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대한민국은 곧 전체 인구의 5명 중 1명이 65세 이상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 이는 단순한 인구 구조 변화가 아니라, 노동시장·복지 재정·가족 구조 전반을 재편하지 않으면 사회 시스템 자체가 작동하기 어려워진다는 경고이기도 하다. 이러한 시점에서 스웨덴, 덴마크, 노르웨이가 수십 년 전 내린 돌봄 정책의 전환은 단순한 복지 확장의 사례가 아니라, 고령사회를 전제로 한 국가 운영 전략으로서 재조명할 필요가 있다.
북유럽 국가들이 돌봄을 가족의 영역에서 국가의 책임으로 이동시킨 결정적 배경은 가족 돌봄 모델의 구조적 지속 불가능성에 대한 명확한 인식이었다. 고령화가 심화될수록 치매, 중풍, 중증 만성질환 등 장기간·상시적 돌봄이 필요한 인구는 필연적으로 증가한다. 이를 개별 가정에 의존할 경우, 돌봄 제공자는 노동시장에서 이탈하고 소득은 감소하며, 결과적으로 가구 단위의 빈곤 위험이 확대된다. 북유럽은 이 과정을 개인의 희생이나 가족 윤리의 문제로 보지 않았다. 국가 차원에서는 생산 가능 인구의 이탈, 인적 자본 손실, 세수 기반 약화로 이어지는 구조적 리스크로 규정했다.
특히 돌봄 부담이 여성에게 집중되는 현실을 정책적으로 분석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가족 돌봄을 전제로 한 사회에서는 여성의 경력 단절이 구조화되고, 이는 성별 임금 격차와 노후 빈곤으로 연결된다. 북유럽의 돌봄 사회화는 노인 복지 정책인 동시에 성평등 정책이자 노동 정책이었다. 국가가 돌봄을 책임짐으로써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을 유지하고, 이는 다시 조세 기반 확대로 환류되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했다.
이러한 판단은 돌봄을 '비용'이 아닌 사회적 투자로 인식하는 관점의 전환으로 이어졌다. 단기적으로는 공공 지출이 증가하지만, 돌봄 공백으로 인해 발생하는 응급 입원, 장기 입소, 의료비 폭증이라는 사후적 비용을 고려할 경우, 예방적 돌봄 인프라 구축이 훨씬 효율적이라는 점이 정책 데이터로 확인되었다. 북유럽 국가들은 지역 기반 방문 요양, 주·야간 보호, 단기 보호시설을 체계적으로 연결함으로써 불필요한 의료 개입과 시설 의존을 최소화했다.
결국 북유럽의 돌봄 사회화는 도덕적 이상주의의 산물이 아니다. 이는 고령사회에서 국가가 무엇을 책임지지 않으면 사회 전체가 더 큰 비용을 치르게 되는지를 정확히 계산한 결과다. 돌봄을 가족에게 맡긴 사회는 가정의 붕괴, 노동력 감소, 의료비 폭증이라는 복합적 위기를 피할 수 없다.
대한민국 역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돌봄을 여전히 개인의 효심과 가족의 희생에 기대는 사회로 남을 것인가, 아니면 사회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국가 책임을 확대할 것인가. 북유럽의 경험이 말해주는 것은 분명하다. 돌봄은 시혜가 아니라 인프라이며, 국가가 책임을 외면할수록 사회가 감당해야 할 부담은 결국 더 커진다는 사실이다.
글 / 장석영 (주)효벤트 대표
동탄 재활요양원 대표
효벤트 (창업 요양원/창업 주간보호센터) 대표
효벤트 웰스 대표
김포대학교 사회복지전공 외래교수
숭실사이버대학교 요양복지학과 외래교수
한국보건복지인재원 치매케어 강사
사회복지연구소 인권 강사
경희대학교 동서의학대학원 노년학 박사과정
경기도 촉탁의사협의체 위원
치매케어학회 이사
대한치매협회 화성지부장
보건복지부 장관상 2년 연속 수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