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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 회복 위한 적극적 노력 필요"...티몬 재오픈 "잠정 연기"

티몬, 오는 11일 재오픈 공지…기존 CI·캐릭터 활용 마케팅 전개
셀러 "문제 해결 없이 재오픈 황당"…업계 "이른 오픈 시점 의문"
"적극적 피해 구제 통한 신뢰 회복 필요"…익일 정산 시스템 도입

 

【 청년일보 】 티몬이 오는 11일 오아시스에 인수된 이후 새롭게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었으나, 잠정 연기했다.

 

일부 소비자들과 판매자(이하 셀러)들은 티몬에 대한 불신감을 여전히 드러내고 있는 한편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오아시스와 티몬이 이미 추락한 신뢰 회복을 위해 부가적인 노력을 지속해 나가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오아시스에 인수된 티몬은 당초 오는 11일부터 다시 문을 열고 서비스를 재개할 예정이었으나, 재 오픈 시기를 회생절차 종료 후로 잠정 연기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예상보다 빠른 시기에 티몬이 다시 오픈한다는 예고가 있어 의외라는 반응이 많았다"며 "오픈 시점을 회생절차 종료 후로 연기한 것은 합리적 판단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티몬은 지난해 7월 발생한 '티몬·위메프 정산 대금 미지급 사태'의 여파로 서비스를 종료했다. 이후 티몬은 신선식품 전문 기업인 오아시스에 인수돼 서비스 재개에 필요한 각종 법적 절차를 밟아왔다.

 

이 과정에서 서울회생법원이 올해 6월 티몬 회생 계획을 강제 인가하면서 티몬은 9개월 만에 새 주인을 찾고 두 번째 기회를 얻게 됐다. 오아시스는 유상증자로 발행된 티몬 신주 100%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총 116억원을 쏟은 바 있다.

 

다만, 티몬의 잠정적인 '복귀' 선언에도 불구하고 이커머스 플랫폼의 핵심 주체인 셀러 사이에서는 여전히 부정적 의견이 지배적이다.

 

과거 티몬에 입점해 생활용품을 판매했다는 한 셀러는 "어떤 셀러가 티몬이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신뢰하고 다시 입점하겠느냐"라며 "기존에 받지 못한 돈이 적게는 수십만 원에서 수억 원대에 이르는 셀러들도 있는데, 이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 상황에서 같은 플랫폼에 입점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셀러 커뮤니티나 소규모 모임 등에서도 티몬에 거는 기대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극단적인 언급은 피하고 싶지만, 신뢰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플랫폼에 누가 자신의 운명을 걸고 사업을 전개하겠는가"라고 짚었다.

 

실제 오아시는 티몬 인수에 투입한 116억원 중 102억원을 회생채권 변제에 사용할 계획인데, 이는 전체 티몬 채권 규모(1조2천83억원)의 0.76%에 불과하다. 만약 피해 셀러가 100만원을 돌려받지 못했다면, 현재로서 약 7천원만 보상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또 다른 셀러도 "티몬에서의 사태로 매우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돈 몇 푼 돌려받고자 티몬으로 다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유사한 사태가 재발되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없다"고 비판했다.

 

소비자들도 셀러들과 유사한 의견을 내놓는다.

 

과거 티몬에서 피해를 입은 한 소비자는 "다행히 피해 금액이 크지는 않지만, 소비자로서 티몬이 새로운 주인과 서비스 내용을 가지고 사업을 시작한다고 해도 다시 이용하지는 않을 것 같다"며 "티몬에서 판매하는 아주 특별한 제품이 있지 않은 이상 티몬을 찾을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소비자도 "이미 쿠팡, G마켓, 11번가와 같이 신뢰할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이 많은데 굳이 문제를 일으키고, 또 그 문제를 해결하지도 않았던 플랫폼을 이용할 필요는 없다"며 "온라인 쇼핑을 자주 하는 주변 지인들도 마찬가지의 반응"이라고 전했다.

