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대한민국은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평균 수명의 연장은 축복이지만, 그 이면에는 누구도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이 존재한다. 바로 치매다. 치매는 더 이상 일부 가정의 문제가 아닌, 사회 전체가 함께 감당해야 할 과제가 되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가족이 돌봄의 무게를 홀로 짊어진 채 일상의 균형을 잃어가고 있다.
현장에서 오랜 시간 치매 환자와 가족을 마주해 온 경험은 분명한 사실을 말해준다. 치매 돌봄의 본질은 단순한 치료나 보호를 넘어선다. 기억을 잃어가는 환자뿐 아니라, 그 곁에서 함께 버텨내는 가족 역시 돌봄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제도와 현실 사이의 간극은 여전히 크다.
치매 돌봄 현장에서 가장 먼저 드러나는 문제는 ‘고립’이다. 진단 이후 가족들은 어디서부터 어떻게 돌봐야 할지 알기 어렵고, 정보와 지원은 파편화돼 있다. 제도는 존재하지만 현장에서 체감되기 어렵고, 돌봄의 부담은 개인과 가족에게 집중된다. 그 결과 가족들은 신체적 피로와 함께 심각한 정서적 소진과 사회적 단절을 경험하게 된다.
현장은 분명히 말한다. 치매 돌봄은 가족의 헌신만으로는 지속될 수 없다는 것을. 돌봄이 개인의 희생에 의존할수록 결국 무너지는 것은 가족이며, 이는 환자의 삶의 질 저하로 이어진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 가능한 돌봄 구조를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 하나 간과할 수 없는 지점은 획일화된 돌봄의 한계다. 치매는 같은 이름을 가졌지만 환자의 상태, 진행 속도, 성향과 삶의 이력은 모두 다르다. 현장에서 축적된 경험은 개인 맞춤형 케어가 돌봄의 질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임을 보여준다. 익숙한 일상을 존중하는 작은 배려가 환자의 불안을 낮추고 돌봄의 안정성을 높인다.
치매 돌봄의 방향은 결국 사람 중심으로 돌아와야 한다. 관리와 효율을 앞세운 시스템을 넘어, 환자와 가족의 삶을 함께 바라보는 통합적 관점이 필요하다. 시설과 가정, 의료와 돌봄이 단절되지 않고 하나의 연속된 체계로 작동할 때 비로소 가족은 숨을 고를 수 있다.
특히 현장에서 절실히 느끼는 것은 전문 인력의 역할이다. 치매 돌봄은 경험과 이해가 축적될수록 깊이가 달라진다. 단순한 인력 확충을 넘어, 치매에 특화된 교육과 지속적인 역량 강화는 환자의 존엄을 지키는 동시에 돌봄 종사자의 소진을 줄이는 핵심 조건이다.
치매 돌봄의 해법은 멀리 있지 않다. 현장은 이미 수많은 답을 품고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이 현장의 목소리를 제도와 정책, 그리고 사회적 인식으로 연결하는 일이다. 초고령사회에서 치매 돌봄은 복지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지속 가능성을 가늠하는 기준이다. 현장에서 축적된 케어 경험이 말하는 방향은 분명하다. 함께 돌보고, 함께 책임지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 그것이 치매 앞에서도 인간의 존엄을 지키는 길이다.
글 / 장석영 (주)효벤트 대표
동탄 재활요양원 대표
효벤트 (창업 요양원/창업 주간보호센터) 대표
효벤트 웰스 대표
김포대학교 사회복지전공 외래교수
숭실사이버대학교 요양복지학과 외래교수
한국보건복지인재원 치매케어 강사
사회복지연구소 인권 강사
경희대학교 동서의학대학원 노년학 박사과정
경기도 촉탁의사협의체 위원
치매케어학회 이사
대한치매협회 화성지부장
보건복지부 장관상 2년 연속 수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