격화되고, 결국 분쟁사태로 인해 피프티피프티의 예정됐던 공연 등이 모두 무산되며 사실상 앞으로의 활동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다.


김 의원은 "확보한 피프티피프티 소속사의 투자연계보증 기술평가서에서 수상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라며 "내용을 살펴보니 평가기술 자체가 '아이돌 피프티피프티 음원 제작'으로 명시돼 있는데 아이돌 음원 제작을 과연 신기술로 보는 것이 적절한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실제 기보 내 음원제작 및 연계기획사 관련 전문가 및 전담부서도 부재한 상황으로 전문성도 없는 분야"라며 지적했다.


더불어 기술보증기금이 평가한 세부내용을 살펴 보면, 연구개발 인증 취득활동이 0건으로 미흡하고 보유한 지식재산권도 없어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시장성 평가와 시장 경쟁상황도 D등급(미흡)을 받는 등 여러평가 지표가 미흡함에도 불구하고 종합 기술평가 등급은 A등급(우수)에 기술사업위험등급도 현저히 낮다고 평가받았다. 


김 의원은 "의문투성 기술평가를 비롯해 기보가 보도자료에도 밝혔듯이 '대표자가 동종업계 오래 종사한 것을 높이 평가' 등 객관적 지표 없이 자의적 평가에 의해 선정한 것이 아닌지 합리적 의심이 든다"며 "기보의 역할은 기술 자체를 심사해 기술성이 우수한 기업을 지원하는 것인데 뜬금없이 연계기획사를 대상으로 명확한 기준 없이 보증 지원에 나선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한편, 경제위기로 투자가 위축되며 스타트업의 자금난도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1분기(1~3월) 신규 스타트업 투자 동향에 따르면, 전년 동기 대비 투자건수는 477건에서 271건으로 43%감소했다. 투자금도 3조9천38억 원에서 8천958억 원으로 77% 이상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기술보증기금의 신규 기술보증 지원 규모 마저 지난 2020년 대비 45%이상 감소된 상황이다. 반면 김 의원에 따르면, 연예기획사 대상 신규 투자연계보증 규모는 32억5천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 의원은 "스타트업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기술보증기금이 기존에 적극적으로 지원하지도 않던 연예기획사까지 무리한 기술보증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기술평가 객관성을 강화하여 투자연계보증이 절실한 스타트업이 적기에 지원 받을 수 있도록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 청년일보=오시내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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