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대한민국은 전례 없는 속도로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머지않아 전체 인구의 다섯 명 중 한 명이 노인이 되는 사회가 현실이 된다. 고령화는 흔히 복지 지출 증가와 생산성 저하라는 부담으로 해석되지만, 관점을 바꾸면 한 국가의 정책 역량과 사회적 성숙도를 가늠하는 시험대이기도 하다. 이 변화의 중심에 노인여가복지가 있다.
노인여가복지는 오랫동안 부차적인 복지 영역으로 취급돼 왔다. 생계, 의료, 돌봄이 우선이고 여가는 여유가 있을 때 고려되는 문제라는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초고령사회에서는 이 인식 자체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노인의 여가는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건강을 유지하고, 고립을 예방하며, 사회적 관계를 지속시키는 핵심 장치이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연구에 따르면 규칙적인 여가활동과 사회참여를 유지하는 노인은 신체 기능 저하 속도가 느리고, 우울감과 고독 위험도 현저히 낮다. 이는 곧 의료비 지출 감소와 돌봄 부담 완화로 이어진다. 노인여가복지는 복지 지출을 늘리는 정책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국가 재정과 사회 비용을 관리하는 예방 정책인 셈이다.
국가 경쟁력의 관점에서 보더라도 노인여가복지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고령 인구가 사회와 단절되지 않고 경험과 역량을 유지할 수 있을 때, 지역 공동체는 안정되고 세대 간 갈등은 완화된다. 이는 노동시장, 지역경제, 사회 통합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초고령사회에서 경쟁력 있는 국가는 노인을 보호의 대상이 아니라 사회의 구성원으로 존중하는 국가다.
또한 노인여가복지는 지역 균형 발전과도 깊이 연결돼 있다. 경로당과 노인복지관, 노인교실은 단순한 시설이 아니라 지역 공동체를 지탱하는 생활 기반 인프라다. 이 공간들이 활력을 잃으면 지역은 빠르게 고령화와 공동화의 악순환에 빠진다. 반대로 여가복지가 살아 있는 지역은 노인의 일상이 유지되고, 지역 관계망도 함께 유지된다.
중요한 것은 이제 정책의 방향을 '확대'가 아니라 '전환'에 두어야 한다는 점이다. 시설 수를 늘리는 단계는 이미 지나왔다. 앞으로의 과제는 운영의 질, 전문성, 지역 맞춤성이다. 노인의 생활 반경과 욕구를 반영한 프로그램 설계, 전문 인력 확보, 성과 중심의 평가 체계가 함께 작동해야 노인여가복지는 실질적인 경쟁력이 된다.
초고령사회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문제는 그 사회를 부담으로 만들 것인지, 새로운 질서로 전환할 것인지에 대한 선택이다. 노인여가복지를 어떻게 설계하고 실행하느냐는 그 선택의 기준이 된다. 노인의 여가를 존중하는 사회는 결국 모든 세대의 미래를 준비하는 사회다. 초고령사회로 향하는 대한민국에서 노인여가복지는 더 이상 선택적 복지가 아니다. 그것은 국가 경쟁력의 중요한 축이다.
글 / 장석영 (주)효벤트 대표
동탄 재활요양원 대표
효벤트 (창업 요양원/창업 주간보호센터) 대표
효벤트 웰스 대표
김포대학교 사회복지전공 외래교수
숭실사이버대학교 요양복지학과 외래교수
한국보건복지인재원 치매케어 강사
사회복지연구소 인권 강사
경희대학교 동서의학대학원 노년학 박사과정
경기도 촉탁의사협의체 위원
치매케어학회 이사
대한치매협회 화성지부장
보건복지부 장관상 2년 연속 수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