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일보】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부) 소관 9개 공공기관의 탄소중립 연구개발(R&D) 10건 중 7건 이상이 경제적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1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양금희 의원은 산업부와 과기부 소관 9개 공공기관의 2010년부터 올해 7월까지 탄소중립 관련 R&D 과제 3천141건을 분석해 이같이 밝혔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한국생산기술연구원·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한국원자력연구원·한국재료연구원·한국전기연구원(과기부 소관)과 한국산업기술진흥원·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산업부 소관)이 분석 대상이다.
이들 기관은 2010년부터 올해 7월까지 탄소중립과 관련해 총사업비(연구비) 6조2천792억원에 달하는 R&D 과제 3천141건을 수행했다.
기관별 총사업비는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이 3조5천725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1조7천937억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4천113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기관별 과제 수에서도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1천345건)과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1천100건)이 각각 1·2위에 올랐다.
그러나 9개 기관이 수행하는 과제 3천141건 중 경제적 성과가 없는 과제는 2천432건(77.4%)으로 집계됐다.
양 의원은 탄소중립 연구 개발에 따른 직접적인 경제적 성과를 분석하기 위해 기술 이전으로 발생한 기술이전 수입(이전액)과 사업화로 발생한 매출액을 포함해 계산했다.
구체적으로 사업비(연구비) 대비 실적 수치(배율)를 계산했을 때 1보다 크면 실적이 우수한 것을 의미한다. 소수점 셋째 자리 이하 수치는 버림 한 데 따라 배율이 매우 낮은 경우엔 '0'으로 처리돼 경제적 성과가 없다는 뜻이다.
기관별로 보면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 수행한 과제 중 경제적 성과가 없는 과제가 1천53건에 달했다. 또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의 과제 중 877건,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의 과제 중 228건이 경제적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제적 성과보다 총연구비가 더 많이 들어가 '가성비가 낮은' 경우도 기관별로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이 1천237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1천96건, 한국과학기술연구원 266건 등으로 집계됐다.
기술별로는 ▲수소(510건) ▲태양광(372건) ▲에너지 저장(329건) ▲탄소 포집·저장·활용(CCUS) 기술(179건) ▲순환 자원(169건) ▲원자력 안전(155건)에서 경제적 성과가 없었다.
수소(538건), 태양광(447건), 에너지 저장(380건), 탄소 포집·저장·활용(CCUS) 기술(202건), 원자력 안전(187건) 등의 기술은 총연구비보다 경제적 성과가 낮은 기술로도 분류됐다.
반면 탄소중립 R&D 과제와 관련해 기술 부문별 고용 창출 효과는 있었다. 2010년부터 올해까지 총 1만53명이 탄소중립 R&D 분야에 고용된 가운데 태양광 고용 인력이 2천104명으로 가장 많았다.
양 의원은 "탄소중립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에도 불구하고 탄소 감축이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은 턱없이 부족하다"면서 "R&D 재정 투입도 중요하지만, 실질적인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관리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청년일보=이창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