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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비 천만원에 수주 경쟁은 "옛말"…'수의계약' 굳혀지는 강남 재건축

서초진흥·개포우성4차 단독 응찰… 나 홀로 입찰 확산세
공사비 압박에 선별 수주 강화… 사업 속도 위해 수의계약 선회

 

[편집자 주] ‘재계부’는 ‘재건축·재개발 가계부’의 줄임말입니다. 2026년 서울 부동산 시장의 최대 화두인 도시정비사업 현황과 주요 이슈, 그리고 알짜 사업지를 차지하기 위한 건설사들의 치열한 수주 쟁탈전을 현장에서 직접 취재합니다. 복잡한 셈법과 판세가 얽힌 수주전의 이면을 가계부를 적듯 꼼꼼하게 기록해 독자 여러분께 전달합니다.

 

【 청년일보=김재두 기자 】 서울 정비사업의 상징인 강남권 재건축 시장에서 경쟁 입찰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과거 대형 건설사들이 출혈 경쟁을 불사하며 수주전에 뛰어들던 모습 대신, 철저한 수익성 검토 끝에 한 곳의 건설사만 응찰하는 수의계약 국면이 지배적인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

 

1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 시공사 선정 절차를 진행하는 서초진흥아파트와 개포우성4차아파트 모두 단독 응찰에 따른 유찰로 수의계약 가능성이 커졌다. 공사비가 3.3㎡당 1천만원을 넘어서면서 건설사들이 불필요한 경쟁을 피하고 확실한 사업지에만 집중하는 선별 수주 기조를 강화한 결과로 분석된다.

 

서초구 서초진흥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전날 시공사 선정을 위한 2차 입찰을 마감했다. 이번 입찰 역시 지난 1차와 마찬가지로 GS건설의 단독 참여로 마감되며 경쟁 구도가 성립되지 않았다.

 

예정 공사금액 약 6천796억원, 3.3㎡당 1천20만원이라는 높은 공사비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건설사가 입찰을 포기한 것은 강남권 핵심지에서도 이제는 무조건적인 참전보다 리스크 관리가 우선시되고 있다는 평가다.

 

GS건설은 글로벌 설계사 MVRDV와 협업하는 등 단독 응찰 상황에서도 하이엔드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

 

GS건설 관계자는 "서초진흥 아파트 재건축 사업을 핵심 사업지로 보고 수주 준비에 임해왔다"며, “향후 사업성이 높은 여의도와 목동 등 주요 지역에서 적극적으로 수주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강남구 도곡동 개포우성4차아파트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조합은 17일 오후 2차 현장설명회를 개최한다. 지난달 1차 현장설명회 당시 삼성물산, HDC현대산업개발, 대방건설 등이 관심을 보였으나 실제 입찰참여의향서를 제출한 곳은 삼성물산 1곳에 그치며 유찰된 바 있다.

 

조합은 오는 24일까지 2차 입찰참여의향서를 받을 방침이다. 만약 이번에도 삼성물산이 단독으로 의향서를 제출해 유찰될 경우, 조합은 5월 4일로 예정된 본입찰을 진행하지 않고 삼성물산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해 수의계약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현장설명회 개최 후 7일 이내에 의향서를 제출해야 입찰 자격이 부여되는 만큼, 사실상 이번 주가 수주전의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3.3㎡당 1천50만원, 총공사비 8천145억4천만원이라는 대규모 사업임에도 건설사들 사이에서는 경쟁을 통한 수주보다는 수의계약을 통한 안정적 확보가 더 실리적이라는 판단이 확산된 분위기다.

 

이러한 수의계약의 일상화는 조합 입장에서도 선택의 폭을 좁히고 있다.

 

공사비 상승으로 인해 시공사 선정에 난항을 겪는 상황에서, 재입찰을 반복하기보다 유찰 후 수의계약으로 빠르게 전환하는 것이 사업 지연에 따른 비용을 줄이는 길이라는 판단에서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동작구의 한 조합원은 "과거처럼 화려한 제안 경쟁을 기대하기보다, 검증된 대형사와 조속히 계약을 맺고 사업 속도를 높이자는 이야기들을 많이 한다"라고 밝혔다.

 

정비업계의 한 전문가는 "강남권 재건축 시장에서 경쟁 입찰이 사라진 것은 시공사와 조합 모두가 고물가와 고금리라는 현실에 순응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어 "건설사의 선별 수주가 심화될수록 브랜드 파워가 높은 특정 업체로의 쏠림 현상은 더욱 강화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주 서울에서는 17일 신반포20차 소규모재건축, 18일 천호A1-1구역 공공재개발, 20일 반포푸르지오 리모델링 등 다양한 유형의 정비사업 현장설명회가 이어진다.

 

대규모 사업지의 수의계약 흐름 속에서 중소규모 사업지들이 어떤 수주 경쟁력을 보여줄지가 향후 시장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 청년일보=김재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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