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르노삼성자동차가 8년만에 모든 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국내외 판매 실적과 생산량이 2004년 이후 16년만에 최저로 감소한데 따른 것이다.
르노삼성은 지난 21일 수익성 강화 등을 위해 ‘서바이벌 플랜’을 가동하고, 다음달 26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고 밝혔다.
르노삼성에 따르면 대상은 2019년 3월 이후 입사자를 제외한 사무·생산·서비스직 등 모든 정규직 임직원이다.
르노삼성은 근속년수에 따른 특별 위로금과 자녀 1인당 1000만원 학자금, 차량 할인 혜택 등을 제공하기로 했다. 희망퇴직시 받는 처우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인당 평균 1억8000만원(최대 2억원) 수준이다.
르노삼성이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하는 것은 2012년 8월 이후 8년여 만이다. 당시 임직원 900여명이 퇴직한 바 있다.
르노삼성은 세계적 금융위기 이후 2011년 2150억원, 2012년 1721억원의 적자를 냈는데, 적자 상황에서 2012년 ‘리바이벌 플랜’을 시행해 이듬해인 2013년 영업이익이 445억원 흑자로 전환했다.
르노삼성은 올해 연초부터 비상경영에 돌입하며 전체 임원의 40%를 줄이고 남은 임원의 임금을 20% 삭감하고 있다.
이번 ‘서바이벌 플랜’에는 내수 시장에서 수익성을 더 강화하고, XM3 수출 차량의 원가 경쟁력 강화와 안정적인 공급을 통해 부산 공장의 생산 경쟁력을 입증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르노삼성은 작년 내수 시장에 6종의 신차를 출시했지만, 9만5939대를 판매하는 데 그치며 내부적으로 목표했던 10만대 판매 달성에 실패했다. 2016년의 경우 SM6와 QM6 등 신차 2종으로 11만대 이상의 내수 판매를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작년 수출 실적은 2014년부터 부산공장 전체 수출 물량 중 72% 이상을 차지하던 닛산 로그 생산이 작년 3월로 종료되며 전년 대비 80%가량 급감했다.
작년 내수와 수출을 더한 전체 판매 대수와 생산 물량은 각각 11만6166대와 11만2171대로, 2004년(판매 대수 8만5098대, 생산 대수 8만906대) 이후 16년 만에 최저치다. 이에 따라 2012년 이후 8년 만에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지속가능한 생존을 위해서는 내수 시장에서의 수익성 강화와 수출 물량을 중심으로 생산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한다”면서 “수익성 및 수출 경쟁력 개선 없이는 본사인 르노 그룹으로부터 향후 신차 프로젝트 수주를 기대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본사인 르노그룹도 압박을 가하고 있다. 르노그룹은 지난 14일(현지시간) 기존 시장 점유율과 판매량 중심에서 탈피해 수익성과 현금 창출, 투자 효과 등의 가치 창출에 집중하는 조직으로 변화하겠다는 새 경영 전략 ‘르놀루션’을 발표했다.
특히 수익성을 더 강화해야 하는 지역으로 라틴아메리카, 인도와 함께 한국을 언급했다.
르노삼성은 완성차 업체 중 유일하게 2020년 임금단체협상을 타결하지 못한 것도 부담이다.
【 청년일보=이승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