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르노삼성자동차의 본사인 프랑스 르노그룹이 부산공장의 생산 경쟁력 강화를 주문한 가운데 노조가 파업 카드 등 구체적인 투쟁계획 마련에 고심 중이다.
1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차 노조는 지난 9일 50명이 참여하는 임시 총대의원 대회와 쟁위대책위원회를 열고 향후 투쟁 방향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노조는 지난 2일 쟁의행위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합법적으로 파업을 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일단 노조는 ‘회사가 추진하는 희망퇴직과 일산 TS정비 매각에 강력하게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당장 파업 카드를 꺼내지 않기로 했다.
이는 차량 판매 부진으로 1일 2교대 대신 주간생산조만 투입되는 상황에서 노조가 파업을 통해 회사를 압박 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노조 대의원들은 파업을 포함한 투쟁에 나서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쟁의대책위원회가 회사를 압박하는 구체적인 투쟁 지침을 전달하기로 했다.
또한 르노그룹이 주문한 부산공장의 경쟁력 강화와 관련해서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7년간 르노삼성차 영업이익이 1조9000억원이고 르노그룹이 배당금으로 가져간 돈이 9000억원에 이른다고 지적하며 동종사 대비 최고 노동강도와 최저임금 속에서 일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해 단 한 번 적자로 희망퇴직을 하고 구조조정을 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 노조의 입장이다.
특히 유럽공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가동을 중단한 상황에서도 부산공장 노동자들은 마스크까지 써가며 차량을 생산했다고 지적하며 신차를 내놓아야 시장에서 경쟁력이 높아지는 것인데 경영 책임을 노동자에게 떠넘기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르노그룹 제조·공급 총괄 임원인 호세 비센트 드 로스 모조스 부회장은 지난 9일 부산공장 임직원에게 전달한 영상 메시지를 통해 XM3 유럽 진출을 위해 최고의 품질, 생산 비용 절감, 생산 납기 준수 등 3가지 목표 달성을 부산공장에 주문했다.
로스 모조스 부회장은 “공장제조원가가 유럽 공장의 2배이고 여기에 운송비까지 추가되는 상황”이라며 “부산공장은 스페인에서 만드는 것과 동일한 제조원가로 생산해야 하고 이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새로운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 청년일보=이승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