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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선 교수의 건강한 피부, 건강한 삶] ⑱ 후각수용체...냄새의 세계를 이해하는 첫걸음

 

【 청년일보 】 후각은 우리 삶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부분입니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 앞에 있어도, 냄새를 맡을 수 없다면 그 맛을 온전히 즐기기 어렵습니다. 코감기로 인해 냄새를 잃어본 경험이 있다면, 이를 잘 이해하실 겁니다. 

 

후각이 없으면, 음식의 진정한 맛은 물론, 꽃이나 허브의 아름다운 향기도 느낄 수 없습니다. 더 나아가, 가스 누출이나 해로운 화학물질의 경고 신호를 맡지 못해, 위험한 상황에 노출될 수도 있습니다. 그만큼 후각은 시각, 청각과 더불어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감각입니다.

 

 

◆ 후각수용체와 냄새 인지: 노벨상 수상 연구

 

그렇다면 우리는 후각에 대해 얼마나 자세히 알고 있을까요?

 

할머니의 오래된 장롱 냄새, 혹은 비 온 뒤 젖은 흙에서 나는 냄새를 떠올려 봅시다. 이러한 냄새는 이전의 경험과 이미지의 연상을 통해서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실험실에서 새롭게 만들어낸 냄새, 혹은 세상에서 처음 발견된 식물의 냄새라면 어떨까요? '보라색 수박'이나 '네모난 바퀴'처럼, 실제로 본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쉽게 머릿속에서 그려낼 수 있는 시각적인 정보와는 달리, 경험한 적 없는 새로운 냄새는 표현할 단어조차 찾기 어렵습니다.

 

이처럼 후각 정보는 다른 감각에 비해서 아직 원초적이며, 과학적으로도 세밀하게 분석되지 않았습니다.

 

사실, 우리가 '냄새'를 어떻게 인지하는지 알게 된 것은 불과 30년 남짓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2004년도 노벨 생리의학상은 우리가 냄새를 어떻게 맡는지를 처음으로 밝힌 두 과학자, 리처드 악셀 교수와 린다 벅 교수에게 주어졌습니다.(참고문헌1 참조) 이 두 분의 과학자가 노벨상을 타게 된 결정적인 논문은 1991년에 발표되었습니다.

 

 

◆ 향 성분과 후각수용체의 역할

 

코안의 점막 세포에 있는 '후각 수용체'는 냄새 분자를 감지하는 역할을 합니다.

 

'후각 수용체'를 자물쇠에 비유한다면 향성분은 열쇠에 해당합니다. 후각 수용체가 자기에게 딱 맞는 향성분에 의해 열리는 순간, 후각 신경세포 안에서 전기적인 신호를 만들게 되고, 이러한 전기신호가 뇌로 전달되면서 비로소 우리는 '향'을 느끼게 됩니다.

 

선물 받은 장미 한 다발의 향기를 맡고 있다고 상상해 봅시다. 장미의 향 성분은 공기를 타고 우리의 코로 들어간 후, 콧속을 덮고 있는 점액 성분에 녹아 수용체를 찾아갑니다.

 

향 성분이 자기와 모양이 들어맞는 후각 수용체를 찾아서 결합하면, 그 후각 수용체는 뇌로 전기 신호를 보내서 장미 향을 맡고 있다고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 우리 몸에서의 후각수용체: 유전자에서 단백질까지

 

향 성분이 외부에서 우리 몸으로 들어오는 것이라면, 후각 수용체는 우리 몸에서 스스로 만들어집니다. 어떤 유전자는 피부를 구성하는 콜라겐을 만들고, 어떤 유전자는 소화효소를 만드는 것처럼, 후각 수용체 역시 내 세포 안에 있는 유전자로부터 만들어지는 단백질입니다.

 

사람은 약 3만 개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고, 각각의 유전자는 몸 안에서 특별한 기능을 하는 단백질을 만드는 정보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후각 수용체를 암호화하는 유전자는 1000개에 달합니다. 이는 전체 유전자의 3%에 해당하는 숫자로, 특정 기능을 하는 유전자 집단으로는 가장 많은 숫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후각 수용체가 단순히 장미 향을 맡고, 맛있는 음식 냄새를 맡는 것 이상으로 체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리처드 악셀 교수와 린다 벅 교수가 노벨상을 받은 뒤로, 많은 과학자들은 몸에 있는 후각 수용체에 관심을 갖고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그 결과가 기대됩니다.

 

 

참고문헌

1.Linda Buck and Richard Axel. A Novel Multigene Family May Encode Odorant Receptors: A Molecular Basis for Odor Recognition.

 

 

글/ 박태선 연세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

 

연세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 (1995~)

㈜보타닉센스 대표이사 (2017~)

연세대학교 연구처장/ 산학협력단장/ 기술지주회사 대표이사 (2012~2014)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광고특별위원회 위원장 (2011~2013)

International Journal of Obesity, Editorial Board Member (2011~)

Molecular Nutrition & Food Research, Executive Editorial Board Member (2011~)

미국 스탠포드의과대학 선임연구원 (1994~1995)

미국 팔로알토의학재단연구소 박사후연구원 (1991~1994)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데이비스 캠퍼스) 영양학 박사 (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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