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노조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해 “구조조정을 막을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라”면서 인수 반대 입장을 거듭 밝혔다.
특히 정부를 향해 이번 협상 전 과정에서 불거진 대한항공에 대한 특혜 의혹 등을 해명하라고 촉구했다.
대한항공-아시아나 노동조합 공동대책위원회는 지난 19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정부와 사측이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하지만 구체적인 실행 방법도 없는 협상 결과에 국민 누구도 공감하지 못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공동대책위는 대한항공 조종사노동조합,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동조합, 아시아나항공 노동조합 등 양사 4개 노조로 구성됐다. 지난 16일 함께 인수 반대 의사를 밝혔던 아시아나항공 열린조종사노동조합은 내부 조율을 이유로 이번에는 입장을 보류했다.
공동대책위는 “노동자 의견을 배제한 인수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노사정 협의체 구성을 공식 제안했지만, 정부는 답변시한까지 무응답으로 일관했다”며 “깊은 실망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노동을 존중한다는 정부가 국가 정책기관을 통해 노동자를 배제하고 인수합병을 강행하는 상황을 보며 과연 노동자와 국민의 정부가 맞는지 의심스럽다”며 “특정 기업 특혜 의혹, 항공산업 독과점 등 인수 협상 과정에서 온갖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도 이해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항공업계 노동자들이 받아들이고 협조할 수 있겠는가”라며 “정부는 이번 협상 전 과정에 대한 모든 의혹을 해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공동대책위는 “정부가 대국민 담화를 통해 인수과정 전체를 투명하게 밝힐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며 “명확한 입장 표명이 없다면 모든 법적, 물리적 대응을 통해 인수합병을 저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대책위는 지난 1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빌미로 경영 실패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돌리고 국민 혈세로 해결하려는 정경 야합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며 “노사정 협의체를 통해 원점에서 재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한편, 양사와 정부는 통합 후 인위적인 인력 구조조정이 없다고 못 박고 있다.
특히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지난 16일에 이어 18일에도 “구조조정 계획은 없다”면서 “모든 직원을 품고 가족으로 맞이해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 청년일보=이승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