 

업계 역시 티몬이 소비자 및 셀러 신뢰도 회복에 있어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티몬이 공식적으로 내놓은 내용과 예상 가능한 전망 등을 고려해 봤을 때, 과거 티몬과 큰 차별화 지점이 없어 보인다는 게 문제"라면서 "오아시스의 새벽 배송 시스템을 적용한다는 등의 소식이 있지만, 오아시스 물류망 자체의 규모가 작기 때문에 큰 시너지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티몬과 같은 오픈마켓 플랫폼은 셀러와 셀러가 판매하는 상품이 없으면 운영 자체가 불가능한 구조이기 때문에 셀러의 신뢰를 얻는 게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며 "과연 어떤 셀러가 '자신의 돈을 떼어먹은 플랫폼'을 다시 믿고 입점할 수 있겠느냐"고 전했다.

 

그러면서 "재오픈 시점과 마케팅 방식도 의문"이라며 "이와 같은 문제가 조금 더 해결된 이후 천천히 사업을 재개하는 편이 더 합리적으로 보이는데, 재오픈 예고를 너무 빠르게 한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어 "마케팅적 측면에서도 과거 티몬이 사용한 기업 로고와 캐릭터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데, 이는 소비자와 셀러로부터 친근감보다는 불신을 불러일으키는 효과를 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피해 소비자와 셀러에 대한 물질적 보상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새롭게 서비스를 오픈한다고 해서 신뢰가 갑작스럽게 회복될 것이라고 기대할 수 없다"며 "티몬 측에서도 이 문제를 인지하고, 서비스 오픈 시점을 빠르게 잡고 신뢰 회복에 착수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고물가와 내수 부진 속 이커머스 업계의 경쟁이 더욱 심화되고 있는데, 확실한 차별화 지점을 찾지 못한다면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며 "과거 티몬은 e-쿠폰, 여행 상품 할인 등으로 유명했지만, 결국 이러한 전략이 정산 대금 미지급 사태로 돌아왔었다"고 짚었다.

 

실제 티몬은 과거 경쟁사 대비 높은 할인율로 e-쿠폰과 여행 상품을 판매해왔다. 그러나 정산 대금 미지급 사태 이후 이와 같은 판매 전략이 '현금 돌려 막기'를 위한 수단으로 사용됐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전문가들은 티몬의 정상적인 사업 운영을 위해 과거 정산 대금 미지급 사태 피해자에 대한 과감한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한다.

 

유통업계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직접적인 금전 보상이 어렵다면 일정 기간 수수료 면제, 혹은 무상 홍보 지원 등의 조치를 과감하게 취하지 않는 이상 신뢰 회복은 어렵다고 본다"며 "오픈 후 어떤 쇼핑 콘텐츠를 제공할지를 걱정하기 이전에 사업 자체를 정상적으로 시작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와 같은 보상이 없을 경우 쿠팡과 같은 강력한 차별화 전략이 있어야 하는데, 이러한 방안을 고안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대형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도 "G마켓, 11번가 등 업력이 오래된 업체들 역시 업계 경쟁 심화와 경제 불황으로 사업 유지를 위해 혈투를 벌이고 있다"며 "과거에도 미진한 시장 점유율을 유지했던 티몬이 새로운 플레이어로 역할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티몬을 인수한 오아시스의 재무건전성은 우수한 수준이지만, 어느 정도까지 티몬을 위해 투자를 지속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며 "어떤 방향으로 티몬의 사업을 전개하든 한동안의 자본 유출은 필연적일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오아시스 측은 소비자와 셀러가 제기하는 다양한 우려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이후 진행될 서비스 오픈과 함께 지속해서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오아시스 관계자는 "변제율 및 셀러 분들의 티몬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는 오아시스도 셀러 분들이 과거 경영진의 과오로 피해를 입으신 부분들에 대해서는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며 "오아시스는 티몬 인수 과정에서 회사에 무리가 되지 않는 선에서 최선의 금액을 제안했고, 해당 금액이 수용되어 인수 절차가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피해 셀러 분들의 피해에 직접적인 책임은 없지만 도의적인 부분을 감안하여 셀러 분들이 더 나은 미래를 그릴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오아시스 측은 ▲3~5% 수준의 업계 최저 수수료 계약 ▲익일 정산 시스템 도입 등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업체 관계자는 “PG사, 시스템 운영 비용을 고려했을 때 사실상 수수료는 제로 수준”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오아시스 측은 티몬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프로모션 진행 등 상세 내용은 추후 알릴 예정이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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